[일본유행백서_日本流行白書] 트러플 파스타 전문점 OUT
얼마 전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빅뱅의 지드래곤의 냉장고가 공개된 적이 있었다. 사회자들이 세계 3대 진미가 다 들어있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소개를 했던 그의 냉장고에는 예고대로 철갑상어알인 캐비어, 거위 간인 푸아그라 그리고 송로버섯을 일컫는 트러플(토뤼프)이 나왔다. 이른바 자타가 공인하는 10원짜리 편의점 입맛을 가지고 있는 필자에게도 운 좋게 세계 3대 진미를 모두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하나같이 감사하게도 누군가의 대접을 받는 자리였던 기억이 있다. 물론 비싼 와인을 포함해서 산해진미의 진정한 맛을 잘 모르는 필자의 입으로 들어가기에는 참으로 아까운 재료인 것만은 확실하다. 그때 우연하게 들었던 트러플의 가격은 이걸 꼭 먹어야 하나 라는 의문 까지 들 정도로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한국에서도 송로버섯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 많이 들리고 있는 데, 지금 일본 동경에는 서민들의 식탁과는 거리가 먼 고급 프랑스 레스토랑에서나 찔끔 맛볼 수 있었던 트러플을 대중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음식점들이 늘고 있다.
2017년 10월 7일 도쿄 아오야마의 뒷골목에 트러플을 사용하는 파스타만을 전문으로 하는 OUT이란 이름의 가게가 오픈됐다. 이 가게의 메뉴는 단 한 가지. 트러플을 사용한 프레쉬 파스타뿐이다. 가격은 파스타 단품일 경우 2900엔. 언뜻 원화로 환산하면 29000원이라는 가격이 나오므로 뭐 그렇게 싼 건 아니네 라고 하실 분도 있을지 모르겠으나 백번 양보해도 트러플의 식재료로써의 지금까지의 위상?을 생각하면 겨우 3만 원도 안 되는 요리에 덜컥 나올만한 주재료가 아닌 것은 확실하다.
이 집의 주인은 일본인이 아니라 호주 사람인 새라 크레이코 씨다. 크레이코씨는 일본 친구들 집에 놀러 가서 홈파티를 할 때 파티음식으로 나온 트러플과 파스타의 심플하지만 깊은 맛에 감동해서 가게를 열기로 결심을 했다고 한다. 먹는 것에 대해서 감도가 그 어디보다도 높은 도쿄가 본인이 하고자 하는 컨셉을 가장 잘 이해해 줄 수 있을 듯해서 라고 대답하는 크레이코씨는 트러플이라는 고급 재료에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거부감 없이 쉽게 가게에 들어와서 먹어볼 수 있도록 일본의 다른 대중적인 라면가게에 설치되어 있는 식권 발매기까지 설치했을 정도다.
트러플 파스타와 레드와인 세트가 4000엔, 트러플 파스타 단품 2900엔, 파스타 추가 600엔, 트러플 추가 1500엔, 레드와인 보틀 6100엔, 레드와인 글라스 1300엔 등, 식권 발매기의 메뉴 버튼은 아주 심플하다.
위에 소개한 OUT 이외에도 샌드위치에 트러플을 넣는다던지 스크램블 에그에 트러플을 섞는다던지, 1200엔짜리 어린이 메뉴에 트러플을 넣는다던지 하는 특색있는 메뉴로 말로만 들었던 트리플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많은 식당들이 생겨나고 있는 걸 보면 식재료로서의 트러플은 지금 동경에서 아주 뜨거운 트랜드의 한복판에 있는 건 사실인 듯 하다.
먹는 분야에서 새로운 유행을 찾으려는 많은 노력들이 이곳 일본에도 있다. 고급 재료를 대중화시키면서 화제성을 모아 비즈니스로 연결시키려는 구조의 노력은 전 세계 어디나 사업하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힌트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럼 의미에서 도쿄란 곳은 새로운 시도와 그 시도에 대한 대중의 반응을 가장 빨리 알아챌 수 있는 천혜의 장소임이 분명하다.
일본유행백서에서는 이런 식食에 관한 일본의 다양하고 새로운 트렌드도 이번 글처럼 짧은 단신으로 다뤄보려고 한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