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eo Jieun Lewina
Jan 14. 2021
여름날 저녁 7시쯤 시청 근처에 위치한 사무실을 나서면 집에 도착할 무렵 낮 동안 푸르렀던 하늘이 보색으로 이염(移染)되어가는 광경을 실시간으로 목격하는 일이 가능하다. 노을이 아무리 붉어도 '피'색(色)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이유는 이 사건이 푸른 하늘을 겨눈 살해가 아니기 때문. 그러므로 나 또한 마음을 죽이는 일같은 건 벌이지 않기로 한다. 어쩌다 죽어버린 마음에 고인 색이 아무리 붉어도 노을색이라 부르지도 않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