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Over the Moon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qwerty yui Apr 12. 2018

요론지마-8

또는 요론토, 요론섬

2017.6.14. 수요일

또 비가 왔다. 보드 타는 건 덥고.. 주먹밥, 빵을 사 들고 해변가로 나갔다. 비가 오다 안 오다를 반복하는 날씨였다. 벤치에서 바다를 보며 밥을 먹는데, 자동차가 한 대 내 쪽으로 왔다. 아저씨가 내리더니

 '아.. 가이징 데쇼?' 인가 뭔가 말을 걸며 아는 척을 했다.

나는 '하이, 가이 꼬꾸진 데스 ㅋㅋ'라고 말했다.


어제인가 엊그제 만난 아저씨였다. 지나가다 서로 곤니치와를 날렸는데, 내가 '가이징'이란

단어를 배워서 써먹을 요량으로 '가이징 데스, 보꾸와 가이징 데스'라고 말했었다. 

아저씨는 크게 웃으며 '아-가이징!' 아저씨는 해안가 뒤편으로 나 있는 풀밭에서 골프 연습을 했다. 

처음 아저씨를 봤을 땐 바닷가에 발을 담그며 잠자리채 같은 걸로 바닷속을 유심히 보길래 고기 잡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물에 빠진 골프공을 건지는 거였다.


내가 밥을 먹는 동안 아저씨는 내 앞에서 골프를 쳤다. 나는 나이스 샷~을 외쳐주었다. 밥을 다 먹을 때쯤, 아저씨는 골프공을 주으러 떠났다.

밤이 되자 비가 거세졌다. 집에서 가져온 헤밍웨이 단편집도 다 읽어 버렸다. 비가 오니 숙소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술집 골목에 있는 서점에서 만화책 한 권을 샀다. 히라가나는 여기 오기 전에 

몇 번 써 본 게 다고, 가타카나는 모른다. 한일 단어책 맨 앞장에 있는 히라가나 가타카나를 보며

만화책에 음을 달았다. 한 바닥 음을 다는 데에만 한 시간 정도 걸린 것 같았다. 뭐.. 시간은 잘 갔다.





매거진의 이전글 요론지마-7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