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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werty yui Jan 12. 2018

요론지마-7

또는 요론토, 요론섬

2017.6.13. 화요일

밤새 미친 듯이 비가 쏟아졌고 천둥번개가 쳤다. 엊그제 부터인가 나 혼자 게스트하우스를 쓰고 있다. 혼자인 건 무섭지 않은데 비가 와서 그런지 밤에 벌레들이 나와 무서웠다. 도롱뇽이 비를 피해 들어왔고 나방이 어디론가 들어온 손바닥 만한 나방이 형광등에 붙어 있었다. 불을 끄자 바퀴벌레 발자국 소리가 바스락바스락 들려왔다.

오전 11시쯤 비가 멎고 해가 나는 것 같았다.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 들고 항상 가던 연습장소로 갔다.

트랙을 한 바퀴 돌고 쉬는데, 날씨가 또 심상치 않다. 어제 고생해서 그랬는지 비를 또 맞기 싫었다. 일찌감치 연습을 접고 숙소로 돌아왔다. 샤워를 하고 빨래를 돌리는 동안 세탁실 밖을 어슬렁거렸다. 우도노소비치?쪽 내리막길에 새끼 고양이가 보였다. 만지작만지작 하고 있는데, 고양이 주인 할머니(아마도)가 서너 마리의 고양이들을 이끌고 옆 집에서 나왔다. 모든 고양이가 나를 무서워하지 않았다. 새끼 고양이는 미케라는 어미 고양이의 자식이었다. 정신없이 만지작거렸다. 저녁은 술집거리에 있는 라멘집에서 먹었다. 라멘집 두 곳이 꽃집을 사이에 두고 있었다. 사람이 없는 쪽으로 들어갔다. 술 취한 할아버지가 들어왔다.  남자 주방장은 할아버지가 아무 말도 안 했음에도 라멘을 만들어 왔다. 할아버지는 나를 보더니

ㅡ에이..푸-

라고 하고는 라멘 국물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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