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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urnoffyourbrain Jul 04. 2018

몽골, 고비사막 #2

준비물 챙기기

몽골에서의 생활은 단순했다.

고비 사막을 여행하는 5일동안 차타기, 밥먹기, 걷기, 사진찍기, (씻고)잠자기 다섯 가지만 하면서 지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쓰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밥을 먹고, 차를 타고 가다가, 중간에 밥을 먹고, 또 차를 타고 가다가, 내려서 구경하면서 사진을 찍고, 숙소에 도착해서 밥을 먹고 (운이 좋으면 샤워를 하고) 잠을 자는 일정이었다. 


그러나 만약 필요한 물건을 안 가져가면 새로 살 수도 없어 여행 내내 불편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여행 중 필요한 물건들에 대해서 자세히 정리해봤다. (고비사막 4박5일 투어 기준)


#2
1| 개인 준비물
2| 공용 준비물
3| 짐을 어떻게 나눠놓으면 좋을까
4| 여행지별 옷 계산하기
5| 기타 준비사항




1 | 개인 준비물

여행 짐은 많으면 무조건 번거롭고 불편하다. 특히 한정된 공간(푸르공 트렁크) 안에 5일치 식량과 8명의 살림살이를 넣고 다녀야 하므로 개인 짐을 최소화하는 게 좋다. 나는 20인치 캐리어 한개, 손으로 드는 큰 보조가방 한개, 작은 핸드백 한개를 가져갔다. 어차피 캐리어는 끌고다닐 일 없이 차에 싣고 다니니까 캐리어 끌기가 힘들까 봐 배낭을 매고 올 필요는 없다.


대략 이 정도 거리만 들고 다니면 된다. (푸르공 <-> 게르)


<차 안에서 사용할 준비물>

목베개 - 어떤 블로그에서 최대한 여러 개 가져가래서 두 개 가져갔는데, 그냥 좋은거 한개만 가져가자. 

블루투스 스피커 - 차 안에서 적막하게 4시간 앉아있으려면 조금 심심하다. (일행 중 1~2명만 준비하면 됨.)

이어폰


<사진을 위해 필요한 준비물>

액션캠/카메라/여분배터리 - 충전하기가 어려우므로 여분의 배터리는 있는 대로 다 챙겨가자. 없으면 하나쯤 구입해서라도 가져가는 것을 추천.

카메라 충전기 - 가능하면 케이블과 본체가 분리 가능한 것이 좋다. 

각종 마운트(액세서리) - 나는 삼각대가 내장된 셀카봉, 자동차 창틀 등에 고정할 관절형 집게, 말이나 낙타 탈 때 착용할 체스트마운트를 챙겨갔다. 그런데 체스트마운트는 시야각이 안나와서 헤드마운트 가져갈걸 후회함. 방수케이스도 하나 가져가서 모래사막에서 사용했다.


<게르에서 사용할 준비물>

침낭 - 게르의 침대 위에서도, 별 볼 때 돗자리 위에서도 유용하다. 안 가져가면 진짜 후회함.

치약/칫솔 - 휴대용 치약과 칫솔.
샴푸/클렌징폼/샤워볼 - 샤워실이 있더라도 물이 차갑고 수압이 약한 경우가 많다. 린스나 트리트먼트는 제대로 헹구려면 영원한 시간이 걸릴 것이므로 가능하면 헹굴 필요 없는 헤어 에센스를 쓰자. 폼클렌징으로 몸까지 씻으면 바디워시보다 빠른 헹굼이 가능하다. 샤워볼도 빠르고 효과적인 비누칠을 위해 추천. 
물티슈 - 5일 기준으로 약 100매 정도 사용했다. 
클렌징티슈/메이크업리무버 - 남자들도 썬크림 제대로 지우려면 클렌징티슈를 가져가는 게 좋다.

면봉/화장솜

스킨/로션 - 건조한 편이므로 보습력 좋은 것으로.

수건 - 얇고 잘 마르는 것으로 2-3개.
썬크림

화장품

팬티라이너/탐폰


<기타 준비물>

트럼프(플레잉)카드 - 원카드, 훌라같은 고전 게임도 재밌었다. 요리나 설거지같은거 내기 하면 더 쓸데없이 불타오른다.

돗자리 - 밖에서 밥 먹을 때, 별 볼 때 꼭 필요한 아이템.

우산 - 대자연 화장실을 이용할 때 매우 요긴할 수 있다.

상비약 - 소화제/지사제/반창고/감기약/두통약/숙취해소제 등.


<상시 휴대품>

썬글라스 - 무조건 필수품. 심지어 안씻어서 꼬질꼬질한 얼굴을 가릴때도 유용하다. 

립밤 - 포포크림이나 바셀린처럼 강력한 보습제 추천.

핸드크림 

아이들 줄 과자/선물 - 나는 4일 내내 여행자 게르에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을 만날 기회가 없었지만, 현지인 게르에서 신세를 지는 경우를 대비하려면 완전 필수품.

핸드폰 충전기/보조배터리 - 케이블과 본체가 분리되는 것을 추천. 게르에서 충전하기는 어렵고 차가 달리는 중에 충전할 수 있다.


<옷>

***옷은 최대한 다양한 온도와 기후를 대비해서 가져가야 한다. 8월 말 기준, 0도부터 25도까지 다이나믹하게 오락가락했다. 해가 너무 쨍쨍할 때는 오히려 길고 얇은 옷으로 피부를 가리는게 좋다. 너무 짧은 바지나 치마는 절대 비추. 아래 목록에 있는 아이템들은 최소 한개 이상 챙겨갔었고, 모두 유용하게 잘 입었다.

반팔 - 낮에는 해가 쨍쨍하고 덥다. 그리고 차에 에어컨이 없다(...) 

긴팔남방/셔츠 - 반팔 위에 긴팔 남방이나 셔츠를 입으면 좋음.

레깅스 - 모래사막(홍고린엘스) 갈 때 필수. 

긴바지 - 최대한 편하고 신축성 좋은 것으로.

목도리/스카프 - 차에서도 흙먼지가 많아서 입과 코를 계속 막고 있는 게 좋다. 
반팔(잠옷용) - 밤에도 기온이 오락가락하다. 반팔 위에 두꺼운 옷을 입는 게 낫다.
긴바지(잠옷용) - 낮에 입는 옷은 온갖 먼지와 모래, 동물털에 범벅이 되므로 잠옷을 따로 준비.

후드티 - 밤에 추우면 입을 용도. 

챙넓은모자 - 데이타임 햇빛 매우 쨍쨍.

경량패딩 - 새벽에 밖에서 별 보려면 필수.

바람막이/롱가디건 - 봄가을에 입는 도톰한 두께의 외투.

속옷/양말 - 일행이 혼성이라 속옷빨래 널어놓기 부끄러우니까 그냥 넉넉하게 가져갔다.




<가져갔는데 쓸모없었던 아이템>

손수건 - 그냥 휴지랑 물티슈로 해결했다. 평소에 손수건을 잘 쓰는 사람이라면 유용할수도.

 - 반고리관이 아무리 튼튼해도(=멀미를 안해도) 엉덩이로 점프하는 차에서는 못 읽는다. 어두워지면 전력이 부족하고 불빛이 약해서 읽기 힘들다.


<안 가져갔지만 가져갔으면 유용했을 아이템>

빨랫줄/빨래집게(또는 S자 고리) - 게르 안에는 젖은 수건이나 빨래를 말리거나, 외투를 걸어 놓을 곳이 없다

슬리퍼 - 샤워하러 갈 때나 게르에 짐 풀고 돌아다닐 때 매우 필요했다. 꼭 물에 젖어도 되는 재질로.

손전등 - 그냥 핸드폰 플래시 기능 쓰지 뭐, 하고 안 가져갔는데 엄청 후회했다. 소중한 핸드폰 배터리를 플래시 따위로 낭비하면 마음이 아프다. 꼭 강력한 손전등을 하나 따로 챙겨가자.




2 | 공용 준비물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에 공금을 걷어서 공용 준비물을 샀다. 여행지에서 현지 음식을 먹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한국 음식을 이렇게까지 잔뜩 챙겨갈 필요가 있을까 반신반의 했는데, 응 필요함


우리의 가이드 '자야 언니'는 한국에서 오랫동안 살았고, 식당에서 일을 했던 사람이었다. 자야 언니는 한국 사람들 입맛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었고, 심지어 평소에도 한국 음식을 자주 먹을 만큼 좋아했기 때문에 우리는 여행 내내 정말 잘 먹고 다녔다. 그러나 모든 가이드가 이렇지는 않을 테니, 몽골 여행에서만큼은 인스턴트 반찬과 라면을 두둑히 챙겨가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일회용품은 가끔 설거지 할 시간이 없을 때나 야외에서 식사를 해결할 때 유용했다. 



야외에서 먹는 컵라면과 참치는 핵맛꿀맛.



우리 팀이 가져갔던 준비물과, 5일간 먹은/사용한 양을 적어봤다. 일부러 약간 넉넉하게 준비하긴 했지만 실제로 너무 많이 남아서 몽골에 더 남아 여행하는 일행들에게 주고 왔다. 4박5일은 생각보다 짧고, 가이드가 준비한 재료도 있었기 때문에 준비해간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만큼 먹을 수 있었던건 우리 일행들이 남녀노소 할것 없이 정말 잘(=많이) 먹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저녁 먹은 뒤 후식으로 라면 1봉지 이상 못 먹는 소식가들은 더 적게 준비해도 된다.


<인스턴트 식량>

-허브솔트(전혀 안씀.)

-튜브고추장(1개 먹음. 계속 한식을 먹으니 필요가 없었다.)

-믹스커피/카누(각각 약 20개씩 먹음.) 

-김(큰거 3팩 다 먹음.)

-라면(15개 먹음. 3일동안 저녁때 후식으로 5개씩 먹었다...)

-스팸(큰거 3캔.)

-볶음김치(7~8팩.)

-참치캔(큰거 6캔 다 먹음. 빵이랑도 먹고 밥이랑도 먹고 라면이랑도 먹었다.)

-깻잎장아찌캔(6캔 먹음. 엄청 맛있지만 하나씩 떼어내기가 불편해서 자주 꺼내지는 않았다.)

-컵라면(15개 다 먹음. 밤에 술마실때 안주로 먹거나, 이동시간이 빠듯할때 빠르게 먹기에 유용했다.)


<일회용품>

-튼튼한 종이컵(50개), 일회용 접시(30개), 나무젓가락(70개). 

다 썼지만 다시 간다면 일회용품은 안 가져갈거다.


<매너용품> 

-자일리톨(90g짜리 2개 중 1개만 썼다.)

-구강청결제(750ml 1통. 사실 거의 안썼지만.......그래도 준비해 가면 좋을 아이템.)


<선물> 

-가이드(여자) 선물로 마스크팩과 에센스

-운전기사(남자) 선물로 고급 면도기 세트



많이도 샀다. 내 짐 전체의 1/2은 식량이었다.



3 | 짐을 어떻게 나눠놓으면 좋을까

사막으로 출발하고 나면 짐을 전부 차에 싣고 다니기 때문에 부피를 최소화해서 짐을 쌀 필요는 없다. 하지만 트렁크에 한번 들어간 짐은 그날 숙소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아예 못 꺼낸다고 생각해야 하므로, 짐을 세 종류로 나눠서 갖고 다니기를 추천한다.


<개인 휴대 가방>

차에서도, 여행지에서도 수시로 들고 다녀야 할 물건들은 작은 가방에 넣어서 항시 매고 다닌다.

현금 및 귀중품, 보조배터리나 충전기, 썬글라스, 립밤, 핸드크림, 이어폰 등


<바닥이 편평한 큰 가방>

차를 타고 다닐 때 수시로 쓸 물건들, 점심 때 반찬으로 먹을 식량 따위를 담아서 짐칸 맨 위나 좌석 아래에 둔다. 

휴지, 물티슈, 구강청결제, 참치캔, 튜브고추장, 돗자리, 우산, 상비약, 긴팔옷, 아이들 만나면 줄 선물 등


<캐리어>

차 안에서 이동하는 동안 절대 꺼낼 일 없는 물건들을 넣으면 된다. 

세면용품 일체, 옷, 침낭 등




4 | 여행지별 옷 계산하기

몽골은 기본적으로 날씨가 엄청나게 오락가락하기 때문에 항상 반팔을 안에 입고 긴팔(셔츠나 얇은 점퍼)을 위에 입거나 가지고 다녀야 한다. 하의의 경우 안전빵은 물론 튼튼한 긴 바지가 되겠으나, 특별히 위험하지도 않고 활동이 많지 않은 장소에서는 치마나 반바지를 입어도 된다. 너무 짧은 옷은 바람이 많이 불고 모래먼지가 많으니 추천하고 싶지 않고, 너무 달라붙는 옷을 입으면 서너 시간 차에 앉아있을 때 아마 고문 당하는 느낌일 것 같다. 트래킹은 별로 힘들지 않지만 모래가 많아 미끄럽고, 낭떠러지 같은 곳에 앉아서 사진을 찍게 되는 경우도 많다는 점을 참고해서 옷을 고르면 되겠다. 


차강소브라가(트래킹) - 롱치마, 반바지 가능.
바양작(트래킹) - 롱치마, 반바지 가능.
홍고린엘스(낙타, 모래사막 등반) - 모래사막 등반하고 내려오면 속옷까지 모래가 풍부하게 들어간다. 뭘 입어도 모래는 들어가지만 레깅스나 최대한 달라붙는 바지를 입고, 두꺼운 옷보다는 반팔 위에 얇은 긴팔, 목도리나 스카프는 필수다.
욜링암(승마) - 말을 탈 때 고리에 눌려 발등이 매우 아프다. 말의 짧은 털이 옷에 엄청나게 묻기 때문에 니트보다는 바람막이 같은 재질의 옷에 긴 바지와 두꺼운 양말 추천. 기온이 낮은 편이므로 긴팔 옷 준비. 계곡에서 짧게 하이킹을 하면서 젖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면 좋다.
바가가즐링촐로(트래킹) - 롱치마, 반바지 가능. 




5 | 기타 준비사항

일단 여행이 시작되면 인터넷은 개뿔이고 문자나 통화도 못 한다. 아주 가끔 송신탑 근처를 지나갈 때 30초 정도 신호가 잡히기도 하지만, 그냥 무선 통신은 안 된다고 생각하는게 낫다. 그러므로 연락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미리미리 연락을 해 두고, 필요한 자료나 차 안에서 볼 영상 등등은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야 한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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