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달래 Jun 30. 2020

우리 역사에 많은 강주룡이 있다

체공녀 강주룡, 박서련

 

 우리 역사에 강주룡이 있다. 안중근, 전태일만 있는게 아니라 강주룡도 있다. 우리 역사에 많은 강주룡이 있다. 그 많은 이들 중에 우리에게 제대로 알려진 이는 몇이나 될까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지금 막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이 순간,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앉아있는 내가 주룡의 삶에 대해 감히, 겨우 내가... 뭐라 감상평을 남기는 행위조차 죄스럽다. 읽는 내내 손발은 차갑게 식었으나 심장만은 뜨겁게 펄펄 끓어 그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손에 잡힌 휴지만 구겼다. 이 책을 읽고 내가 이렇게 분노하고 눈물 흘리는 이유는 주룡의 열망과 의지가 너무 컸던 탓이고 싸우고 싶은게 아니라 이기고 싶다던 주룡이 살아 생전 경험한 승리가 단 한 번 뿐이라는 통한 때문이다.


 을밀대 지붕 위에서 홀로 외로웠을 주룡에게 오늘의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 여기 이렇게나 많은 우리의 동지가 있다고. 을밀대 붕에 올라가기 전에도 저기 사람이 있다고, 저들도 사람이라고 같이 외쳐줄 동지가 바로 옆에, 온 세상에 이렇게나 많다고. 2019년의 막바지에 이 책을 읽은 것에 감사하다. 그것만으로도 올해는 의미있는 해가 됐다. 더 많은 사람들이 강주룡이라는 이름 석자를 알아주길 바라며.


2019. 12. 21

매거진의 이전글 슬픔을 음미할 시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