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STYMOON Jul 30. 2017

너였을까

아니면 착각이었을까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강남역 한복판에서

버스에서 내리던 뒷모습을 보았다


큰 키에 느릿한 걸음걸이

누가봐도 너인 줄 알거라고 했었던 그 몸짓


너인 줄 알고 덜컹 심장이 먼저 놀라

눈을 피하고 발이 헤매었다


가까워져오는 거리에 나도모르게

정말 너인지 얼굴로 시선을 가져가다 너인 것 같아

다시 황급히 시선을 내리고 걸었다


그러다 돌아본 자리엔 너는 없었다


너였을까

아님 그저 닮은 사람이었을까


1년에 한번 겨우 올까 말까 한다던 그 거리에서

우연히 널 닮은 사람과 마주친 건 타격이 컸다


너이기를 바랐다가

그저 닮은 이었기를 또 바랐다가


내려진 결론은

여전히 나는 네 그림자가 지워진 채 살고 있었다는 걸 자각하게 된 사실뿐

작가의 이전글 어디쯤 있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