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너'는
돌아오는 이 계절쯤 네가 돌아와 장거리 연애는 이제 그만할 거라 했었는데 정말로 돌아왔을까
바빴던 상반기를 보냈기에 평소엔 생각도 나지 않더니 갑자기 시간이 많이 비어버리니 당장 네 생각부터 떠올리는 내가 너무 싫다
누가 보면 내가 널 엄청 좋아한 줄 알텐데
누가 알면 내가 미련이 남아도는 줄 알텐데
억울한 기분이 들면서도 왜 마음은 향하는 건지
나와 비슷한 계절에 오랜 연인과 헤어졌다던 그녀는 지금 만나는 사람에게 전 사람과 오래 사겼던 과거가 미안해진다고 했다
좋은 사람이라서
좋은 여자라서 쉽게도 다른 연애가 찾아온 걸까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한 요즘
나도 다음 사람이 있을까
지금보다도 좋은 사람이 되어있어야 할텐데
그래야 만날 수 있을 텐데...
조바심이 나기도 하고
그러나 또 막상 급한 마음은 없지만
그래도 다음에 찾아올 '너'는 헤매지 않고
곁으로 와주었으면 좋겠다 싶고
있다면 어디쯤인지라도 알려주었으면,
그리하여 아직도 정처없는 내 마음 둘 곳을 적당히라도 정할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