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연 Nov 22. 2023

내가 좋아하는거 해서 뭐해

유튜브와 박진영

오늘의 도파민;

다양한 곳에서 인사이트를 얻어 쓰는 꼭지글.



 요즘 유튜브에서는 사람들을 밀착취재하는데 흠뻑 빠져 있다. 알파고, chat GPT의 시대에서 오히려 인간적이라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이 많다. 나는 런던에 사는 커리어우먼이 일요일 아침 라면으로 해장하는걸 보고, 뉴욕에 사는 크리에이터가 크리스마스 마켓에 간걸 본다. 이렇게까지 타인의 면면을 알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싶지만… 그렇게 재밌지도 않고 대단히 좋은 정보를 주지 않는데도 나와 그 유튜브간에는 어떤 긴밀한 관계가 형성되어 있어서 끊을 수가 없다. 인간 대 인간의 관계처럼 인간 대 유튜브 간의 관계도 사회적 관계처럼 이어지는 것이다.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 유튜브 영상들도 재밌는게 많다. 셀럽중에서는 성시경이나 정재형이 나오는 게 잔잔하면서 좋다. 나는 정성껏 점심을 준비해서 업로드된 영상부터 한 편씩 보기 시작했다.


 여느때처럼 성시경의 ‘만날텐데’를 틀었다. 박진영이 나왔다. 박진영, 소위 JYP는 음악에 심취해있는 이미지로 기억한다. 노래와 춤을 사랑하니, 늘 인생이 즐겁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그러나 그의 내면은 아주 여리고 예민한듯. 무던한 성시경에 비해 그는 들풀같은 가녀림이 있었다. 두려움이 많은 것도 신기했다.


 그는 ‘예민함’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가수로의 면모도 정확히 보여줬다.


 어떤 이야기가 시작된다. 박진영은 곡을 만들때 얼마나 세심하게 티칭하는지 설명한다. 성시경은 그의 열정과 집요함에 놀란다.(약간 혀를 내두를정도) 그리고 묻는다. ‘그러면 형은 이걸 히트까지 생각하는거야,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걸 하겠다고 생각하는거야?’ 이에 박진영이 대답한다.


‘내가 좋아하는거 해서 뭐해.’


 이건 창작이 취미가 아니고 직업인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말중 하나다.


 박진영은 덧붙인다. ‘그렇다고 내가 싫어하는걸 할 수는 없어.’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걸 했는데 (사람들이) 안 좋아해. 그럼 버려.’


 박진영은 남이 반응해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걸 계속 하기만 하면 될 것이라는 맹목적인 기대. 창작하는 사람들이 흔히 할 수 있는 생각이다. 여기에는 매우 중요한 명제가 빠져있다. 업으로의 창작은 반드시 자본과 교환이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 가치와 완벽하게 맞추어져 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하는 일에 대해 누군가가 돈을 내야 한다. 그러면 누군가 내 창작물을 사야 한다. 누군가가 창작물을 좋아해줘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즉 대중이 창작물을 좋아한다고 하면 그 아티스트는 ‘대중성’을 획득할 수 있다.


 나도 독자를 의식하며 쓰는걸 무진장 연습해야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