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이즈 본(A Star is Born, 2018)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별은 어떻게 탄생할까요? 일반적으로는 우주의 먼지나 가스로 이루어진 구름 모양의 '성간구름'이란 것에서 생긴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성간구름의 물질들이 뭉쳐지면서 생기는 것인데, 그 뭉쳐지는 방법 중 하나가 주변에 있는 별이 폭발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별은 어떻게 사라질까요? 별이 수명을 다할 때에는 본래 가지고 있던 물질들을 우주로 내보내다가 결국 폭발하게 되는데, 그 순간 큰 빛을 내며 사라집니다. 이때 발생한 폭발은 또 다른 별을 만들어주는 양분이 된다고 합니다.
가만 보면 '잭슨(브래들리 쿠퍼)'의 삶은 '별'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연히 만난 '앨리(레이디 가가)'와 함께하는 시간 동안 그는 무척이나 빛났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망가지고, 부서지며, 죽음을 맞이했으니까요. 무엇보다 '잭슨'의 삶이 '별'과 같다고 느끼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다른 우주의 별들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을 소멸함으로써 또 하나의 별을 탄생시켰기 때문이죠. 바로 '앨리'입니다.
'잭슨'이 점점 소멸하는 동안 '앨리'의 별빛은 점점 강렬해져 갔고, '잭슨' 보다 더 밝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어느덧 누군가에게 우상이라 불릴 만큼 '스타'가 된 것이죠. 그렇게 '잭슨'이란 별은 ‘앨리’라는 별을 탄생시키고, 소멸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냥 사라지고 마는 우주의 별과는 달리 ‘잭슨’이란 별은 ‘앨리’의 기억에 영원히 남을 겁니다. '잭슨'이 아닌 다른 누구와도 사랑하지 않겠다는 그녀의 다짐이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하나의 별이 지고, 하나의 별이 탄생했습니다. 모두의 인생이 죽음 앞에 평등한 이상 '앨리'의 별도 소멸될 것입니다. '잭슨'의 소멸이 새로운 탄생을 가져온 것처럼, 그녀의 소멸이 또 다른 찬란한 별의 탄생을 불러오길 바라봅니다.
etc.
1. 형 '바비(샘 엘리어트)'에 대한 미안함과 닮고 싶었다는 짧은 고백. 그리고 '바비'의 눈물. '잭슨'이란 별을 탄생시킨 건 어쩌면 형 덕분이 아니었을까요?
2. 영어 제목이 'The Star is Born'이 아닌 'A Star is Born'인 것에 대해 계속 생각해봤습니다. '특정한(The)' 별이 아닌 '일반적인(A)' 별. 영화 제목처럼 ‘잭슨’과 ‘앨리’의 이야기가 또 다른 곳에서 펼쳐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