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아이, 조카를 데리고 잠시 샌프란시스코를 다녀왔다. 해양 생물들을 좋아하는 아이들과 함께 미국 내에서 제일 크다고 자부하는 아쿠아리움에 갔고, 집 근처 해변에서 운 좋게 고래가 모여든 장관도 봤다. 과학과 예술이 결합된 체험거리가 가득하다는 체험관도 좋았다. 볼거리가 너무 많아 여러 곳을 가고 싶었지만 시간은 제한되어 있고, 어딜 가나 사람들로 북적여 저녁 즈음이 되면 모두가 지쳤다. 그래도 새로운 환경에 몸담아 대도시가 주는 규모를 아이들은 마음에 잘 담고 또 즐겨주었다. 얼마나 좋았냐는 질문에 조카는 엄지 손가락 두 개가 모자라 엄지발가락 두 개까지 들어 올리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3박 4일의 일정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번엔 집에 돌아와 마당에 모아 놓은 물로 물장난을 하는 딸아이에게 물었다.
'별님아, 샌프란시스코가 좋아, 여기가 좋아?'
'여기가'
잉?
혹시 아쿠아리움은 좀 다르려나. 너무 가고 싶어 했으니까.
'그럼 아쿠아리움이 좋아, 여기가 좋아?'
'여기가'
다시, 고래 본 게 좋아, 여기가 좋아?'
반복되는 질문에 고개를 들고 내 눈을 바라보며 한 자 한 자 맞춰 흔들어 가며
'여. 기. 가!'
세상에 집 만한 곳이 없다고 하더니 두 살 아이도 이걸 아는 걸까?
그래, 역시 Home! Sweet, sweet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