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십>이 전시에 참여합니다. 서울 충무로의 '카페 옥키'라는 곳에서 5월 25일부터 열려요. 창간호를 발행한 이후,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독자 분들과 만날 기회가 없었는데요. 처음으로 오프라인에서 만날 생각을 하니 너무 들떠서 그만... 200자 이내로 넘겨달라고 한 소개글을 1400자나 써버렸지 뭐예요. (디자이너가 이 상황을 예상했다는 게 더 소름인 포인트입니다.)
https://www.instagram.com/p/CAOvTGmJ4m8/
이왕 썼는데 아깝잖아요. 그래서 공유해요.
Episode 1.
어 느날, 잡지를 보다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왜 잡지에는 유명한 사람만 나오는 걸까?”
어느덧 저와 제 친구들이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도 약 4-5년이 되었습니다. 혼란한 초년생 시기를 거쳐, 자신만의 지도와 플레이리스트, 라이프스타일이 하나둘씩 구축되기 시작되었죠. 콘텐츠 기획자의 삶을 사는 저와 — 이름만 들어도 아는 회사에 다니는 친구들의 삶은 꽤 달랐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게 즐거웠고, (콘텐츠 제작자의 직업병으로) 이야기를 엮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pisode 2.
콘텐츠 기획자가 되고 난 후에 가장 큰 고민은 이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내 콘텐츠는 뭐지?”
심지어 저는 스페셜리스트보다는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것을 즐기는 타입이었죠. 몇 년을 진지하게 고민해본 결과, 답을 내렸습니다 — 나는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스토리로 엮는 작업을 좋아하는구나. 그동안 “그 콘텐츠 너무 좋은데, 글만 써 내가 책 내 줄게”라는 말을 공수표처럼 날리고 다녔거든요. 하지만 아무도 글을 쓰진 않았고요. 결국 제가 그 이야기를 직접 끄집어내기로 했습니다.
Episode 3.
그즈음, ㅅㅇㅇㅅ 브랜드의 장인주 씨가 제안을 했습니다: “ㅅㅇㅇㅅ에서 잡지 만들래?”
다시 생각할 것도 없이 오케이를 외쳤습니다. 그리고 ‘서울’과 ‘타인의 이야기’라는 키워드를 연결할 고리를 고민했죠. 아, ㅅㅇㅇㅅ은 브랜드의 첫 번째 작업 ‘서울일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저와 장인주 씨 모두 서울에 관심이 많았고요. 여하튼 오래 고민한 결과, 서울을 하나의 매개체로 삼기로 했습니다. 그러니까 “‘서울’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라는 질문을 매개로 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자는 거죠.
그래서 2020년 1년간은, 제 지인들의 인터뷰로만 구성될 예정입니다.
(1) 대부분 어디에선가 인터뷰를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제가 찾을 수 있는 자료가 없어요. 0부터 질문을 다 끌어내야 합니다.
(2) 제가 너무너무너무x100 프로페셔널한 인터뷰이라면 그걸 잘 할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아직은 아니에요. 그래서 어느 정도의 기초 정보가 있을 때 더 뾰족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상황이고요.
좀 길었지만, 이게 제가 <서울이십>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이유입니다. 한 권만 봤을 때는 “좀 짧은데?” 싶을 수도 있고요. “평범한 이야기인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한 권, 두 권, 세 권… 여섯 권… 아홉 권이 쌓인 후에 봤을 때 가치가 더 잘 드러나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서울은 하나인데, 사람마다 말하는 서울은 다 다른 모습이거든요. 그래서 이 글을 다 읽은 당신에게도 하나의 질문을 던져봅니다.
“당신의 서울은 어떤 모습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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