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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제로 Apr 20. 2024

기꺼이 깊은 어둠으로 - 2

어제의 태양은 어제 죽었다

어둠을 맞이하려면 빛과 작별을 해야 하죠. 작별의 순간을 놓쳤다고 아쉬워할 필요 없어요, 사실 그깟 빛 따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잖아요.


만연하게 누리고 있을 땐 그 사실을 망각하고 있죠, 저 빛은 언제나 나를 비춰줄 거라고. 잠시 어둠이 와도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거라는 낙천적 게으름으로 말이죠.


사실 어제의 태양은 어제 죽었어요. 그리고 저마다 내일이면 내일의 태양을 찾아갈 거예요. 하지만 저는 매일 죽고 다시 태어나는 빛 따위보단 만연한 어둠으로 가려해요. 그곳에는 본능, 욕망, 순수처럼 너무 매력적인 게 많거든요.


잦은 작별이 익숙해지다 준비 없는 영원의 이별을 맞이할지 모르잖아요? 그렇기에 이제는 어제 죽은 내일에 태양 따위에 기대하지 않고 오늘에 충실하려 해요. 그래서 기꺼이 깊은 어둠으로 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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