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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선방송 Oct 01. 2020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비합리적인 신념과 완벽주의 벗어나기

최근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된 후에 불안과 걱정에 둘러쌓여 괴로운 나날을 보냈다. 물론 재미있는 일도 있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았고 '왜 이렇게 밖에 못하는걸까?,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점차 커져갔다. 이런 생각들이 머릿 속을 가득 메우다보니 우울한 날들이 많아졌고 그동안 쌓아왔던 것들이 무너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러던 며칠 전, 집근처 도서관 전단지에서 심리상담을 공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예전에도 비슷한 상황에 놓였을 때 심리상담을 받고 많이 호전이 되었는데, 타인에게 일시적으로 상담을 받는 것보다 내가 왜 내 마음이 이렇게 힘든지를 안다면 앞으로 비슷한 일이 와도 혼자 헤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수업을 신청했다. 이 수업에서 '인지적 결정론'과 '비합리적인 신념'을 알게 되었고, 내가 이렇게 힘든 이유가 바로 이 비합리적인 신념으로부터 나오는 것임을 알았다.

인지적 결정론이란 인간의 감정, 행동 등이 본인이 사고하는 내용이나 생각하는 방식에 의해 결정된다는 이론이다. 즉, 잘못된 사고를 하게 되면 정서적 혼란이나 잘못된 행동이 야기된다. 잘못된 사고란 '비합리적인 신념'에서 유발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비합리적인 신념에는 당위적인 사고(무조건 어떻게 해야만한다라는 사고), 과장화(사소한 것을 크게 생각하는 사고), 자기 및 타인 비하, 좌절에 대한 인내심 부족 등이 있다. 대부분 나에게 해당되는 말들이었다. 그중 나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완벽주의적 사고로 ‘모든 문제는 완벽한 해결책이 있다. 완벽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파국이 온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항상 완벽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내가 완벽하게 할 수 없을 것 같을 때는 시작조차 하지 않고 피하려고한다. (오늘도 나를 괴롭히는 문제들을 직면하기 싫어서 하루종일 잠만 잤다.) 고등학교 때 입시그림을 그릴 때도 주변 선생님들 친구들이 내 그림이 잘 그렸다고 칭찬해주어도, 나는 한결같이 내 그림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들의 칭찬은 그냥 해주는 말이고, 나는 더 잘 그릴 수 있고 더 잘 그려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내가 나를 인정하지 못하니 내가 원하던 대학에 붙게된 것도 어쩌다 취직이 한번에 잘 된 것도 다 운이라고 생각했다. 내 자신을 인정하지 못해 나의 그간의 노력들은 항상 ‘운’이라는 단어 아래 묻혀야만 했다.

이런 나의 잘못된 비합리적인 신념이 지금까지도 나를 괴롭히는 걸보니 이제는 정말 탈피해야할 때가 온 것 같다. 그동안 나에게만 참 잔인한 나였다. 내가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 것보다 비참한 것이 또 있을까. 이 세상에서 무엇보다 내 편이 되주어야할 사람은 나인데 말이다. 앞으로도 어렵겠지만,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고 잘하려고 하는 강박에서 나를 좀 풀어주기로 했다. 모든 문제에 완벽한 해결책이 없음을 인정하고, 문제에 대해 해결이 가능한 최선의 해결책을 생각하기로 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지금 상황에서 최선인 방법’을 무엇일까?, 완벽하지는 않지만 ‘보다 더 나은 방법’이 무엇을까?를 생각해본다.


이 글을 주제로 유선방송 만화도 그려봤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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