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에 정답을 바라지 말 것
여러가지를 시도하고 있어요, 기록을 남기기 위해, 인풋>아웃풋 전환을 위한 가장 매끄럽고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하기 위해, 그리고 그저 나를 구성하는 것들을 늘어놓기 위해.
리서치를 해서, 산업에 대해 써보기도 하고, 시장 전반이나 경제를 통틀어 써보기도 하고, 인사이트가 부족하다 보니, 다른 전문가들의 인사이트를 귀동냥해 정리를 해보기도 하고, 그러다 제 것을 끄적이려 노력해보기도 했죠.
이번에도 또 바꿨어요, 아무래도 남들이 보고 있는 곳에다 제 기록을 남기는 것이, 일종의 대중 노출의 압박과 같은 묘하다 싶은 책임감을 자양분 삼아 스스로를 다독이면서도 채찍질을 하기 위해서 였는데, 압박이라는 것들이 으레 그렇듯 고통을 감내하기 보다 피하려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담백하게 그대로를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열어 놓고 대화하듯이 오늘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가감없이 공유해보려 해요, 때론 참 이상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것마저 담대히 수용하고, 배우고, 반성하고, 발전시켜보고 싶어요.
남들의 평가가 무섭고, 기대가 부담스러워요. 그래서 맞서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오래간 생각해왔던 것을 다시 실행에 옮기려니 새삼스럽다는 느낌이 참 강하지만, 그래도 실행에 정답은 없으니까요.
사실 브런치외에도 어떤 플랫폼이 1) 노출도, 2) 디자인, 3) UX, 4) 영향력, 5) 기능 등에서 더 좋은지 비교해보려, 여러가지 언어(중국어, 영어, 한국어)로 여러가지 주제를(거시경제, 금융, 사업모델, 에세이 등) 시도해보고 있었어요.
모두 제가 읽고, 듣고, 보는 정보에 대해 느끼는 것들, 조합해서 얻은 나름의 정제된 생각들을 남겨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어요.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획득하여 쌓이는 정보가 많은데, 정보의 활용처가 없으니, 아깝다고 생각이 들었고, 자기 브랜딩이 중요한 시대에 살며, 어떤 형태로든 아웃풋을 내는 시도와 노력을 다양하게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역시 험난했어요, 쓰고자 하는 바를 작성하다 보면, 논리가 빈약하거나, 근거 삼을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정보 전달과 설득을 위한 시각화 자료에 대한 목마름이 느껴지는가 하면, 어휘력의 부족, 간결하고 깔끔하지 못한 문체가 이내 글을 쓰던 저의 기운을 모조리 빨아먹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하곤 했어요.
이 모든 것들에서 파생된 모든 핑계와 변명들이 쌓이고, 이내 실행력을 막는 무언가로 변질되어 저를 갉아먹었고, 다시 멈칫 멈칫하며 지내고 있었어요.
하지만 다행히 작년에 저와 다른 점이 있다면, 전 멈추지 않았답니다? 브런치에 글을 남기지 않았을 뿐, 다양한 곳에서 물 밑에서 끊임없이 노력했어요! 그 여정은 계속되고 있죠.
한가지 여전한 난관이 있다면, 멈칫 멈칫하게 한다고 했던 그 요소들의 배제가 어렵다는 것이에요. 사실 어려운 것이라기 보다, 단호하게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제 어수룩함에 그 원인이 있어요. 예컨대, 인풋을 아웃풋으로 남기기 위해 현재 제가 노력해야 할 부분은, 그 과정을 최대한 단순화하여 지속가능하게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에요.
지속가능한 실행력은, 쉽고 명쾌해야해요. 그 말인 즉슨, 그래픽이고 나발이고, 요점은 정보를 머릿속에 우겨넣으면(인풋, input) 그것을 나름대로 가공하여, 브런치에 똥글이라도 푸짐하게 지려놔야 한다는 것이죠(아웃풋, output).
여기서 핵심은 아웃풋이 수려하고 논리적인 것이 아니라, '아웃풋'이라고 정의될 수 있는 무언가로 남아있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그래요 그러니까 이쁜 커버이미지 넣고, 소주제는 뭘로 할지 고민도하고, 중간 중간에 내용을 뒷받침할 어떤 Gif를 넣을지, 바플롯 혹은 닷플롯 차트를 넣을지 따위의 고민이 아닌, "오늘 나는 지인을 만나, 규모가 너무 커져 버린 조직이 기민한 혁신을 끊임없이 시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고, 현상은 매너리즘 파티라는 것을 깨달았지"라는 내용을 브런치에 남들이 쉽게 읽고 소화할 수 있도록 풀어쓰는 것이에요.
네, 결론은 단순하게 실행하라.
네 그래서 지금 이런 뻘소리를 늘어놓는 것이에요. 일정의 성명서인 것이죠, 저는 가끔은 자문자답형 문어체로 이야기를 하다가도, 이렇게 3인칭에 대한 대화체로 이야기를 풀어쓰려 해요.
핵심은 인풋을 아웃풋으로.
오늘 제가 듣고 배운 것이,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격언을 보다가 착하게 살아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면, 담백하게 그 내용만을 짧게 올리려고요. 그렇게 해야 쉬워서라도, 계속 잘 하지 않을까 싶어요. 성실이라는 것이 이런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오늘은 건조하게 마무리하려 해요. 혹시라도 우연이 이 글에 노출이 되어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이 있으시다면, 다음 한 주간 가는 곳마다 웃음꽃이 피는 일이 한가득 펼쳐지기를 기도/기원/희망 할게요. 고마워요.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