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선택일지 모르는 순간
그를 기다리는 10분 전, 감성 가득한 꽃집을 지나치려다 그의 말이 떠올랐다. 화분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마침 꽃병 안에 수경으로 키울 수 있는 식물이 눈에 꽂혔다.
한참을 여러 꽃들을 신중히 관찰하는 동안, 아무도 나의 선택을 간섭하지 않았고 꽃집 언니들은 나를 신경 쓰지 않았다. 나는 누가 다가 올 걱정 없이 눈치도 보지 않고 그를 생각하며 고민할 수 있었다.
올곧게 뻗은 대나무 죽순과 미니 테이블 야자가 눈에 들어왔다. 마음을 담고 싶은 선물인 만큼 그중에서도 상태가 좋은 식물로 데려가고 싶었다. 하나를 고르자니 다른 하나가 더 좋아 보였고, 다른 하나를 고르자니 또 다른 하나가 좋아 보였다. 그렇게 한참을 혼자 그 앞에서 서성거렸다.
문득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지와 잎은 어떤 모양이 예쁜지, 얼마만큼 자라는지, 어느 환경에서 키우고, 물은 얼마나 줘야 하는지 등 최선의 결정에 도움을 줄 사람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그가 좋아하길 바랬으니까'
소중하게 고르고 싶었다.
"저 혹시 이것 좀 봐주실 수 있을까요?" 꽃을 다듬고 정리 중이던 두 분에게 물었다.
"그냥 가지고 들어오시면 돼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사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나는 ‘아니...’라는 말을 덧붙이려다 말았다. 그분들이 어떠한 관심도 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내가 충분한 생각과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던 것이 그들의 무관심 덕택일 수 있겠지만, 그 무관심은 내가 받고 싶은 도움을 주지 못했다. 나는 완전한 도움이 아니고 내가 원하는 명백하고 확실한 도움이 필요했었다.
중요한 선택을 하는 순간, 대충이고 싶지 않았다.
* 사진과 글은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