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사이에 재산을 양도하는 행위,처벌되는지?
강제집행 면탈죄 성립요건, 형사 전문 변호사와 알아봅니다.
강제집행면탈죄라는 단어는 사기죄, 횡령죄처럼 일반적으로 흔히 접하실 수 있는 단어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시라면, 과연 부부 사이에 재산을 양도하는 행위가 강제집행면탈죄로 처벌이 되는 경우가 실제로 있는 것인지, 어떤 경우인지에 대해 궁금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민법은 부부간의 특유재산은 각자 관리, 사용, 수익한다고 되어 있습니다(민법 제831조).
채무자가 남편인 경우, 아내 명의로 되어 있는 재산에 대해 원칙적으로 강제집행을 하지 못한다는 의미인데요. 그 부부가 이미 이혼을 한 부부라면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그런데, 기존에 채무자의 재산이었는데 허위로 채무자가 채무자의 아내에게 재산을 양도하였다면 다른 결론에 이를 수 있고, 이러한 행위는 형사 처벌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는데요.
실제 판례인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강제집행면탈죄로 유죄 판결이 선고되었던 사례(일부 각색하였습니다)를 바탕으로 설명을 드려보려고 합니다.
A는 B에게 빌려주고 받지 못한 돈 수 억원이 있습니다. A는 여러 차례 B에게 변제를 요청하였지만, B는 차일피일 미루기만 할 뿐이어서, A는 어쩔 수 없이 2021. 9. 19.경 B 명의 부동산인 인천광역시 연수구 아파트, 서울 강남구 빌라의 B 지분 전부에 관하여 가압류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B는 이혼한 전처와 공모하여, B가 자신의 전처에게 허위채무를 부담하는 내용으로 합의서를 작성하여 위 아파트와 빌라 지분에 관해 허위 담보 설정 또는 허위 양도 하기로 공모하였습니다.
B와 전처는 2021. 9.경 B가 전처에게 2019. 8. 1. 양육비 6억 원, 상속재산 5억 원, 위자료 1억 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여 허위채무를 부담하고, 이를 원인으로 하여 2021. 9. 23. 인천지방법원 등기과에서 위 인천 연수구 아파트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2억원인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고, 2021. 10. 20.경 담보가등기를 경료하였습니다.
또, 2021. 9. 27. 서울중앙지방법원 등기국에서, 위 서울 강남구 빌라 지분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5억 원으로 하여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한 후, 20221. 10. 14. 지분전부이전청구권 가등기를 경료하였습니다. 그리고 2021. 10. 17. 서울서부지방법원 서대문등기소에서, 서울 서대문구 소재 건물 0호 B 지분에 관하여 전처 명의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한 후, 2021. 10. 21. B지분 전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습니다.
이로써 피고인들(B와 전처)은 공모하여 강제집행을 면탈할 목적으로 허위채무를 부담하였다는 내용으로 공소제기가 되었습니다.
피고인들은 허위채무를 부담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였지만,
B와 전처는 2018. 7. 26. 협의이혼하면서 미성년자인 자녀 2명에 대하여 양육비 지급 약정만 협의하였을 뿐, 위자료나 재산분할에 관하여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던 점,
합의서는 작성일자 이후에 작성하면서 날짜를 소급하여 기재한 점,
B와 전처는 위장이혼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사정도 있는 점 등을 근거로
강제집행면탈죄 유죄를 인정하였습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18고정1044판결 참조)
형법 제327조에서는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재산을 은닉, 손괴, 허위양도 또는 허위의 채무를 부담하여 채권자를 해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에 더하여, 강제집행면탈죄는 채무자가 현실적으로 민사소송법에 의한 강제집행 또는 가압류, 가처분의 집행을 받을 우려가 있는 객관적인 상태 즉 적어도 채권자가 민사소송을 제기하거나 가압류, 가처분의 신청을 할 기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에서,
채무자가 강제집행을 면탈할 목적으로,
재산을 은닉, 손괴, 허위양도하거나 허위의 채무를 부담하여 채권자를 해할 위험이 있는 경우에 성립한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상으로 강제집행면탈죄는 어떤 경우에 처벌이 가능한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