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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e Nov 05. 2019

업무 스트레스 회고록

오늘의 스트레스를 기억하자.


  한 해를 시작하며 스스로 다짐했던 약속들 대부분을 지키지 못하며 매달 다시 약속하곤 했다. 1월 1일과 다름없는 약속들을 의미 없이 다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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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을 돌아보니 어느 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했던 것 같다. 최근 들어 극심해진 업무 스트레스가 그 원인이라 생각한다. 업무를 하며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순 없다. 작게는 부서 간 협업에서 발생하는 관계 스트레스, 마감 기한이 다가오면서 느끼는 부담감, 보고 및 피드백에서 반복되는 무의미한 시간 소요와 야근들. 늘 남들보다 두 배는 해야 하고,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아마 스트레스를 가중하는 것 아닐까 싶다.


  사실 큰 의미도 없는 이 글을 적는 것은 스트레스를 기억하자는 의미다. 살다 보면 크고 작은 수많은 스트레스 상황에 직면한다. 하지만 사랑했던 임과의 이별처럼 시간이 약이고, 뒤돌아보면 스트레스가 종종 나를 더 강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분노는 기억해야 갚아줄.. 수 있다.)


화가 난다. 화가 난다.

다시. 스트레스에 주목하자면 아마 지금 회사 내에 겪는 불안정한 환경과 상사와의 관계에서 겪는 스트레스가 가장 큰 것 같다. 사실 사람에 따라 달라질 거란 생각은 크게 해 본 적이 없는데 이번 상사는 정말 대단하다. 하나부터 열까지 그를 이해할 수 없고, 그의 말과 행동이 전부 거슬린다. 회사에 출근해 옆자리에 있는 그를 보면 출근과 퇴근까지 전부 스트레스이다.


앞서 말한 업무를 진행하며 발생하는 스트레스들은 사실 개인을 성장하는데 도움이 된다. 부서 간 협업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는 다음 업무에는 더 효과적인 조율자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원동력이다. 마감기한이 다가오는 부담감은 시간 내 업무를 끝낼 수 있도록 능력의 한계를 시험할 수 있게 된다. 야근은 사실. 큰 의미는 없다. 내가 맡은 업무에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고 나름의 즐거움을 찾아가며 일했던 유형이라 일을 제대로 끝낼 수 있고, 그로 인한 성취감을 감안한다면 야근 정도는 무난하다.

좋은 리더는 누구일까.

하지만 직접적인 상사와의 관계는 풀기도 어렵고 복잡하다. 그와의 첫 만남부터 꼬였는데 자기중심적인 리더가 부하직원의 동기부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이론을 떠나서 실질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었다. 대체적으로 리더십에 대한 이론은 리더의 특질, 상황, 부하직원의 요인 등의 순서로 점점 견고해져 왔다. 최근에 이르러서는 부하직원의 역량에 따라 리더의 역할과 행동이 변화한다고 보는 것 같은데 (확실친 않다. 조직심리학은 학부 때 배웠으니까.) 도대체 나의 역량이 무엇이 문제이길래 그는 전형적인 '권위형' 혹은 '지배형'리더로서 나를 괴롭히는 걸까.


스트레스 극에 달해 분노에 찬 글을 적은 지금.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하던 앤드류 와일즈의 마지막 말이 떠오른다.


"이쯤에서 끝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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