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영신 Feb 28. 2024

시간의 조각보

"삶의 표준은 우리가 가진 돈과 지출방식에 관한 것이지만

삶의 질은 우리가 가진 시간의 사용방식에 관한 것입니다.

....

우리가 해야 할 모든 일을 마친 후 남는 시간은

"그 밖의 다른 것"을 하기 위한 시간입니다.

이러한 남아있는 소중한 시간은 우리가 진정 의미있고 가치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에 투여해야 하는시간이기때문에 인생의 질에 직접 반영됩니다

- 소프트시티, 데이비드 심


우리가 살고 싶은 도시에 관한 데이비드 심의 책을 읽으며

"어쩌면 우리가 그토록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여행하는 동안만이라도 진정한 삶을 경험하기 때문인지 모른다"던

알랭드 보통의 말이 떠올랐다.

적어도 여행하는 날들동안 아침이면, 내 스스로에게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묻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가고 싶은 곳, 걷고 싶은 길, 머물고 싶은 장소, 함께 하고 싶은 사람, 혼자가 되고 싶은 시간을 마음껏 선택한다. 여행을 하는 동안 우리는 우리가 가진 시간을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처럼 사용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여행에서의 시간은 모든 일을 마친 후 주어지던 짜투리 시간들을 모으고 모아 만든 아름다운 조각보 같은 것이다. 그 시간에 다다르기 위해 우리는 그토록 바쁜 일상을 견디고, 시간을 동여매고, 보다 빨리 걷고

좀더 신속히 결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쓸데없는 지출을 줄여 돈을 모으고, 수많은 경우의 수를 넣어 티켓을 알아보고, 서치를 거듭해 내가 가고 싶고 머물고 싶은 곳을 고르며, 신중에 신중을 더해 마침내 그곳에 다다르고 만다. 


우리가 다다르고 싶었던 장소는 

어쩌면 '다른 곳'이 아니라 '다른 시간'...

그토록 소중히 모아둔 진정한 삶의 시간에 다다르기 위해 

여행이라는 도구가 필요했는지도..

작가의 이전글 줌으로 감옥과 세상을 잇다 _ 감옥 속의 예술극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