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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영신 Apr 03. 2021

봄, 나무의 부활

 


봄은 나무의 부활이다.

겨울의 죽임과 죽음을 이긴

나무의 부활을 마중하기 위해

우리는 해마다 봄이면

그토록 먼 길을 떠난다.

꽃을 따라 북상하는 봄을

마중하는 순례인 것이다.      

겨울 산을 뒤덮는 환한 봄

그 꽃그늘 아래 다다랐을 때

비로서 겨울이 끝났음을,

봄은 끝내 도착했고

우리는 살아있음을 확인하곤 한다.      

봄꽃이 피어난다는 것은

죽음을 이기고,

전쟁이 끝났다는 것마냥

환하고 격한 소식이다.

저 나무가 살아있다는 것이며

우리가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추워서 죽거나

굶어서 죽거나

맞아서 죽거나

길을 잃거나

삶이 무너지거나

스스로 일어서지 못하거나

어떤 이유로든 건너지 못한 삶과 죽음의

겨울을 건너 봄물이 흐르는

강가의 꽃그늘 아래

우리의 생이 도착했다는 뜻이다.


하여, 올해도

그대와 나의 봄마중은

건너뛸 수 없는 삶의 의례..

저 길을 뒤덮는 사람들의 꽃놀이는

누구도 멈출 수 없는 생의 승전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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