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너와 함께 성장한다

벌써 작아져 못 입게 된 아이의 옷을 정리하며.

by Le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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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작아져 못 입게 된 엘림이의 신생아 옷들을 정리하고 있자니 마음이 뭉클해진다. 어느새 이만큼이나 컸니 아가. 작게 태어난 너를 보며 미안해했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통통하고 튼튼해진 엘림이의 팔과 다리, 손과 발을 만지고 있자니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이 마음 한가득 차오른다. ‘성장한다’는 말을 단시간에 참 정확하게 배운다. 엘림이와 함께 오늘도 조금씩 성장하는 초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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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을 목전에 둔, 제법 자란 엘림이는 요즘 주변 탐색에 열중하고 있다. 낮잠 자다 깨어서는 Cot안에서 자기 방안 곳곳을 쳐다보고, 거실로 데리고 나오면 온 집안 구석구석을 쳐다보느라 바쁘다. 엘림이가 태어나기 전까지는 아빠 차지였던 3인용 소파에 앉아 한참 젖먹인 후 품에 안고 트림시키는데 또 여기저기 둘러보는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엘림아 여기 우리 집이잖아, 맞지? 엘림이 자고, 놀고, 먹고 하는 엘림이 집. 맞지? 이건 아빠 소파였지만 이제 엘림이 소파” 하며 말을 걸어보았다. 재미있다. 이 녀석은 한 것도 없는데 이 집은 엘림이 집이고, 이 소파도 엘림이 소파다. “우리 집에 있는 거 엄마, 아빠꺼는 다 엘림이꺼나 다름없는 거야”


한 것도 없는데 모두 엘림이 것이라는 게 재미있어 웃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한 것도 없는데 자녀 삼아주신 하나님 아버지. 나를 바라보며 아버지의 것은 모두 너의 것이다 하실 하늘 아버지. 한 것도 없는데 공기도 주시고 바람도 주시고 햇살도 주시고 꽃도 주셨다. 건강도 주시고, 가족도 주시고, 아이도 주셨다. 어디 그뿐인가, 살며 필요한 모든 것들 차고 넘치게 공급해 주신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이 내 것이 아님을 다시금 깨닫는다. 아버지의 것이 내 것이었음을 알겠다. 신실하신 하나님 아버지, 오늘 하루 주심도 감사합니다.


2018년 9월 27일, 엘림이 97일 되던 날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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