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음향이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현부 Apr 08. 2024

05 소리 울리는 공간

공간과 소리

직접음, 반사음, 잔향 Direct sound, Early reflections, Reverberation


공간 : 소리가 울리는 곳, 소리를 울리는 곳


장애물이 존재하지 않는 무한한 크기의 공간에서 소리는 반사음의 간접을 받지 않고 에너지가 소멸되때까지 진행한 후 사라질 것이다. 이런 공간을 자유음장 free field이라 부르는데, '자유'의 뜻은 외부의 영향이나 간섭 혹은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거리가 2배가 되면 소리는 6dB 커지는 역자승의 법칙 Inverse Square Law은 자유음장에 적용되는 것이지만, 대략적인 소리 크기의 변화를 짐작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외부의 영향이나 간섭을 받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이런 공간에서 발생하는 소리는 순수한 소리 그 자체가 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넓은 실외 공간이라해도 적어도 바닥은 존재하기 때문에 소리는 반사음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바람, 온도, 습도 등 환경에 변화에 따라 소리 파동 진행은 환경적 요소에 영향을 받는다.


바람과 굴절 Wind and Refraction


yamaha p.45 소리 파동의 굴절

소리의 파동은 바람의 영향을 받아 굴절하는데, 소리 파동 진행 방향 측면에서 바람이 불면 바람의 방향에 따라 굴절한다.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epdf/10.1002/we.2254

하지만, 바람이 소리 파동 진행방향에 거슬러 분다면 소리 파동은 위로 굴절되고 소리 파동 진행방향으로 바람이 분다면 소리 파동은 아래로 굴절된다. 야외공연의 경우, 스피커 소리가 바람과 바람의 방향에 따라 영향을 받아 달라지기도 하며 스테레오 이미지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온도와 굴절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epdf/10.1002/we.2254


소리 파동은 온도가 낮은 방향을 굴절한다. 그 이유는 온도차로 인해 공기 입자의 밀도가 달라져 소리 파동이 다른 밀도를 가진 공기 입자를 지나며 파동의 속도와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온도가 높아지면 공기 입자가 희박하여 파동의 속도가 빨라지고 온도가 낮아지면 공기 입자 밀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져 파동의 속도가 낮아진다. 스넬의 법칙에 의하면, 파동은 속도가 높은 매질(공기입자)에서 속도가 낮은 매질로 이동할 때 파동의 입사각 보다 굴절각이 감소하여 속도가 낮은 매질 방향으로 굴절하는데, 소리 파동은 높은 공기 입자 밀도를 가진 즉 낮은 속도의 매질인 차가운 공기 방향으로 굴절하는 원리이다.


습도와 음색의 변화 Humidity and high frequency loss

yamaha p.46

역자승의 법칙을 통해 소리 파동은 음원발생지점으로 부터 거리가 멀어질수록 파동에너지가 약해지는 것을 알게 되었다. 2kHz 이상의 고음은 거리에 따른 에너지 손실이 급격하게 높아진다. 특히 습도가 낮으면 낮을 수록 고음 주파수가 약해지는 현상이 강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상대습도 10~20%사이 10kHz 주파수는 음원발생지점에서 30m의 거리가 되면 8dB이상 약해지는 것을 위의 그래프를 통해 알 수 있다.

2kHz 미만의 주파수들은 습도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지만, 습도가 높아지면 공기 밀도가 높아져 소리 파동의 전파 속도가 빨라진다. 소리 파동의 전파속도가 빨라진다는 말은 더 긴 파장을 가진다는 뜻이므로 낮은 주파수의 파장은 더 길게 들려 저음이 더 많아진 것 같은 효과를 만든다. 습도가 낮으면 높은 주파수 에너지가 많이 손실되어 저음이 강조되고 습도가 높으면 낮은 주파수로 갈수록 파장의 길이가 길어져 저음이 강조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소리를 다루는 전문가들은 바람, 온도, 습도등 환경적 요소에 의해 소리가 어떻게 달라지는 예측하여 상황에 적합한 사운드 시스템을 디자인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공간과 울림


Murray Hill anechoic chamber, 1947년에 만들어진 Murray Hill 무향실


무향실無響室 anechoic chamber은 울림이 없는 공간이라는 뜻이며 한자로 '없을 無' '울림 響' '공간 室' 단어를 쓰고 영어로는 '없다 an' + '울림 echo' + '공간 chamber'로 만들어진 단어이다. 다른 소리에 영향을 받지 않는 자유음장 free field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 음향 실험, 측정과 연구를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외부 소음을 차단하고 반사와 울림을 극도로 줄인 공간이기 때문에 자연스럽지 않고 아주 어색하게 느껴진다.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쓰는 느낌을 생각해 보면 어떤 느낌인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무향실과 같이 반사와 울림을 극도로 줄인 공간을 제외하면 모든 공간에는 반사와 울림이 발생한다. '피해갈 수 없다는 즐기라'는 말과 같이 음향은 반사와 울림을 없애기 보다는 아름답게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연장은 아주 멋진 울림을 가지고 있는데 확성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던 시대로 부터 발전한 음향학의 결과라 볼 수 있다. 초기 대형 녹음실 역시 좋은 울림을 가지는 방향을 만들어졌는데 하지만 이런 공간을 만드는 것은 엄청난 재정과 시간 그리고 인력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 시대의 녹음실은 필요한 최소한의 좋은 울림을 가지는 방향 혹은 울림을 최소화하고 차후 하드웨어나 플러그인으로 울림을 다시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발전하였다.


직접음, 초기 반사음, 잔향 Direct sound, Early reflections, Reverberation


직접음, 초기 반사음, 잔향 Direct sound, Early reflections, Reverberation


듣는 사람에게 가장 먼저 그리고 직접 전달되는 직접음은 가장 큰 에너지로 전달된다. 제일 크게 들린다는 말이다. 그리고 벽, 바닥, 천정에 반사되어 들리는 소리를 초기 반사음, 그리고 여러방향으로 반사된 소리가 어느 정도 지속적으로 울리는 소리를 잔향이라 부른다.


직접음 Direct Sound



소리 발생지점에서 듣는 사람에게 가장 먼저 전달 되는 직접음은 소리 발생지점의 위치, 소리 크기, 음색을 인지하는 중요한 단서이다. 1000Hz 보다 낮은 주파수는 두 귀에 도달하는 소리의 시간차에 의해 위치를 파악하고 이를 ITD Interaural Time Difference라고 부른다. 4000Hz 보다 높은 소리는 머리 둘레 보다 짧은 파장의 길이를 가지 주파수는 회절 하지 못하기 때문에 혹은 에너지가 약해지기 때문에 두 귀에 도달하는 레벨 차이로 인해 소리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고 이를 ILD  Interaural Level Difference라고 부른다.


https://www.acousticslab.org/RECA220/PMFiles/Module07.htm


소리 발생지점 위치를 파악 할 수 있는 것은 좌,우뿐 아니라 위, 아래, 앞, 뒤의 위치도 파악할 수 있는데 이러한 청각 특성을 잘 활용한 것이 Dolby Atmos Binaural 이다.


초기반사음 Early Reflection



직접음이 벽, 바닥, 천정에 반사되어 귀에 전달되는 소리를 초기반사음이라 부른다. 초기반사음에는 공간의 크기, 반사 혹은 흡음정도, 대략적인 공간의 형태를 짐작할 수 있는 정보가 담겨져 있다. 만약 초기반사음이, 직접음이 귀에 도달한 후 30ms이내로 귀에 도달하게 되면 사람은 이 두 소리를 구분하지 못하고 하나의 소리로 인지하게 되는데 이 현상을 temporal fusion이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20ms 보다 짧은 시간에 소리 융합이 발생하면 직접음을 보강하는 효과가 있지만, 직접음과 초기반사음의 시간차가 50ms 이상이 되면 직접음을 왜곡하여 음질의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소리 융합 현상의 시간차를 모든 소리에 다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우드블록 같이 트렌지언트가 강하고 지속시간이 짧은 소리는 직접음과 초기반사음의 시간차가 4ms이상이 되면 소리 융합이 되지 않고 오르간이나 레가토 바이올린 소리같이 천천히 커지는 소리는 직접음과 초기반사음의 시간차가 80ms정도가 되어도 소리 융합이 만들어진다. 소리 융합이 생기면 일반적으로 직접음이 커지고 풍성해지는 효과가 있다.


잔향 Reverberation


소리가 어떤 공간에서 발생하면 공간 벽체의 재질에 따라 흡수되기도 하고 벽체를 통과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에너지는 벽체에서 반사되어 다시 공간으로 돌아온다. 잔향은 직접음과 초기반사음 이후 소리가 벽체에 여러번 반사하여 공간 전체가 울리는 파동이다.  

잔향을 나타내는 단위는 RT60으로 Reverberation Time 60, RT60은 공간 울림 음량이 직접음보다 60dB 작아지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을 나타낸다. RT60은 잔향의 시간을 나타내는 단위이기 때문에, 공간의 특징인 잔향의 주파수 반응이나 울림의 특징을 나타내지는 못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짧거나 중간정도의 잔향은 음악적이며 듣기 좋고 자연스럽지만, 체육관과 같은 크고 반사재질의 벽이나 바닥에서 만들어지는 너무 길고 과도한 잔향은 어떤 말을 하는지 알아 듣기 힘들게 만들고 소리의 질감과 음악의 임팩트를 나쁘게 만든다.

초기반사음, 잔향과 함께 직접음의 음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벽과 마주하는 벽이 평행일 때 발생하는 정재파 standing wave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공진 resonance 현상이 있다.


정재파와 공진 standing wave & resonance



단단하고 매끄러운 두 벽이 평행으로 서로 마주하고 있다면 벽과 벽 사이의 거리와 같은 파장의 길이를 가진 주파수가 과도하게 울리는 현상이 발생하여 듣는 사람의 위치에 따라 그 주파수가 크게 들리기도 하고 약하게 들리기도 하는 정재파 standing wave가 만들어진다. 이런 공간은 마치 악기의 울림통과 같이 반응하여 배음 주파수들이 공진하며 그 공간만의 톡특한 울림인 룸 모드 room mode를 만든다.


3가지 룸 모드 : 축 모드 axial mode, 접면(탄젠트) 모드 tangential mode, 사선모드 oblique mode

룸 모드를 구하는 공식은 아래와 같다.

f mode = 룸 모드 주파수
c = 소리의 속도 (340m/sec)
L = 방의 한 변의 길이
n = 방의 길이
m = 방의 너비
l = 방의 높이

두뇌를 활용하기 위해 위의 공식을 사용하여 각 변의 길이를 대응하여 기본 공진주파수와 배음 공진주파수를 계산해 보는 것을 추천하지만, 다음 웹페이지를 사용하여 각자의 방에서 공진주파수를 들으며 파악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https://amcoustics.com/tools/amroc


업데이트 예정입니다...


흡음 Sound Absorption


차음/방음





매거진의 이전글 04 소리의 크기 / dB에서 LUFS까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