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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부 Apr 01. 2024

딸들과 우리는 그렇게 나이를 먹는다.

큰 아이의 생일에

2001년에 태어난 아이의 나이는 그 해에서 1을 빼면 된다.


올해가 2024년이니, 2001년에 태어난 아이의 지금 나이는 23살이 된다. 사실 23살은 아이가 아닐 테지만 내 아이라면 23살도 아이가 될 수 있다.


2001년 3월 31일 아내는 한 아이를 낳았다.


아내에게서 나온 아이는 하루, 이틀, 한해, 두 해를 지나며 이제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아이가 대학을 가면서 고등학교 졸업 후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은 덤으로, 선물로 주어지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아이의 얼굴은 방학 때나 혹은 1년 정도가 지나야 볼 수 있었는데 그때마다 아이는 단단해져가고 있었다.


어른이 되고 있다.


아이가 아내와 나의 말을 들어주고 이해해 주는 것은 어쩌면 우리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2024년 3월 31일. 일요일.

아내와 나, 생일을 맞은 큰 딸과 생일이 8월인 작은 딸, 우리는 오랜만에 아웃렛에 가기로 했다.


어제 아내는 미역국을 끓였는데 사실 며칠 전에도 아내는 미역국을 끓였다. 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내 음력 생일이 올해는 딸 생일 며칠 전으로 된 까닭이었다.


우리는 미역국을 아침으로 먹고 외출을 했다.


나는 산책이라 생각하며 걷고 또 걸었다. 봄 같은 날이라 산책이라는 말이 영 틀린 말은 아니었다.


큰 아이와 작은 아이는 아내와 나 사이를 재잘거리며 옮겨 다녔다.


걷다 배가 고파 아이스크림 하나를 나누어 먹었고, 또 배가 고파져 오뎅 국물을 나누어 먹었다. 그리고 도저히 참기 힘들 만큼 배가 고파져 밥을 먹었다.


배를 두드릴 만큼 든든히 밥을 먹고 집으로 왔다.

오는 길에 케이크 하나를 샀다.


초에 불을 켜고 노래를 불렀다. 촛불을 끄고 다시 초 하나에 불을 켜 미루어둔 지난 내 생일도 노래를 받았다. 후 불어 촛불을 껐다.


케이크를 잘라 접시에 담았다.

포크로 케이크를 먹었다.

부드럽고 달다.


2001년에 태어난 아이의 나이는 그 해에서 1을 빼면 된다.


딸들과 우리는 그렇게 나이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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