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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은별 Oct 22. 2018

#2.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위하여 : 파머스 마켓

최근 “지속 가능한”단어가 화두다. 그리고 내 삶 속에도 최근 몇 개월간 이 단어가 머릿속에서 떠나가질 않는다.

어렴풋이 자리 잡은 “지속 가능한” 이미지가 정리되지 않은 채 혼재되어있다.


지속 가능한 디자인이란 무엇이며 지속 가능한 삶은 무엇일까?

예쁜 쓰레기를 만들어내지 않고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는 디자인을 해야 할까?

오랫동안 유지한다는 건 무엇일까?


그래서 나는 포틀랜드로 왔다.


지속 가능한 먹거리를 위하여 : 파머스 마켓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점점 먹는다는 행위와 의미에 대해 집중하기 시작했다. 내가 먹는 음식이 올바르게 만들어졌는지, 내 건강에 해를 끼치지 않는지, 만든 식재료는 어디서 왔는지 등등. 비록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요리는 하지 않지만 장을 볼 때 꼼꼼히 성분을 체크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속 가능한 먹거리에 눈이 가기 시작했다.


몇 년 전부터 킨포크 라이프가 대두되고 있다. 포틀랜드를 알리는데 1등으로 헌신한 킨포크 잡지의 사전적 의미는 친척, 친족을 뜻한다. 모두 함께 건강한 먹거리로 지속 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모습이 잡지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지만 자연친화적이고 느리게 살아도 괜찮다는 킨포크 라이프는 정작 서울에 사는 나에게는 맞지 않는 것 같다. 느리게 살지는 못하더라도 먹는 것에는 킨포크 라이프를 어설프게나마 실천하고 있었다.


포틀랜드 주립 대학교 앞 공원에서 매주 열리는 파머스 마켓


킨포크 라이프가 보여주고 있듯이 포틀랜드 사람들은 먹거리에서부터 자연 친화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매주 토요일 오전이 되면 포틀랜드 주립대학교 공원은 북적인다. 1992년 시작된 파머스 마켓은 농부들이 직접 거둔 신선한 식재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무언가를 살 때 언제, 어디에서 수확했는지, 농장 규모는 얼마인지, 비료는 썼는지, 유기농 제품인지 등등 자신들의 제품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주는 것이 인상 깊었다.


다양한 로컬 푸드의 향연


다양한 로컬푸드의 향연이었다. 거의 모든 제품은 유기농이라 마켓을 둘러보는 내내 질투심에 가득 찼다. 농장에서 올라온 식자재가 바로 테이블로 이어지는 건강한 소비문화는 지역사회의 발전과 농촌 경제 발전, 그리고 더 나아가 개인의 발전에 까지 이어진다.


여기서 만난 재밌는 에피소드를 소개하자면 다름 아닌 김치! 전 세계적으로 아시아 푸드와 발효음식이 인기라 김치를 만들어 파는 외국인을 만났다. 킨포크 매거진에도 나온 초이스 김치(Choi's KIMCHI)도 맛보았다.


건강하게 도살하는 법을 알려줄게

이미지는 홈페이지에서 가져옴

https://www.pdxmeat.com/

소시지 만드는 법, 육수 만드는 법, 샤퀴테리를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pdxmeat>이란 사이트가 있다.  감성 고기에 관한 리서치를 하다가 발견한 곳인데 이곳에는 놀랍게도 각종 육류를 올바르게 도살하고 요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도살이라니...  처음엔 무섭고 꺼림칙한 기분이 드는 단어다.  <pdxmeat>의 목표는 실습과 경험을 통해 책임 있는 육류 생산과 소비에 영감을 주는 것이다. 좋은 환경에서 성장한 가축을 우리 테이블에 올리기까지의 여러 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언젠가 감성고기도 좋은 고기를 먹는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좋은 고기를 기르는 농장을 갖춘 시스템으로 발전하길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이미지는 홈페이지에서 가져옴


https://goodmeatproject.org/

<pdxmeat>와 연관되어 진행하는 <good meat project>.  <good meat project>의 목표는 사람이 고기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변화하는데 의의를 두고 지속적으로 교육을 하는 곳이다. 한 사람에서 부터 시작하여 한 지역 사회로 이어진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3가지 종류의 프로그램으로 교육이 되는데 eat, feeder, seeder로 나누어진다. 키우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먹는 사람도 중요하단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 프로젝트를 끌고 가는 Camas Davis 카마스 데이비스는 남서 프랑스에서 도살 및 가금류 기술을 연구하고 포틀랜드 시민들에게 지역 사회 및 지역 식량 경제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데 앞장서고 있다. 


한국에서도 만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마켓

프랑스어로 장터, 시장을 뜻하는 의미의 마르쉐 마켓은 혜화와 성수동에서 열린다. 돈과 물건의 교환만 이루어지는 시장 대신 사람, 관계, 대화과 있는 시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 의해 시작이 된 마르쉐 마켓. 농부의 손으로 만든 제철 식재료와 정성을 들여 만든 수공예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http://www.marcheat.net


띵굴 시장은 마르쉐보다는 역사는 짧고 플리마켓 형태에 가깝다. 한국판 살림의 여왕으로 불리는 이혜선 씨가 시작점이 되어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형태로 시작이 되었다. 띵굴 시장은 홀트 아동복지회를 통해 후원도 하고 있어서 의미가 크다. 

http://ddingulmarket.com


가장 중요한 것은 주의를 기울이면서 먹는 것


지속 가능한 먹거리를 위한 아주아주 간단한 실천 법

지속 가능한 먹거리를 위해 내가 실천하는 방법 몇 가지가 있어 공유해볼까 한다.

1. 지역 식자재를 이용한다. 가능한 재래시장을 이용한다.

2. 육류의 섭취는 가능한 적게 하고 해산물의 섭취를 늘린다.

3. 식자재를 살 때 유기농인지 글루텐프리인지, non gmo인지 확인한다.

4. 가방에 항상 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닌다.

5. 카페에 갈 땐 텀블러를, 빨대가 필요할 땐 종이 빨대를


가장 중요한 것은 주의를 기울이면서 먹는 것이다. 그 음식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생각하다 보면 지속 가능한 식량 공급원을 찾는 노력을 조금이나마 할 것이다. 거창한 지속 가능한 이팅은 아니지만 그래도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다 보면 언젠가는 나도 사회에 기여하는 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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