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ENA Nov 05. 2023

직장인의 잡생각 로그

짧은 글: 의식의 흐름

2023년 어느 날 회사 출근


8:30 AM 오늘 며칠이지?

(폭풍 업무)

9:30 AM 벌써 10월이 끝났네… 시간 진짜 빨리 간다. 뭐했냐 이번달에

9:33 AM (이번달 무엇을 했는지 지난 달력을 보며 회상) 아...맞다. 뉴욕 갔었구나. 갔다온지 벌써 3주나 지났네.

(폭풍 업무)

10:10 AM 배고파.

(옆 자리 직원과 잡담)

10:30 AM 오늘 뭐 먹지?

11:00 AM 읅... 결정장애. 오늘은 그냥 멕시칸 먹어야지.


11:30AM 시간 왜케 안가 배고픈데

12:00 PM (점심 후다닥)


(점심 식사 후 책상에 착석)


1:20 PM 아... 일하기 싫다.

1:25 PM 회사 때려치우고 유튜브나 할까?


1:26 PM 유튜브를 하면 무슨 콘텐츠를 하지? … 브이로그는 너무 식상해. 운동 채널은 지식이 없고, 먹방은 소화 능력이 떨어져서 안되고… 뭔가 획기적인 콘텐츠를 해야 돼. 그래야 대박이 나는데…


1:27 PM 뭐하지?


(유튜브 접속, 화면 내리기, 킵 고잉) 


1:28 PM 얜 또 뭐야.


1:28 PM (5초간 시청 후 끔) 뭔데 조회수 이렇게 높은데… 이해할 수가 없네.


1:35 PM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은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개나 소나 다하니까 그만큼 경쟁이 세지만 실력은 하향 평준화되겠지? 그럼 해볼 만 한가? 틱톡은 진짜 못하겠고…


1:38 PM 세상 돌아가는 거 정말 신기하네… 유튜브라는 걸로 몇억씩 벌고.


1:40 PM 이러다가 정말 사람들이 메타버스로 옮겨가는 거 아냐?

1:40 PM 가상공간에 레스토랑도 생길까? 밖에 나가기 귀찮은데 외로울 때 메타버스에서 가상 친구와 클러빙….? 상상이 안가네. 아 너무 늙었나.


1:41 PM 하긴 나도 이제 꼰대 세대이긴 하지. 하… 시간 너무 빨라.


(미팅 후 자리 착석)


3:01 PM 하... 진짜 쓸데없다. 언제까지 이러고 살아야 하지? 저 ㅅㄲ는 왜 맨날 저러는 걸까. 


(은행 앱 접속, 잔고 확인)


3:03 PM 요번 달 카드값 실화냐? 왜 맨날 돈을 버는데 돈이 없냐... 하.. 적금을 깰까?

3:04 PM 연애하고 싶다. 


(한시간 동안 폭풍 업무)


4:03 PM 왜 아직도 4신거지? 오늘 저녁은 뭐 먹지? 점심 때 많이 먹었으니까 좀 적게...근데 왜 자극적인게 땡기냐? 때 됐나..? 


(핸드폰 생리 주기앱 확인) 


4:04 PM 미친...생리 할려면 15일이나 남았는데... 하...진짜 평생 호르몬의 노예이군. 왜 여자로 태어나가지고...ㅜ


4:16 PM (*스타그램 접속, 피드 스크롤, 유머짤) *소리없는 흐느낌, 어깨 들썩, 잇몸 만개*

4:17 PM (친구 태그)

4:20 PM (이메일 확인) *폭풍 답장* 아 좀...이멜 좀 읽어라. 밑에 그렇게 얘기했는데 이런 찐따같은 질문을 하네...왜 인간들이 몇줄만 넘어가면 이멜을 안 읽어 짜증나게..


5:30 PM 오 드디어 5시 반! 갈 준비....


5:44 PM (짐은 아까 다 챙겼지만 눈치 보며 이메일 체크) 제발 아무도 말 걸지마....


(엘리베이터 탑승)


5:45 PM 갑자기 엘리베이터 추락하면 어떻게 하지? 죽겠지? 추락할 때 높게 점프하면 될까?


5:47 PM 하… 오늘도 힘든 하루였다.


 



작가의 이전글 난 엄마 같이 안 살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