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별똥별이었는데, 느렸어. 느렸다고!
땅에서는 별똥별이 보이면 아주 찰나의 순간이라 소원을 빌새도 없이 지나갔는데, 하늘에서 보는 별똥별은 뭐랄까, 이게 별똥별이 맞긴한가. 소원을 빌면 될까. 여러 고민들을 할 시간마저 충분했다.
별똥별을 보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말은, 사실 그 아주 아주 찰나같은 순간에 번뜩 떠오를 정도로 간절히 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걸 아는 내가 방금 지나간 별똥별을 보면서는 무슨 소원을 빌어야할지 한참을 고민했다. 아 이게 좋겠다 생각하고 소원을 빌었다. 소원마저 없는 삶을 살았던걸까, 내가 바라는게 무언지도 모르고 살았던걸까. 그렇게 빈 소원이라도 소원은 이루어지면 좋겠다. 그래, 적어도 너의 불행을 빌진 않아서 스스로가 조금 뿌듯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