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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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먼 기억 속에
아침이 있다.
몇 년이 지나도 또렷하게 기억나는 그 아침.
가족을 잃은 사람에게 이미 오래 지나버린 지겨운 이야기는 없다.
그 이야기는 매번 말문을 막게 하고
그 끝은 할 말을 멎게 한다.
세상을 떠도는 그 어떤 것도
나와 완벽하게 동떨어져 관련 없는 것일 순 없다.
단지 운이 좋았을 뿐.
내 곁에 서면 비참하고 끔찍한 일이 되고,
네 옆에 서면 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일이 되는.
그런 일이 있을까.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인간에 대한 믿음이 극명하게 갈리는 날.
그대로
지나치기엔
이미 우리는 많이 울지 않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