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확실히 분위기에 취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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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너와 단둘이 숲길을 달릴 때
차 안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때마침 내가 좋아하는 노래일 때
더욱이 덥지도 춥지도 않은 밤바람이 우리 옆으로 불어올 때
별이 쏟아지는 까만 밤하늘 아래 함께 서 있을 때
방파제에 앉아 일렁이는 물결을 볼 때
“나는 확실히 분위기에 약해. 지금 너무 기분이 좋다.
막 사랑에 빠질 것 같은 벅차고 설레는 기분이야.”
차창 밖으로 살짝 손을 내밀고, 밤바람에 코를 찡긋하던 내가 말하자.
“나는 확실히 사랑꾼이야.”라고 네가 말했다.
“왜?”라는 내 물음에 너는,
“방금 네가 기분이 좋다고 하니까, 나도 기분이 좋아졌어.
나는 네가 행복하면 나도 완전히 행복해.” 라며 으쓱해했다.
어깨를 으쓱이는 네 모습이 귀여웠다.
내 기분을 먼저 생각하는 너를 익히 잘 알고 있지만,
오늘 밤.
사랑꾼이라고 말하는 네 모습이
꽤 오래 기억이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