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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그래피 석산 Aug 18. 2023

제51편_ 내 사랑 소리치킨

"형식적이고 볼품없는 플라스틱 명패는 가라!" 


'섬 마을 주민들과의 소통'을 화두로 시작한 프로젝트 "사랑의 폐목서각 명패 달아주기 운동" 시즌3은 평생 동안 폐목이 사라질 때까지 계속된다.


제7호 박하준ㆍ김정순 (소재지_ 진도군 조도면 창리길)님의 폐목명패를 달아드렸던 때가 2021년 12월로 기억이 된다.


진도군 조도면에는 2천여 명의 인구가 분포하는 대한민국 섬으로는 큰 섬에 해당된다. 섬에서 생활하기 위해서는 자동차가 없으면 불편할 정도다.


하나밖에 없는 치킨집을 운영하는 박하준 내외가 내게 명패를 달아달라고 부탁한 게 그 해 10월쯤 이니까 두 달 만에 명패를 달아준 셈이다.

명패를 달아드리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100% 폐목으로 명패나 현판을 제작해서 달아드리기까지는 정확한 기일을 약속할 수가 없다. 제작 기간이야 며칠 정도면 끝나지만, 문제는 원하는 폐목 재료를 무인도에서 찾을 때까지의 시간이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고 기다려야 만 달아드릴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세상 일이라는 것이 내 뜻대로 마음대로 조정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그 반대로 '기다림'의 시간도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  


누군가에게 좋은 기억을, 나에게는 또 한 편의 보람을 선물할 수 있다는 것이 참 기쁘다.

'내사랑 소리치킨 박하준ㆍ김정순' 댁에 폐목 명패가 달려있는 모습

*서각 비하인드>>

1. 명패로 서각 하기에는 가장 좋은 조건의 폐목을 수집해서 작업을 했다. 폐목의 전체적인 면을 볼 때 좌와 우의 형태가 일직선이 아닌 자연 조각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상ㆍ하도 마찬가지다. 인위적으로 가공을 해도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을 텐데.. 보면 볼수록 탐나는 폐목 판재였다.


2. 폐목에서 풍기는 이미지 역시 손색이 없을 정도로 단단하고 수축되거나 습기 먹은 부분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작업을 하는 동안 기분까지 좋았던 기억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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