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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호원 Jan 17. 2021

트렌드코리아 2021

#2주1책_97th

#2주1책
#트렌드코리아2021

돈주고 사기는 아까운 책이라 생각하기에 어떻할까 고민하다 e-book을 골랐다. 읽을 사람이 다 읽은건지, 회사에서 여러 권 사둔건지, 곧바로 다운로드가 가능했고, 읽기를 시작했다. 전자책이라 언박싱까지는 할 필요없다. 첫표지! 김난도씨는 왜 항상 이빨 보이고 있지? 빡쌘 군대를 다녀온건 아니지만, 나는 일상에서 이빨 보이고 있는 건 싫다. 군대말로 ‘입 다물어, 이빨보이지마~’하고 싶다. 하지만 나보다 어른이므로, 그리고 대부분의 책에서 이빨 보이는 모습은, ‘이사람은 듣는 귀보단 말하는게 앞서는 사람일거라’는 선입견에 콘크리트 타설을 해주는 것 같다. 별얘기를 다한다.

두 번째 트집
서울대 트렌드 분석센터 인원인가보다, 9명의 이름이 나온다. (책 마지막에, 이분들의 직업이 나온다, 절반은 트렌드 분석센터 인원, 절반은 아닌 것으로.. 스포일러는 아닐 듯, 책 표지에 나와있는 이름들의 소속이 분석센터 직원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으므로) 나는 사람을 만나서 호구조사할 때 ‘나이, 소득, 가족관계’를 파악하는 편이다. 나이를 통해 성장환경과 배경을 유추하고, 가족관계와 소득은 인생설계와 위험설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나아가 세금설계와 목적자금, 투자설계에도 반드시 고려해야하는 사안이다)

이름으로 봤을 때 성별을 추측하면, 남성(김난도), 여성(전미영, 최지혜, 이향은, 이수진, 한다혜), 이름으로 성별 추측 불가능 (이준명, 서유현, 권정윤) 김난도씨는 남자, 전미영씨는 여자 (강의를 들은적 있음), 나머지는 이름으로 봤을땐 모르겠다. 확실한건 남성일거 같은 분보다 여성일 것 같은 분이 더 많다. 일단 여성 참여자가 많다는 선입견부터 갖고 읽기에 들어가본다. (전공수업때 세계화 시대에서 Female, Fiction의 중요성에 대해서 배웠고, 인정하고 필요하고 수긍한다)

Unboxing 들어가자마자 (한페이지 넘기자마자) 무시무시한 소리가 들린다. “본서의 일부를 인용 또는 재사용하려면 반드시 저자와 출판사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저자와 출판사는 어떻게 해야하나, 출판사는 개인인가 법인인가, 전화? 문자? 방문? 통보? 사후? 사전? 통념대로?) 하지만, 다른 책에 비해 좀 양호해보이는건, 무단 전제와 복제를 금하면서도 어겼을때의 처벌에 관한 사항은 없다. 처벌과 벌금에 대해 모를 것 같지 않은 저자들과 출판사가 그 내용을 언급하지 않은껄 보니, 여기 나오는 내용 역시 어디서 인용하거나 재사용한 것이 아닐까 하는 (합리적인) 선입견이 들었다.

(전자책이므로), 1% 지나가는 서문 첫단락 말미엔 늘 그러하듯 과거의 예측 성공사례를 이야기한다. 언택트라는 단어를 처음 소개했다는 내용부터 여러 가지를 예측했다는 내용이다. 아주 친절하게도 ‘코로나19’이후 새로 등장한 트렌드 중에서 <트렌트코리아>시리즈가 언급하지 못했던, 깜작놀랄만큼 새로운 키워드는 거의 없었다는 대목이 인상깊다. 이 책을 손에 쥔 채 시종일관 걱정되는 대목이다. 얼마만큼 놀라야 깜짝 놀랄것이고, 키워드의 종류는 몇 개여야 한다는 학자로서의 근본적인 근면성과 기성작가로서의 책임감, 이 사회가 얼마나 자기 손바닥안에서 쥐락펴락 가능할 것 같은가에 대한 자신감이 보이고, 환갑을 바라보는 이 시대 어른의 우월감(겸손하지 않아 보이는 마음)이 느껴진다.

전년도 2019, MIGHTY MICE에 대한 분석 혹은 변명 혹은 호보를 위해 상당한 페이지를 할애한다 (30%), “T”진행중인데, 15%가 소진됐다. 지면활용에 관한한 작가와 출판사의 몫이지만, 재탕삼탕의 의도인지 변명의 의도인지, 분량확보인지 모를 작년도서 리뷰에 가까운 글이 상당부분 실려있다. 기존 내용에 집착할 수 밖에 없는 도서출판 행태다보니 이해한다. 그런데 ‘예측’이 아니라 ‘중계’를 반복하는건 읽는이에게 예의는 아닌듯하다. 2020년 트렌드 가운데 특화생존, 트렌트코리아 2020이 4가지 특화전략을 제시했다고 주장한다. 그 내용을 본다면, 쌍끌이, 저인망과 다를게 뭐가 있나싶다. (1) 핀셋처럼 ‘고객의 특성’을 관찰해 특화하고 싶은 마켓을 골라내고, (2) 고객의 니즈 가운데 하나를 파악, (3) 컴퍼스에 동선,지역상권, (4) 낚싯대처럼 자사가 가지고 있는 ‘하나의 역량’에 힘을 모아야.. 라는 이야기를 한다. 이 4가지와 ‘선택과 집중’, ‘분석과 공감’과 뭐가 다를까 싶다. 이야기꺼리가 부족한 예시가 부족한 책(컨셉) 예비 구매자(혹은 기업)들의 구미가 당기도록 짜깁기와 재편집 한것에 지나지 않는 분량배정이라고 본다. 나는 Simple is best가 옳다고 보는데, 모르겠다.

“C-mice의 C에 해당” Convenience as a premium을 예측의 키워드로 하고 식기세척기 판매량 급증현상을 결과로 제시했다. 도대체 트렌트코리아에서 예측하지 않은 사회현상은 무엇이 있을까 싶을정도로 저인망 수법이라 생각한다. 예측력인가 중계력인가, 아니면 편집력인가. 인과관계가 약해보였다. 사회 각 계층에서 신기한 현상에 대해서 ‘예측의 결과물인것처럼 중계하고 홍보하는건’ 실용학문일지언정 최소한 ‘~학’을 전공한 학자의 의무에 대해서 묻고 싶다. (소비자학은 소비 진작이 의무인가) 선택과 집중이 21세기를 관통하는 가치이고,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풍토이긴 하지만, 연구 결과물에 대한 검증작업은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가하는 의문이 든다.

전자책 한권 읽으면서, 너무 민감한거 아닌가, 삐진 상태를 보여주는건 아닌가 싶지만, 지나치면 권력이 되고, 견제장치를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까는 것이다. 간단히 하면 돈 받고 광고하는 것과 대표현상 중계(예측이라 불리는 건)는 종이 한 장차이라 생각한다. 미국에서 총기 사고가 나는 이유(총기규제가 안되는 이유)와 맥이 닿을수도 있는 이익집단의 포장수단으로 전락해선 안된다는 점이다. 한 생명이 소중하고, 생명의 크기를 평가할 수 없듯이, 뉴스에서 중계되는 선진국 1명의 희생과 후진국(혹은 개발도상국)의 대량 난민, 기아, 산업재해 사태가 보도되지 않는것처럼, 뉴스나 영향력있는 출판매체들은 ‘윤리의식과 도덕정신’을 갖춰야 한다. 이 모든 걸 기대할 수 있는 트렌드코리아는 아니지만, 그런 입장도 견지했으면 한다.

‘C’의 마지막 문장을 빌리면, ‘편리미엄이 단지 편리 제공에 그치지 않고 필환경 시대에 지속가능한 건강한 트렌드로서 현대인의 일상을 프리미엄하게 채워주기를 바란다’에서 사회적 약자나 환경문제, 사회의 어두운 면을 고민한 흔적은 없어 보이며, 소개하는 것들을 ‘소비’이외엔 대안없음을 보여주는 면, 적어도 나에겐 실망스럽다. (지방에 대한 언급, 새롭지 않은 것에 대한 언급, 같은 거 두번세번 언급하는 버릇은, 내가 시간나면 연구해볼 예정이다 - 그럴 것 같지 않을 때 흔히씨는, 시간나면 밥한번 먹어요-

‘C’ 의 마지막 페이지 유현준 교수 언급의 각주 ‘33’의 크기가 크다. 이건 명백한 오타다. 오타 체크는 기본중의 기본! (나의 테블릿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일수 있다)

십여년전부터 기대가 큰 책이었다. 친척어르신과 대학동기동창이라 애착이 있었고,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까일 때, ‘까지 마라~ 어른도 아프다’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이젠 권력이 된 듯하고, 고정팬층이 있으니까, 사회현상을 이끌려는 태도가 아쉽다. 예측력과 중계력이 뒤범벅된 ‘짜파구리’같은 느낌이다. 내년에도 기회가 되면 읽을 것이다.

트렌트코리아 시리즈는 요약본이 엄청 돌아다닌다. 실제로 자세히 읽어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책을 사면 끝까지 읽는 호킹지수와 마찬가지로, 이런 실용서를 끝까지 그리고 꼼꼼하게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호킹지수가 낮을 것 같다. 책의 시작과 끝은 주력기업의 광고판, 현관 출입문에 붙은 광고 전단지와 다를 것 없다고 본다. 삶이 원래 그런 것이라면 할 말 없다. 그러기엔 책을 읽고나서, 승자독식의 느낌을 지울수가 없어 속상하다. 읽고나서 찜찜한 책이다. 요즘 사람이 되기 위해서 읽기를 생각한다면, 마지막에 나오는 참고 신문자료만 읽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가치판단은 독자들이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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