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바르게 비우고 바르게 채우기

1일 1비움 수행

2021년 5월부터 매일 하루에 하나씩 불필요를 비워내는 습관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름하야 1일 1일 비움 수행 줄여서 “비행”입니다. 불필요한 물건과 생각과 감정을 비워내고 지금 필요한 것, 집중할 것, 가진 것에 감사하고자 시작한 챌린지입니다. 매달 한 기수씩 벌써 4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나에게 필요한 챌린지여서 시작했는데 함께 하는 도전자분들이 비행을 통해 홀가분함 느끼고 계서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정리수납 강사자격을 취득하고 정리수납전문가 과정을 진행하여 자격 취득을 돕고 있지만 정작 우리집은 맥시멈라이프로 살고 있어 자격지심과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남편도 고등학교 정석을 아직 가지고 있을 정도로 물건 비우기의 필요성과 절실함이 저의 바램의 크기와 같지 않고 저 역시 다양한 관심분야와 도전으로 인해 필요한 도구와 책이 넘처 나는 실정입니다. 아이들 역시 필요가 아닌 욕구에 의해 물건을 구매와 소유를 즐기고 있습니다.    

  

 남편이 오죽하면 “내가 당신 차량 사진 찍어서 SNS에 폭로 할꺼야!”라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할 때도 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가장 나다운 공간의 모습은 정리수납전문가와는 전혀 딴 세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깨진 유리창이 법칙처럼 아이들이 먹다 흘린 과자 부스러기, 비닐껍질, 테이크아웃 커피컵, CD음반, 각종 필기구들이 하나 둘씩 쌓이기 시작하면서 한 번에 정리하기엔 엄두가 안 나는 양으로 늘어나는건 순식간이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공간도 한번 무너지면 자석처럼 같은 기운을 끌어당겨 한 순간에 공간의 질서를 무너뜨리기 쉬운데 눈에 안 보이는 생각과 정보들을 두서없이 관리 되고 있을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비행 수행을 하면서 물건을 비우기도 하지만 단톡방 정리, 사진첩정리, 어플정리, 컴퓨터 바탕화면 정리까지도 영역을 확대해서 수행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도 들어올 공간이 없으면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1기부터 함께 매달 계속해서 21일 챌린지를 도전하는 선배님 중에는 주방에 위치한 키 큰 수납장을 비워내기도 하고, 20년이 지난 피아노를 비워낸 경우도 있었습니다. 묵은 체증이 싹 내려가는 기분을 맛보셨고 새로운 것으로 채울 기대감도 내비치셨습니다. 이제는 비워내기에 이어 주차별 미션 영역을 정리수납 한 뒤 인증하는 것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불과 몇 분 만에 끝날 정리를 왜 그토록 오랜시간 방치하고 있었던가 반성도 하게 되고 앞으로 시간 내서 주기적으로 정리하겠다 다짐하는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딸들에게도 엄마, 아빠의 맥시멈라이프와 필요가 아닌 욕구를 채우는 모습을 본받지 않게 하기 위해 조심하고 있습니다. 욕구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는 삶과 겸손한 마음으로 사는 삶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돈을 아껴 쓰고 절약하라가 아닌 필요와 욕구를 구별할 수 있는 분별력과 필요에 따른 과감한 투자와 몰입과 절제를 배워나가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먹을 것도 풍족하고 물건도 풍족하고 즐길 유흥거리가 넘쳐 나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인생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고 내 시간과 에너지와 열정을 쏟을 사명을 가지고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아가기는 것 또한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소중한 것은 없어져보면 알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평범한 일상, 사랑하는 가족, 소중한 내 자신, 내 꿈과 사명, 소중한 친구와 이웃들을 잃어보기 전에 후회하기 전에 잘 챙기고 돌볼 수 있는 여유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면 더 바랄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비워내는 일은 상실의 아픔과 고통을 동반하는 행위라 추억이 담겨 있을수록 실천으로 옮기기가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비교적 가벼운 비움 근육부터 키워나가길 추천드립니다. 유효기간이 지난 의약품, 맛이 변질된 음식물 등 비울까 말까 고민할 여지가 없는 것부터 비움의 근육을 키워나간다면 추억의 물건들을 비우는 자유를 맛볼 수 있게 됩니다. 그런 뒤 남기고 보관하기로 한 소중한 것을 지키고 돌보는 관리를 하고, 필요한 것이 있다면 바르게 기준을 삼고 채워나가길 응원드립니다.     

 

 사랑하는 세 딸이 뒤늦게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잃어보기 전에 소유의 기준을 잘 정립하고 최소한의 것으로 관리하며 진짜 원하는 일을 하며 살아나가길 응원합니다. 저 역시 그렇게 살아가길 바래보며 다짐해 봅니다. 

작가의 이전글 독서의 힘-미래를 준비한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