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행복의 ㅎ 줍기’라는 문구를 샀다. 리추얼 프로그램이나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사이트에서 발견했다.
‘100 tiny little happiness’라는 작은 제목을 가지고 있는 이 키트는, 100칸으로 나뉜 커다란 종이와 도토리 스티커, 키트의 취지가 적힌 카드, 그리고 이것들을 다 모아 넣는 파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일상의 사소한 행복을 떠올려 매일 기록해 보자는 취지이고, 그 행복을 ㅎ이라는 작은 도토리로 표현한 귀여운 문구류였다. 아이들과 함께 소소한 즐거움과 행복을 떠올리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벌써 4일 넘게 아이들과 오늘의 행복을 기록했다. 하루 기록의 공간으로 주어진 작은 네모칸 안에 ‘첫째-둘째-나’의 순서로 각자 오늘 하루 가장 행복한 일을 적고, 그 옆에 귀여운 도토리를 하나씩 붙였다.(도토리 컬러별로 행복의 카테고리를 정하게 되어 있다. 노란색은 가족, 빨간색은 건강과 같은) 첫째는 ‘아빠랑 단둘이서 숙제한 일’, 둘째는 ‘유치원에서 친구 00을 만난 일’, 나는 ‘남편과의 짧은 티타임’ 등 각자 적고 싶은 귀여운 일들을 삐뚤빼뚤한 글자로 채웠다.
이미지 출처: 밑미
여러 이유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멘탈 관리 방법으로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보거나 작은 성취부터 시작해 보라는 조언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장기적인 목표나 내가 온전히 통제할 수 없는 거대한 것들에 집착하기보다는, 매일의 작은 성취나 즐거움에서 만족감을 얻는 연습을 하는 것. 또 현재에 집중해 매일 어떤 것을 쌓아가다 보면 그게 발전을 위한 자산이 되기도 한다. 혹 특별한 자산이 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잠깐의 기쁨이라도 느꼈다면 그 자체로도 충분히 의미는 있을 것이다. 계속 그렇게 스스로를 연습시켜야 정신 건강에도 유리할 것.
아침 출근길 유튜브에서 이런 제목의 영상을 발견했다. ‘힘들 때 힘을 빼면 힘이 생긴다.’ 일단 내려놓고 힘을 빼니 호기심도 생기고 작은 의지들이 생겨나는 요즘이다. 장기적인 걱정일랑 잊고 그냥 지금 힘을 뺀 이 상태로 쉬운 것들만 한동안 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