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도 정착기
고양이들은 평화로운 신산리 마을을 더욱 평화로워 보이게 만드는 존재이다.
신경질적이며 어딘가 절박해 보이는 도시 고양이들과 달리 이곳 신산리 고양이들은 위기감이라곤 없이 담벼락 곳곳에 늘어져 있거나 골목 사이를 느리게 걸어 다닌다. 대부분 온순하고 인간들에게 친절한 것이 마치 여유 넘치는 유러피안 고양이 같다.
이 시골 고양이들이 그토록 여유로워 보이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인구 밀도가 낮아 골목을 지나다니는 차량 수와 해코지를 하는 사람 수가 적어서이기도 하겠지만 개들을 마주할 일이 없어서이기도 하다. 시골 개들은 평생을 짧은 줄에 매여 살 운명이기에 고양이에겐 참 다행인 일이지만 개들에겐 너무 가혹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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