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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화전도사 Jun 24. 2019

■ 3. 정말 공부가 내 꿈을 이뤄줄까?

꾸준히 공부를 하지 않았던 결과는 처참했다. 다시 공부를 시작하다.

5. 2년 연속 1등 했던 팀, 꼴찌를 하다

 2013년, 2014년은 직장생활을 가장 열심히 했던 시기이다.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들을 열심히 연구하고 분석했었고, 성과도 나왔다. 다만, 외식 프랜차이즈를 전문적으로 공부했던 것은 아니었다. 혼자 인터넷 조사와 현장 방문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파고 들어서, 성장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에 대한 나만의 규칙을 정리했던 것이다.  


 2015년이 되자, 지금까지와는 상황이 달라졌다. 이전처럼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을 연구하고 나만의 규칙을 정리하기에는, 나만의 공부 방법을 실행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우선, 내가 담당하던 고객사의 매출 규모가 커지다 보니 일이 늘어났다. 고객사로부터 요청받아서 처리해야 할 일이 늘었다. 또, 개인적으로는 둘째가 태어났던 해였기에 자기 계발, 공부보다는 업무와 가정, 그리고 육아에 집중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공부와의 거리는 멀어지기 시작한다. 게다가 팀에서 달성해야 할 목표는 크게 높아졌다. 영업본부 내에서 2년 연속 1등을 했기에 그 기대치만큼이나 팀의 매출 목표도 높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매출은 오히려 줄어들고 급기야 바닥을 치기 시작한다. 성과가 좋았던 적이 과연 있었나 싶을 정도로 납품 실적과 매출은 줄어들었고, 매출에 크게 기여했던 제품의 시세가 하락하면서 매출(매출 = 시세/가격 X 물량)은 곤두박질친다.


 설상가상 소속된 팀의 인력이 부족한 상황을 맞게 된다. 기존의 팀장이 다른 팀으로 옮겨 가고, 같이 근무하던 선배가 우리 팀의 팀장 보직을 맡게 되었지만, 인원 충원은 되지 않았다. 해외연수를 다녀온 직후인 2015년 3월에 있었던 일이다. 팀장을 제외한 팀원들이 팀 내 고객사와 일을 나눠서 하기로 계획했지만, 인력이 한 명 부족한 상황은 팀 운영에 매우 큰 타격을 주었다. 전 구성원의 일이 늘었고, 늘어난 일을 빠듯하게 수행하다 보니 팀원 간에 업무 인수인계도 늦어졌다. 또, 제대로 되지 못했다. 그러면서 각자 새로운 업무와 예전의 업무를 동시에 쳐내야 하는 힘든 상황을 겪게 된다. 새로운 팀장이 된 선배 역시 팀원일 때의 업무와 팀장으로서의 업무를 동시에 해야 했다. 구성원 모두가 힘들고 지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C기업 식품사업 부문에서 2년 연속 1등을 했던 팀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건 한순간이었다.     

6. 공부를 꾸준히 해뒀어야 했다

 사내에서 1등을 여러 번 했다는 자부심도 이제는 잊혀진 과거일 뿐이었다. 게다가 아무리 근무시간이 늘고, 야근을 해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그 사이 특색 없는 개인 브랜드의 외식 매장들이 줄어들고, 대형 복합 상업시설이 생기고, 몰링(malling) 트렌드가 붐을 이루기 시작했다. 다양한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생겨났고, 성장하였다. 우리 팀에서 거래하던 기존 고객사도 성장하여 자연스럽게 매출이 늘기도 했지만, 시장이 성장한 폭에 비해 우리 팀의 매출 신장폭은 적었고, 목표에 비해서는 못 미치는 성과를 내었다. 돌아보면 그 당시에 목표가 높다고 투덜대긴 했지만 이에 대해 항의할 수는 없었다. 왜냐면 2년 연속 1등을 한 팀이기에 기대치가 반영된, 높은 목표를 받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또, 다양한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생겨나고 시장의 규모가 커져가고 있었다. 다만, 우리가 미리 준비하고 대응하지 못했던 탓에 새로운 외식 프랜차이즈를 상대로 새로운 제품, 원료를 공급하지 못했고, 매출을 발생시키지 못했던 것이다. 그 당시의 어려움은 1등을 했을 시기에 시장의 트렌드를 읽고 새로 생겨나는 외식 프랜차이즈에 제안할 수 있는 제품이나 원료를 준비해두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기인했다. 그 사이 경쟁사에서는 공격적인 투자와 영업활동을 했고, 우리 팀은 손을 놓고 고객사를 잃고 있었다. 외식 프랜차이즈가 변해가는 트렌드를 미리 읽고, 소비자의 성향도 미리 읽었다면, 과연 바닥을 쳤을까? 그에 맞춰 영업전략을 짜고 빠르게 실행했다면, 그 당시의 어려움은 겪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그 당시에는 그 상황을 넘기기에 급급하다 보니 시장을 분석하고 고객을 분석하고, 또, 그에 맞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경쟁사보다 빠르게 고객사에 제안할 수 있도록 공부하고 연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다. 전문성을 높이고, 다시 성과를 내기 위해 시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성과가 좋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보고서를 작성하느라 바빴다. 얼른 이 시기가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었다. 크게 달라지는 것 없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성과가 부진한 사유만 분석하는 동안 1년 반의 시간이 지나갔다. 시간이 지나 2016년 11월, 신규 사업과 조직의 새로운 먹거리를 연구하는 TF 팀에 가게 되었다. TF 팀에서 시장, 경쟁사, 고객사 분석 등 이전에 비해 크게 노력을 기울이며 다음 해에 시도할 전략을 찾고 최종 전략 보고서까지 작성하여 경영진에게 보고 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새로운 사업 진출, 신제품 개발, 영업 범위 확대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전략이 나왔다. 하지만, 주로 고객사 바이어나 경쟁사 실무자를 상대로 좁은 범위에서 조사를 하였고, 기존 인력의 머릿속에 있던, 이전에 이미 나왔던 전략을 살짝 수정하여 재활용하듯이 나온 전략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시도하기에 불안한 전략들이 대다수였다. 결국, 2달간의 TF 활동은 소득 없이 끝났다. 그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5명의 인력이 2달 동안 쏟아부은 노력은 달랑 발표용 보고서 하나만 남겼다는 사실은 외식 프랜차이즈, 외식사업을 공부해야겠다는 동기로 이어졌다. 재직기간 5년 ~ 20년 사이의 베테랑들이 모여서 활동했던 TF의 성과는 초라했다. 몇 가지 기획안이 나왔지만, 투자 대비 성과가 나올 것인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결국 실행되지 못했다. 모두, 시장, 고객, 경쟁사, 자사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평소에 학습이 부족했었다.      


7. 평생교육원 과정 수강으로 변화의 첫걸음을 내딛다

 TF가 끝나고 팀으로 복귀하였다. 매출 실적, 성과가 안 좋을수록, 근무시간은 늘어갔다. 성과가 좋지 않다는 문제가 발생했기에,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전략을 세워야 했다. 하지만 7년간 회사를 다니면서 조직의 성과가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이미 다 경험해봤다. 이번에 내놓을 전략 역시 이전에 나왔던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 많은 전략이 쏟아져 나오지만, 전략의 대다수는 실행 후 성과가 불투명하기에 시도하지 못했던 전략들이었다.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했지만, 투자수익률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시도를 하지 못 했던 것들이었다. 실무로만, 경험으로만 조사, 분석을 하기에 전략의 성과가 불투명했고, 실행 가능성 역시 낮을 수밖에 없었다.


 다른 돌파구가 필요했다. 외식 프랜차이즈에 대해 공부를 해야겠다고 느꼈다. 대학원에 가야 할까? 어느 대학원에 어떤 과정으로 가야 할지 몰랐다. MBA 과정에 등록하여 학위를 취득하는 직장 선배들이 여러 명 있었기에 나 역시 관련 교육과정을 찾아보았다. 찾아보니, MBA 과정이나 외식 관련 과정은 너무도 많았다. 그중 MBA 과정보다는 현재 담당하고 있는 업무와 관련성이 높은 외식 관련 교육과정으로 방향을 정했다. 서울시에 소재하고 있는 많은 대학교에는 저마다의, 다양한 외식 관련 교육과정이 있었다. 그중 매주 1번씩 출석을 해야 하는 외식 콘셉터 과정에 등록하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회사에서 가장 가까웠다. 그리고 대학원도 아니었다. 사이버대학교 평생교육원의 과정이었다. 거창하게 대학원, MBA가 아니라 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였다.

 


 평생교육원의 교육과정이 3~4개월을 주기로 반복 진행되고 있었고, 때마침 개강이 코앞이었다. 그래서 우선 공부를 시작해보자는 마음에 등록하였다. 다년간의 영업사원 생활에서 가급적 밑지는 장사, 그런 선택을 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있었다. 준비되지 않은 내가 바로 대학원에 입학하는 일은 밑지는 장사라고 느껴졌다. 공부할 준비도 되지 않았고, 집에는 책상도 없었다. 대학교 졸업 후 책상은 없어졌고, 작은 책꽂이만 하나 있을 뿐이었다. 또, 1년에 책을 5권도 읽지 않는 내가 대학원에 간다고 달라질 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택했던 곳이 평생교육원 과정이었다. 일단 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데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선택했던 과정이었다. 공부를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고 평생교육원 과정에 등록한 일이 바로 변화의 첫걸음이었다. 2017년 1월 23일, 첫 강의에 출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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