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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화전도사 Jun 21. 2019

■ 1. 정말 공부가 내 꿈을 이뤄줄까?

조리전공을 선택하고, 프랜차이즈 사업모델이 만들어진 미국을 다녀오다

1. 조리 전공을 선택했던 이유

“맥도날드와 같이 세계로 뻗어 나가는 한식 프랜차이즈가 나오는데 기여를 한다.”

 부산 출신이었던 내가 서울의 경희대 조리서비스경영학과에 입학했던 이유였다.

 내가 대학교에 입학했던 2003년, 아웃백 스테이크, 베니건스, TGI 프라이데이 등 다양한 패밀리 레스토랑이 계속 매장을 늘려가고 붐을 이루기 시작하였다. 다양한 해외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국내에 매장을 열고 있었다. 왜 자꾸 해외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걸까? 한국 외식 프랜차이즈가 해외로 나가는 사례는 많이 없을까?


 한국 음식을 경험할 수 있는 한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만들어서 해외로 나가보는 건 어떨까? 배워서 도전해볼까? 이런 생각에서 조리과에 지원하고 입학하였다. 외식사업에서 핵심은 음식, 그리고 조리라고 판단을 했고,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조리과에 들어간 것이다.


  그래서 입학 후 선배들이나 다른 동기들처럼 유명한 레스토랑에 보조로 들어가서 실무 조리를 배우거나 해외 조리학교로 가서 조리 실력을 쌓는, 셰프가 되는 길을 택하지 않았다. 대신 외식 프랜차이즈가 운영되는 원리, 시스템을 알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교 입학 후에 바로 CJ 푸드빌에서 운영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에 파트타이머로 지원하였다. 그 당시 패밀리 레스토랑의 메뉴들은 하나같이 화려하고 멋져 보였다. 대학생이 자주 가기에는 살짝 부담스러운 가격대였지만, 내 또래들 대다수가 아웃백 스테이크, 빕스 등에 가는 것을 좋아하였고, 그곳에서의 경험에 만족하곤 했었다. 그런 패밀리 레스토랑 중 하나였던 빕스에서 조리업무를 하면서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었다.

 

 너무도 신기했었다. 빕스에서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대다수는 직원이 아닌 4~6시간만 근무를 하는 파트타이머인데도 메뉴의 품질이 높았다. 그걸 가능하게 해주는 정형화된 식음료 메뉴, 규격화된 식자재, 그리고 메뉴를 만들고 운영하는 매뉴얼이 있었다. 빕스의 운영시스템에는 CK(Central Kitchen)가 있었고, CK에서 반 조리된 식자재를 납품받아서, 이를 매뉴얼에 따라 조리하여 고객에게 제공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기에 전문 조리사가 아니어도, 조리 경험이 전혀 없던 20대 대학생이 파트타이머로 일하며 메뉴를 만들어도, 메뉴의 품질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것이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해 준 것이 바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2. 프랜차이즈 사업 모델이 시작된 곳, 미국을 가다

 2007년, 2년간의 군 복무를 하고 제대를 하였다. 전역을 하기 전부터, 미국에 가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에서 외식업을 경험하고 오면 어떨까? 프랜차이즈 사업 모델이 시작된 곳이 바로 미국이었기에 가는 것만으로도 무언가를 보고 배워올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이 생각에서 미국으로 갈 방법을 찾기 시작하였다.


 조리를 전공하고 있기에, J1(문화교류) 비자를 받으면 미국의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서 조리사로 근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곧바로 J1비자를 받기 위해 준비하였다. 그 시기에 워싱턴 D.C 바로 근처의 리츠칼튼 펜타곤 시티에서 조리사를 모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바로 지원하였다. 호텔 총주방장(executive chef)과의 면접, 그리고 비자 인터뷰를 통과하여 미국에서 조리사로 근무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제대하고 4개월 만인 2007년 11월, 미국으로 출국할 수 있었다. 호텔의 레스토랑에서 조리사로 근무하며 직접 스테이크, 햄버거, 파스타 등의 메뉴에 들어가는 재료를 준비하고, 메뉴로 만드는 경험을 하게 된다. 키친에서 근무하며,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양하고 신선한 식자재를 보고 놀랐다. 그걸 가능하게 만드는 식자재 제조, 가공, 유통 기술에 놀랐다. 셰프들이 모든 식자재를 하나하나 손질하고 조리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 가공된 식자재를 사용하여 효율적으로 메뉴를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가공된 식자재를 활용하고, 거기에 그 셰프만의 감각을 더해 자신만의 요리를 완성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이미 만들어져서 납품된 소스에 향신료, 와인을 더해 자신 만의 소스를 만드는 것은 새로웠다.

 

 완성된 메뉴의 품질이 높은 이유는 식자재 제조, 가공, 유통 기술이 발달한 덕분으로 판단되었다. 가공된 식자재를 활용한다면 높은 품질의 메뉴를 꾸준히 만들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근무가 끝나거나 휴무일 때는 주변의 Giant, Safe Way, Costco, Trader Joe's 등 현지의 유통매장을 돌아보며 다양한 식자재를 보러 다니거나 뉴욕이나 워싱턴 D.C의 외식매장들을 방문하며 메뉴를 경험하러 다니곤 하였다.

미국에서 조리사로 근무하던 시절(수타 파스타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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