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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이 Oct 14. 2017

2박 3일 짧은 오사카 여행

#73. 10년 지기 친구와 함께 사부작사부작 2

둘째 날의 시작은 '아이고'였다. 어제 엄청나게 걸어 다닌 덕에 다리가 엄청 쑤셨다. 거기다 아침부터 비가 줄기차게 내렸다. 아침 조식을 먹기 위해 일어났지만 준비 시간이 길어졌고 결국 근처에 brunch 카페에 가서 먹기로 했다. 유명해서 그런지 현지 인보 다도 외국인이 더 많았다. 그나마 한국인은 우리뿐이었다. 조용한 분위기의 예전 경양식 레스토랑의 분위기였다. 매우 앤티크 한 느낌이며 조용한 분위기에서 아이스커피와 라테, 토스트와 팬케이크를 주문했다. 

 brunch Time~
카페 앞 골목 바닥에는 정지

주문한 음식들이 나오고 음식들을 먹기 시작했고 먹다 토스트에 깜짝 놀랐다. 그냥 겉으로 보기에 토마토소스에 치즈를 올린 것으로 생각했는데 먹기 전까지 어디선가 카레 냄새가 난다고 생각했더니 그 냄새의 진원지가 토스트였다! 토스트를 먹자마자 '카레 맛있다~'라는 생각과 함께 계속 먹고 싶은 맛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 그렇게 든든하게 아침을 먹은 후 가게를 나서니 비가 그쳐있었고 우리는 둘째 날의 여행지인 교토로 출발했다. 아니 정확하게는 교토의 아라시야마(嵐山)로 향했다. 우메다 역으로 갈 때는 전철 티켓팅을 해서 미도스 지선을 타고 이동했다. 처음으로 여성 전용칸을 이용했고 앞에 앉은 사람들이 내 손목에 있는 팔찌를 알아보고 자기들끼리 웃으며 얘기하는 것을 보았다. 전철이라 정확히 무슨 얘기를 하는지는 모르지만 대충 짐작하기로는 위안부 인식 팔찌라는 것을 알고 있는 듯했다. 

위안부 인식 팔찌

이들은 과연 위안부에 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일지 궁금했다.

그리고 우메다역에서 교토로 가는 전철을 이용할 때부터 한큐 패스가 이용되었다. 

한큐 교토선은 여지까지 이용했던 전철과는 차이가 있었다. 기차처럼 등받이를 젖힐 수 있었고 종점에서 그 등받이 들은 조종실에서 원래대로 한 번에 복구시킬 수도 있는 그런 전철이었다. 그 전철을 타고 가다가 카츠라 역에서 아라시야마 역으로 가는 전철로 갈아타야 한다. 갈아탈 때 시간표를 잘 알아 둬야 다시 우메다역으로 돌아갈 수 있다.

지나쳐 가는 카미카츠라 역

 그렇게 한참을 달려 도착한 아라시야마 역. 생각보다 현지인들도 놀러 많이 오는 듯했다. 현지인 반, 외국인 반이었던 아라시야마 역. 

아라시야마까지 타고 온 전철
아라시야마역

역에서 내리자 시골의 기운이. 오래된 역 같았고 오사카의 어떤 전철역과도 다르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역으로 나갔고 역에서 사람들이 많이 이동하는 곳으로 이동했다. 우리가 보려는 것은 치쿠린-대나무 숲. 또다시 사부작사부작 걷기가 시작되었다.

조금 걸어가다 보니 다리가 보였고 물이 시원하게 흐르고 있었다. 산에는 구름이 끼어 마치 산이 열을 내고 있는 듯이 보였다. 

그 다리를 건너 조금 걸어가 보니 좀 더 폭이 넓은 강이 나왔고 멀리 오래되어 보이는 목조 다리가 보였다. 왠지 모르게 스산해 보이는 건 날씨가 흐리고 까마귀들이 나무에 한가득 앉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날씨가 습해서 조금 걷다 보니 더워졌다. 거기다 비도 오락가락해서 사진 찍기도 너무 불편했다.

저 구름만 걷히면 맑을텐데...

그렇게 다리 쪽으로 이동하여 기나긴 다리를 건너 대나무 숲이 있는 곳으로 상점들을 구경하면서 사부작사부작 걷기 시작했다. 비가 오락가락하여 우산을 썼다 접었다 하며 카메라 보호하기 정신없었다. 거기다 사진 찍기 위해 조정을 자꾸 해야만 했다. 잘못 설정하면 너무 어둡거나 너무 밝게 나왔다. 비 올 때 카메라는 정말 꺼내고 싶지 않았지만 뭐라도 하나 건져보겠다고 꺼내 들고 찍어지만... 건질만한 사진은 몇 장 없었다.

그렇게 사부작사부작 걸으며 카메라 조정하며 돌아다니며 본 교토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이따 점심을 뭘 먹을지 간식으로 뭘 사 먹을지 고르면서 돌아다녔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 도착한 치쿠린 - 대나무 숲. 우리나라 담양의 죽녹원과 무엇이 다를지 궁금한 마음으로 들어섰다. 하지만 날씨는 도와주지 않았고 우린 다시 우산을 펴야 했다. 담양과 같은 것이라면 대나무 숲 안쪽은 바람이 통하지 않아 정말 덥다는 것. 대나무 숲 안을 돌아다니면서도 우산을 폈다 접었다 엄청 날씨의 눈치를 보면서 사진을 찍어야 했다. 나는 모자를 쓸 수밖에 없었던 이유 하나. 습기 때문에 머리가 부스스해졌다. 또 다른 이유는 빗물 때문에 안경을 낀 나는 앞을 보기 위해서는 내 머리 위에 지붕이 있어야 했다. 그러기에 간편한 것은 역시 모자! 여행을 다닐 때 국내던 해외던 어딜 가던 항상 빠지지 않는 필수품은 나에게 모자이다!

대나무 숲으로 입장하자마자 북적북적
대나무 숲을 좀 걷자!

대나무 숲 안을 걷다 보면 보이는 자전거 타는 사람들 또는 인력거를 타는 사람들. 걷는데 방해는 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저 천천히 걸어 다니고 싶었다. 천천히 우산을 썼다가 접었다가 하며 둘러봤다. 한국에서는 여유롭게 걷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도 했고 나는 한국에서 무릎을 살짝 다쳤었고 친구도 무릎 상태가 안 좋았기에 이번 여행은 확실히 컨셉이 사부작사부작이었다. 

결국 렌즈에 습기가 ㅜㅜ
습기 제거 후
대나무 숲 안으로
대나무 숲 안으로
대나무 숲으로
이젠 숲 길을 걷자

대나무 숲을 한참 걷다 보니 신사 있는 곳이 나오는데 신사까지는 가고 싶지 않아 숲 길에서 끝을 내고 원래 들어왔던 곳으로 다시 돌아 나갔다. 돌아 나가는 길은 들어올 때와 또 다른 분위기였다. 

돌아 나가는 길

들어왔던 곳으로 나가 위쪽으로 좀 더 걸어 올라가니 기찻길 건널목이 있었고 그곳에서 사진을 찍다 건너편으로 넘어갔다. 그곳에도 역시 대나무 숲이 있었는데 조금 단조로운 길이었다. 

건널목을 건너자~
기차길도 일본스러움
기차가 언제오나~
기차가 부앙~~~

일본에서의 대나무 숲은 한국과의 차이라면 인력거꾼과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 였던 것 같다. 건너편의 대나무 숲은 인력거를 타기 좋은 구조였으며 인력거를 타고 사진을 찍기에 좋은 곳이었다.

인력거꾼이 사진을 찍는데 총쏘는 줄
건널목
일본스럽다~

사부작사부작 걸으며 대나무 숲을 다 돌아 보고 점심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다 둘러본 이후는 날씨가 맑아져서 다행이었다. 



무엇을 먹을까 한참 고민하던 끝에 유명한 요시무라 소바(吉村 そば)를 먹기로 했다. 강을 바라보며 먹을 수 있는 집으로 한 프로그램에 연예인들이 가서 한국인들에게도 알려지기 시작한 집이라고 했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유명한 집인지 들어가서 인원수와 불릴 이름을 얘기하고 대기를 해야 했다. 

잠시 기다리며 둘러본 이 집은 마치 일반 가정집처럼 보였다. 

어느새 맑아진 하늘
들어가길 기다리면서

다행히 회전율이 좋아서 금방 들어갈 수 있었고 강을 바라보며 먹을 수 있는 자리로 안내받을 수 있었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다 새우 덮밥이 있는 세트 메뉴를 주문했고 세트 메뉴 안에서 온소바와 냉소바를 고를 수 있었는데 친구는 냉소바를 나는 온소바를 주문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주류! 생맥 한 잔과 냉사케 한 병을 주문했다. 

그렇게 풍경을 보며 기다리고 있을 때 기본적인 것들이 우리들 앞에 세팅되기 시작했다. 

앉은 자리에서의 풍경
주문한 생맥주가 나오고 깜짝 놀라다
모든 세트메뉴가 셋팅 완료
좋다~

소바 역시 일본에 직접 가서 먹는 것이 맛있다!!!! 생맥주 잔은 받자마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무지 큰 잔에 나와서 한번 놀라고 마시자마자 시원하고 맛있어서 또 한 번 놀랐다. 술을 잘 마시지 않는 친구도 마셔보고는 맛있다며 계속 마시게 되는 맛이었다. 냉소바는 기본으로 먹는 소바와 똑같았으며 온소바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맛있는 맛이었다. 덮밥에 올라간 튀김은 정말 맛있었다. 덮밥의 소스 또한 밥과 함께 먹기에 적당했다. 그렇게 늦은 점심을 먹고 근처의 % 카페로 이동했다. 카페가 작음에도 유명한 곳이어서 사람이 많았고 우리가 나올 땐 대기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났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이제 다시 오사카로 돌아갈 시간이다. 이제는 돌아가서 선물할 것, 집에서 사용할 것들을 쇼핑하고 짐 정리를 해야 하는 날이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돌아가는 전철을 타러 역으로 향했다. 돌아갈 때가 되어서야 날씨가 너무 맑아졌다. 아쉽지만 맑은 교토의 모습을 보면서 오사카로 옮겨 갔다. 

맑은 교토 하늘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길 어느새 역에도 불비 켜지기 시작했고. 전철에는 퇴근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전철 타기를 기다리며...

그렇게 도착한 한큐 우메다. 잠시 한큐 백화점에 들려 손수건 살 것이 있는지 둘러본 후 카메라를 두러 숙소로 이동했다.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LOFT와 돈키호테에서 필요한 물품을 사고 551호라이에서 만두를 사고 숙소 주변의 줄을 서서 먹던 타코야키,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서 숙소로 돌아갔다. 

모든 것이 맛있었다.

만두는 군만두던 만두던 모든 것이 육즙이 살아있었다.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하고 단맛이 나는 아무튼 한국에서는 맛볼 수 없는 맛이었다. 타코야키는 일본 어디서나 먹는 것과 다를 것이 없었고 맥주는 언제나 항상 옳다!

그리고 두 번째 쇼핑을 하러 다시 밖으로 나갔고 필요한 물건을 빠르게 구매했다. 그 어떤 지역보다도 가격들이 저렴해서 극도의 자제력이 필요했고 결국 캐리어 무게를 최대 무게로 맞추었다. 

그리고 곧 다시 출출해져 후쿠타로(福太郞)에서 오징어 오코노미야키(イカ お好み焼き)를 포장해서 숙소에 남겨둔 맥주와 함께 먹기 시작했다. 이 곳의 오코노미야키는 정말 말이 필요 없다!! 꼭 먹어보길 추천한다!!!

짐 정리를 하고 다음 날 간단히 돌아다닐 준비와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끝내고 잠자리에 들었다. 



교토 역시 워낙 넓어 한 곳밖에 보지 못했지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른 쪽의 교토도 한번 여행해 보고 싶었다.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였지만 그래도 마지막에 좋은 날씨의 교토 모습은 보고 돌아올 수 있어서 좋았던 하루. 

일본에서 무엇을 구매해도 가장 저렴한 곳은 오사카라는 것. 

대나무 숲은 우리나라와 일본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여름에는 더워서 죽을지도 모르는 곳이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날 역시 즐겁게 돌아다녔다. 여행은 항상 즐겁고 옳다!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사람은 그 책의 한 페이지만 읽은 것과 같다.
- 성 아우구스티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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