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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이 Nov 06. 2017

2박 3일 짧은 오사카 여행

#74. 10년 지기 친구와 함께 사부작사부작 epilogue

오사카를 떠나야 하는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친구와 나는 어제 늦은 밤까지 계속 돌아다닌 후유증으로 어제보다도 더 일어나기 힘들었다. 잠들기 전 따뜻한 물오 발과 다리를 담그고 있었고 그날 쇼핑한 발과 다리를 편안하게 해주는 것을 붙이고 잤지만 소용이 없었다. 아침에 겨우 일어나서 씻고 준비하기까지 힘겨웠지만 마지막까지 힘을 내기로 했다.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빼야 했기 때문에 빠진 것은 없는지 기내에 가지고 타면 안 될 것이 백팩에 들어가 있지는 않은지 한참을 확인한 후에서야 방에서 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보지 못한 도톤보리에 가기 위해 캐리어를 데스크에 맡긴 후 숙소를 떠났다. 숙소에 맡긴 짐을 찾으러 다시 오겠지만 여행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숙소 근처 모습은 현지인들의 일상생활이 시작되었다. 



숙소를 나서자마자 아침 대용 겸 커피를 마셔야 정신을 좀 차리겠다는 것에 우리 둘은 동의했고 근처 별다방에 들어갔다. 오사카만의 특별 메뉴가 있나 보았지만 그 음료는 우리가 한국으로 돌아간 다음 날에서야 나오는 것이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라떼를 시켜 마시면서 도톤보리로 걸어서 이동했다. 이동하면서도 내내 나는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고 손에 선글라스를 들고도 찾고 있는가 하면 핸드폰을 가방에 넣어놓고는 어디 떨궜나 찾아보고 있었다. 그렇게 정신없는 상태에서 걸어가 도착한 도톤보리. 왜 도톤보리를 많이 찾는지 그제야 알 것 같았다. 간판들이 한눈에도 '나 뭐 팔아요~' 하는 상황이었고 그런 장관들에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화려함은 정말 사람의 혼을 빼놓기 충분했다.

그렇게 상점이 많은 거리를 지나 유명한 글리코상을 보러 이동했다. 곧이어 도톤보리 리버가 나왔고 강변을 따라 걸어가다 보니 날씨가 마지막 날에서야 매우 좋은 것이 아쉬울 정도의 날씨였다. 그리고 그 강가를 따라 유명한 드럭스토어들이 그 어느 곳보다 크고 화려하게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가 발견한 글리코상. 역시나 이 곳은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다. 밤의 글리코상을 봤으면 좋았겠지만 이번엔 낮의 글리코상으로 만족.

니가 글리코상이냐? 라는 포스 ㅋㅋ



그렇게 보고 난 후 시간이 좀 남아 어디를 더 둘러볼까 하여 찾아보다 보니 근처에 피규어와 만화책 관련 매장이 있는 것을 찾았고 그 매장으로 이동하였다. 아직 오픈 시간이 되지 않아 근처에 무엇이 있나 둘러보니 뭔가 작은 문이 있고 그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뭔지 궁금해진 우리는 들어가서 둘러보기로 했다. 

이상한나라의앨리스인가 싶어들어간곳

들어가 보니 예상대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브로 한 액세서리 가게였다. 이것저것 구경하다 보니 역시 이런 액세서리 같은 것들은 일본이 정말 창의적이라는 감탄과 함께 작은 가게 구경을 마치고 근처의 다른 매장에 들어가 구경하기 시작했다. 그곳은 생활용품이나 가구 같은 것들을 파는 곳이었다. 사가고 싶은 물건들은 많았으나 부피나 무게들이 꽤 나가는 것들이기에 사간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게 감탄을 하며 한참 구경을 하다 잠시 쉬어가기 위해 근처 편의점에서 그동안 먹은 것과 다른 계란 샌드위치 하나와 과자 하나를 사서 먹기 시작했다. 일본 어느 편의점이던 계란 샌드위치가 구비되어있다. 꼭 어떤 것이던 먹어보길 추천한다!!

먹기전 유일하게 찍은 계란 샌드위치

그렇게 조금 휴식을 취한 후 오픈 시간이 조금 지난 시각. 원래의 목적지에 가기로 하고 편의점을 나섰다. 가게는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오픈 하자마 북적이는 가게는 처음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입장한 상황이었고 이것저것 쇼핑하는 외국인들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볼 수 있었다.

만다라케 생각보다 내가 좋아하는 피규어는 많지않았다.



그렇게 추억의 만화들과 가수들 포스터를 구경하다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 즉, 공항으로 가야 하는 시간이 다가옴을 깨닫고 숙소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 꼭 먹어보고 싶었던 홉 슈크림을 먹기로 했고 다행히 숙소 근처였기에 잠시 들려 당 충전을 하기로 했다.

기본 커스터드 크림이 아닌 녹차 크림을 선택해서 하나씩 먹었고 한입 베어 물자마자 흘러내리는 크림에 당황했다. 안은 꽉 차 있었고 먹어도 먹어도 크림이 비어지는 느낌 없이 마지막까지 꽉 차게 먹었다. 그렇게 당 충전을 하고 숙소로 돌아갔고 맡겨두었던 캐리어를 찾고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 마지막 점검을 했다. 그리고 공항으로 가는 급행을 타기 위해 전철역으로 향했다. 마지막 날까지도 버라이어티 했다. 우리가 타야 하는 열차 플랫폼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를 수리 중이었고 계단으로 올라가거나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다른 플랫폼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도 플랫폼을 돌아서 우리가 타야 하는 열차가 있는 플랫폼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서둘렀고 급행 전철을 타고 앉아서 갈 수 있었다. 그 전철에는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한 사람들 또는 중국으로 돌아가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였고 모두 양손 가득 한 짐이었다. 그렇게 도착한 공항. 

"우린 언제쯤 가볍게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뭐 현지에서 사서 입고 버리고 하고 필요한 것만 챙겨갈 자신이 있다면 언젠가?"
"그 언젠가가 언제냐?"
"글쎄다. 무언가 포기할 수 있을 때?;;;"
"내가 언젠간 도전한다. 백팩이랑 카메라만 메고 캐리어 없이 덜렁덜렁 가볍게!"

그렇게 한참 무거워진 캐리어를 끌며 체크인을 하러 가며 투덜투덜 거리며 도착하여 티켓팅을 하고 수하물을 부친다. 짐을 쌀 때 항상 '이게 필요할까? 필요할지 모르니까 일단 넣지 뭐' 이러다 보면 늘어나는 짐이 한 짐이다. 무언가를 포기할 수 있을 때가 과연 언제일지. 지금도 알 수없다. 체크인을 하고 출국심사를 하고 들어선 면세점. 지인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살 수 있는 곳. 동생이 그렇게 노래를 부르던 젓가락을 구매하고 가족들에게 그리고 직장 사람들에게 맛 보일 녹차맛 과자까지 모두 구매 후. 트레인을 타고 우리가 탑승해야 할 게이트로 이동했다. 그리고 약간의 시장기가 돌자 우리는 마지막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이 뭘까 찾았고 그곳에 우리가 일본에서 못 먹은 것 중 하나인 우동이 있었다. 우리는 가장 기본적인 메뉴를 시켰고 드디어 일본 우동을 맛볼 수 있었다. 

드디어 맛본 우동!

우동은 우리나라에서 파는 것과 다르게 면발도 쫄깃했고 간단하게 들어가 있는 어묵이나 유부 또한 우리나라에서 먹는 것과는 달랐다. 우리는 순식간에 국물까지 싹싹 비웠고 든든하게 먹고 드디어 일본을 떠나기 최후까지 먹는 것으로 마무리했다며 웃으며 일어났다. 그리고 잠시의 기다림 뒤 시작된 보딩 타임.

다시 한국으로

2박 3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의 여행이었지만 사부작사부작 걸어 다니며 나름 힐링의 시간을 보낸 후 아쉬움을 뒤로하며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우리들의 사부작사부작 여행이 끝났다.



이번 여행은 모든 것이 우리가 계획한 대로 되지는 않았다. 시작부터 먹는 것까지 어느 것 하나 계획처럼 딱딱 맞아 들어가진 않았다. 하지만 그 조금의 틀어짐으로 인해 요즘 좋아진 핸드폰의 검색으로 인해 새로운 곳들을 찾아 나갔고 다른 대안으로 바로바로 전환해서 돌아다녔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천천히 걸어 다녔다고 생각했음에도 엄청나게 걸어 다닌 것을 핸드폰의 헬스케어 기능 덕에 알았고 아침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나름 즐거운 하루를 보냈음에 매우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역시 2박 3일 여행은 짧아도 너무 짧다. 친구는 오사카를 많이 놀러 와서 더는 안 와도 될 것 같다고 하지만 나는 또다시 방문할 것 같았고 누구랑 다시 오던 올 것 같았다. 한국으로 돌아와 사진을 정리하면서 역시 사진을 찍기 싫을 때는 그냥 찍지 않는 것이 답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우쳤다. 그리고 10년 지기 친구들 모두가 모여서 여행을 언제 갈 수 있을지가 의문이지만 나 혼자던 다른 사람과 같이 간 여행이던 참고하여 언젠가는 친구들과 우정여행을 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또 다른 한 가지는 무언가를 포기할 수 있을 때 그때가 언제일지는 모르겠으나 언젠가는 얘기한 대로 백팩 하나와 카메라만을 메고 여행을 떠날 그 날. 그 꿈같은 날을 내가 여유가 없어 지나가버린 아쉬운 20대에 못해 본 것을 앞으로 남은 날들 중에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청춘은 여행이다.
찢어진 청바지에 두 손을 내리꽂은 채
그저 길을 떠나도 좋은 것이다.
- 체게바라 -








ps. 에필로그 올리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네요. 그동안 글을 쓰기에 뭔가 제게 많은 일들이 일어났어요. 지금도 몸이 별로 안 좋은 상태라 글을 쓸까 말까 고민하다 마음을 다잡고 노트북을 켜서 작성을 완료했어요. 사실 에필로그를 먼저 작성해야 할지 아니면 다른 글을 작성해야 할지 정말 고민을 많이 했는데 에필로그가 먼저일 것 같아서요. 많은 생각 정리를 위해 저는 또다시 여행을 떠나려고 합니다. 그전에 동생과 다녀온 부산 여행도 올리고 요즘 든 생각에 대한 글도 올려야겠지만요;; 뭐 어떻게든 되겠죠. 남들이 한평생 겪을까 말까 한 일들을 제가 겪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겠죠. 뭐 아무튼 요즘 몸도 안 좋고 생각도 많아지는 하루하루가 참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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