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동생과 함께하는 여행 Prologue + 1 day
동생과 급작스럽게 떠나게 된 부산여행. 시작은 나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고 '어디든 떠나야겠다!'가 발단이 되었고 동생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쉬고 있던 찰나 '바다 보러 가자!' 이것이 바로 부산으로 떠나기 위해 준비하고 지르고 부모님께 여행 갔다 오겠다고 통보하게 된 경위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기 전 직장이 이사를 위해 준비하던 때라 바쁘지 않을 주를 고르고 일요일 나의 일이 끝나자마자 탈 수 있는 KTX를 타고 부산으로 떠날 준비를 했다. 숙소를 알아보고 예매까지 완료를 했고 2박이지만 일 끝나고 가는 일요일은 돌아다닐 수 없었기에 실제로 여행할 수 있는 것은 2일뿐. 그렇게 2박 2일의 여행을 무조건 떠나게 되었다. 그리고 갑자기 부산으로 떠난 이유에는 바다를 보러 갈 목적도 있었지만 고등학교 때 내가 좋아했던 수학 선생님을 만날 목적도 포함이 되었다. 선생님이 외국에 가셨다가 부산으로 가시는 바람에 연락을 종종했었지만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한 번도 뵙지 못했기에 부산여행 일정을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선생님 가능한 시간에 맞춰 만나기로 했다. 그렇게 일하러만 갔던 부산에 아무런 일정 없이 무엇을 보러 다닐 지도 정하지 않고 무작정 짐을 싸들고 놀러 정확하게는 '힐링'하러 떠나기 위해 부산행 KTX를 탔다.
일요일 늦은 저녁 마지막 부산행 KTX를 타는 사람들은 은근히 많았다. 새벽에 출근하여 일이 끝나고 바로 출발함에도 부산으로 가는 열차 안에서 전혀 잠이 오지 않았다. 부산으로 일이 아닌 놀러 간다고 생각하니 기뻤던 것 같다. 동생과 김밥 한 줄과 열차에 타기 전에 사둔 도넛으로 저녁을 대신했고 담양·남원 여행 이후 동생과 1년 만의 여행이었다. 내가 주말에 일을 하면서부터는 시간이 맞지 않아 여행 가기가 쉽지 않았지만 어떻게든 떠날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 도착한 부산! 서울보단 따뜻하겠지 생각했는데 큰 착오였다. 서울보다 더 춥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밤에 도착해서 그런 것인지 처음 내리자 마자는 너무 추웠다. 숙소로 가기 위해 일단 부산역을 벗어났다. 숙소는 우리가 주로 돌아다닐 해운대에 잡았고 가기 위해서는 마지막 전철 전까지는 도착을 해야 했다. 부산역 밖으로 나가니 내가 왔었을 때와는 달라져있었다. 일단 공사 중이어서 전철을 타는 곳까지 조금 돌아 나가야 했다. 가을과 겨울 사이인 부산의 밤은 공사 현장이 눈에 보여서인지 더 스산했다.
서둘러 전철을 탔다. 숙소까지는 갈 길이 먼데 2일 치 짐은 왜 이렇게 무거운 것 같은지. 거기다 서울과는 다르게 전철이 너무 더디게 온다. 플랫폼에서 기다리다 보니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사투리와 외국어. 한참을 기다려 탄 전철 내부 역시 서울과는 다른 느낌이다. 일을 하러 왔을 때도 탔던 전철인데 그때와 다른 느낌인 것은 같이 간 사람과 상황 때문일 것이다. 새로운 곳을 여행한다는 느낌. 그것도 잠시. 얼른 숙소로 들어가서 씻고 맥주 한 캔 하고 자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숙소로 이동하는 중에 선생님과 연락이 되었고 다음 날 점심에 볼 지 저녁에 볼지가 문제였다. 나의 결정장애는 여기서도 나타났고 다음 날 아침에 다시 연락드린다고 얘기하고 부지런히 숙소로 이동했다. 그렇게 한참 걸려 도착한 숙소. 숙소 건너편에는 포장마차 거리였고 그 바로 앞은 해운대였다. 생각보다 좋은 위치에 벌써 신나 하며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고 자기 전에 마실 맥주를 사러 나가며 다음날 저녁은 무엇을 먹을지 눈여겨보았다. 그러고 나서 다시 돌아온 숙소. 비즈니스호텔이어서 그렇게 넓지는 않지만 우리에겐 백팩 하나뿐이었기에 그렇게 좁지도 아주 넓지도 않은 곳. 창 밖으로는 해운대 해변과 저 멀리 보이는 광안대교. 물론 건물들 사이로 보이는 것이지만 아주 좋지도 아주 나쁘지도 않은 뷰였다. 다음 날 일정 중 확실한 것은 광안리 해수욕장, 해동용궁사, 야경을 보는 것뿐이었고 나머지는 그냥 되는대로 가자고 얘기했다. 어차피 목적은 바다를 보는 것이 었으므로 우리 둘 다 그 일정에 동의하고 잠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생각보다 빠르게 일어났지만 무엇부터 할지 아직도 정하지 못했다. 선생님께 연락이 왔고 점심 전에 잠깐 보거나 저녁때 보는 것인데 뭔가 시간이 애매하게 떠버렸다. 그래서 그냥 점심 전에 광안리 해수욕장 근처에서 보기로 하고 숙소에서 좀 더 미적거리다가 선생님을 만나러 갔다. 동생과 나의 나이차는 3살. 내가 졸업 후에는 선생님이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셔서 동생은 한 번도 배워본 적 없는 선생님이지만 내가 고등학교 2년 내내 선생님 얘기도 많이 했고 사진으로 종종 봐왔던 터라 실제로 만나는 것은 처음임에도 불구하고 같이 만나러 왔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선생님을 만나러 가는 것이었으면 동생을 데리고 갈 생각을 못했겠지만 선생님이 워~~ 낙 친구 같은 편안함을 뿜어대는 분이라 가능했을 것이다. 그렇게 졸업하고 10년 만에 만났음에도 어색함은 1도 없었다. 선생님의 발랄함은 고등학교 때보다 더 업그레이드되어있었고 얘기하다 보면 혼이 쏙 빠지는 것 역시 여전했다. 그리고 역시 나에 대해 너무 잘 알고 계셨다. 동생과 함께 가서 유리할 것이 1도 없었음에도 같이 만나 동생 역시 선생님께 빠져들었고 비록 1시간 정도였지만 좋은 시간이었고 다시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부산에서 반가운 인연을 만나는 것으로 여행을 시작했다.
선생님과 헤어지고 광안대교가 보이는 광안리 해수욕장을 계속 걸었다. 적당한 구름과 바람 덕분에 춥지도 덥지도 않은 선선한 날씨에 걷기에 좋은 날씨였다. 광안리 해변은 해운대 해변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부산으로 놀러 온 연인들, 가족들 또는 친구들과 함께 모두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사람이 없는 해변을 찍을 기회는 많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 광안리 해수욕장부터 광안 해변 공원까지 걸어갔고 그곳에서 다음 목적지인 해동 용궁사로 가기로 했다. 점심은 해동 용궁사를 보고 내려오는 길에 먹기로 하였고 버스를 갈아타고 도착한 해동용궁사.
항상 사진으로만 봐왔던 해동 용궁사는 버스 정류장에서 한참 걸어 올라가 국립 수산 과학원이 보이고 나서야 입구를 볼 수 있었다. 구름이 낀 날씨에 적당한 걸음으로 걸어 다니니 잡생각은 들지 않았고 오래간만에 동생과 가벼운 발걸음으로 이동했다.
용궁사 입구로 들어서니 맞이하는 것은 12 간지 석상. 각각의 석상 아래 어느 띠가 삼재인지 알려주는 팻말이 붙어있었다. 동생과 나는 용과 양 석상에서 사진을 찍으려 시도를 하는데 뭔 중국인들이 그렇게 매너 없이 나오는지 찍다 포기했다. 용은 특히나 정면에서 찍으면 용인 지도 알아보기 힘들다...
그리고 조금 더 걸어 들어가니 보이는 탑과 한 가지 소원을 꼭 이루어준다는 표시. 그리고 뭔가 마음에 와 닿는 글귀가 적힌 알 수 없는 동상까지. 정말 내 과거가 궁금하다... 내가 소원 한 가지는 진짜 꼭 이루어지나?
이제 용궁사 보러 가자!!!!
바닷가라 그런가 바람이 세다! 그래도 시원하다. 한참을 긴 길을 걸어 지나가다 보면 무언가 이것저것 많이 보이는데 느낌이 이게 정말 우리나라 절이 맞나 싶은 그런 느낌.
그렇게 조금 걷다 보니 보이는 시원한 풍경. 이런 바닷가에 있는 절들에는 신기하게 소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다. 그래서 사진 또한 멋있다. 용궁사로 가기 전 옆의 샛길로 빠지면 멋있는 용궁사를 볼 수 있는 포토존이 있다. 날씨가 조금 흐렸지만 파도가 멋있었고 거대한 우체통이 서있는 곳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음에도 신경도 안 쓰던 아줌마 아저씨! 빨리 찍고 빠져줘야 하거든요?!!! 하... 우체통 사진만 겨우 건질 수 있었다.
잠시 둘러본 뒤 진짜로 용궁사로 향하는 길. 카메라를 놓을 수가 없다.
용궁사로 향하니 맞이하는 곳곳의 석상들. 동전을 던져 넣는 곳까지. 여느 절과 다를 것은 없지만 여느 절과는 다른 느낌. 무엇보다도 계단이 많고 걷는 것이 많아도 덥지 않아서 좋았다. 더 높은 곳에서 멋있는 절경을 보기 위해 더 위로 올라가 보았다.
그리고 올라간 곳에서 보는 풍경은 생각만큼 멋있진 않았다. 아래 용궁사로 가기 전 샛길로 빠져서 보는 것이 훨씬 멋있었던 것 같다.
위에서 보고 내려오니 보이는 것은 작은 동자승 피겨들. 이것만큼은 귀여웠다!
그렇게 한참 구경하고 돌아 나오는 길. 무섭게 생긴 도깨비처럼 생긴 석상이 등용문을 지키고 서있다. 마치 나를 넘어서야 등용될 것이다 라고 얘기하는 포즈를 지은 것 같지만 실상은 '나 멋있어?'라고 하는 듯한 포즈다.
되돌아 나오는 길 왠지 모를 아쉬움에 뒤를 돌아보았더니 살짝궁 보이는 용궁사. 언젠가 다시 와볼 일이 있겠지.
그렇게 용궁사를 완전히 빠져나와 바로 보이는 중국집에서 쟁반 짜장과 우동으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이 곳에서 먹은 짜장면은 정말 꿀맛이었다.
용궁사 잠깐만 걸어 다녔을 뿐인데 조금 힘들어진 우리는 숙소로 돌아가 잠시 쉬었다가 다음 일정을 정하기로 했다. 숙소가 가려는 곳 중심에 있으니 힘들면 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숙소로 돌아가 잠시 쉬면서 다음 일정을 고민했다. 저녁 시간까지 대략 3~4시간 정도 남아있었고 숙소 주변에 미포 철길과 동백섬, 그리고 해운대가 있었다. 이 세 곳이 전부 걸어서 이동이 가능했기에 해운대 해변을 걸어 미포 철길을 갔다가 동백섬을 가기로 했다. 해가 얼마나 빨리 질지는 모르나 동백섬에서 야경을 보기로 하고 조금 바쁘게 미포 철길로 향했다. 마침 우리가 갔을 때 BIFF가 열리고 있어서 해운대 한편에 BIFF관련 부스와 카페가 차려져 있었다. 그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대학생들도 MT를 많이 와있었다.
그렇게 원 없이 바다를 보며 걷고 걸어 도착한 미포 철길은 생각만큼 사진이 잘 나올 것 같지 않았다. 그래도 일단 걸어보자 하고 걸어간 철길은. 끝이 없었다. 우리가 계절을 잘못 선택한 것인지 아니면 자매가 왔기에 그런 것 인지 철길에서 만큼은 사진 찍기에 의욕이 없었다.
잠깐의 시간을 미포 철길에서 보낸 후 다시 해운대 해변을 걸어 이동했고 여전히 해가 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동백섬으로 바로 이동하여 야경을 볼 수 있으면 운이 좋은 거고 못 보면 그냥 내려와서 저녁을 먹기로 하였다. 말로만 듣던 동백섬. 어떨지 궁금증만 키웠었는데 다행히 숙소 근처에 바로 입구가 있어서 이동할 수 있었다.
우리는 살짝 불안한 마음으로 동백섬에 들어섰다. 동생도 처음으로 가보는 길이었기에 아니면 돌아 나오지 뭐 이러고 앞으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조금 걷다 보니 황옥 공주상이 나왔다. 황옥 공주상은 조금 쓸쓸해 보였다. 물론 날씨가 조금 흐리기도 했고 파도도 거셌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을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읽어 보지 않아 잘은 모르지만 어찌 되었건 우리는 올바른 길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던 중 왔던 길을 되돌아보는데 어쩐 일인지 노을이 보이기 시작했고 부산에서는 보지 못할 거라 생각했던 멋있는 노을을 볼 수 있었다. 물론 사진을 찍기 위해 시도했지만 색감이 눈으로 보는 것과 동일하게 찍히지 않았다. 찍고 지우기를 반복하며 시도했지만 결국 그냥 마음속에 남기기로 하고 원 없이 보았다.
야경을 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발걸음을 조금 서둘러 이동했고 조금 이동하다 보니 출렁다리가 나왔다. 출렁다리를 건너다보니 고소 공포증 있는 사람은 건너기 조금 힘들겠다 싶었다. 아래가 훤히 보이기에 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아래를 보지 않고 건너가길 추천한다.
출렁다리를 건너 조금 이동하다 보니 노을을 더 예쁘게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나왔다. 역시 해변가를 따라가는 산책로를 걷자는 선택은 옳은 선택이었고 그만큼 멋있는 풍경을 볼 수 있는 선택지였다.
노을이 다 졌구나 생각이 들자 등대 있는 곳에서 보는 야경이 멋있다고 얘기하는 동생에 의해 발걸음을 서둘러 옮겼다. 아직 야경이 볼 때가 되지 않아서 그런지 등대는 멋지지 않은데 사람도 많지 않고 운동하는 사람들만 모여있던 곳. 하지만 멀리 광안대교가 보이는 곳. 여기다 싶어 자리를 잡고 야경 촬영 준비를 했다. 삼각대로 찍기엔 난간이 너무 높아 그냥 사진기를 난간에 고정시키고 움직이지 않고 찍기를 시도하였다. 야경을 시시각각 찍고 있으니 뽕짝을 틀며 오는 관광객 어르신들. 하... 민폐다.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다. 외국인들도 많은데 그런 곳에서 꼭 뽕짝을 틀어야 하나 싶었다. 관광지는 괜히 관광지가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불쾌함을 느낀다면 매너가 아닌 것이다.
야경의 절반 이상은 날씨와 구름이 다했고 난 그저 셔터 누르고 숨 참고 움직이지 않게 버티고 1시간 이상 버틴 것이 다이다. 정말 이 날의 날씨가 다했다.
전망대에서 야경을 실컷 보고 찍은 후 내려가는 길 더베이 쪽으로 빠져서 내려갔고 더베이는 생각보다 불이 많이 켜지지 않아 예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바로 숙소로 돌아가 카메라를 두고 지갑만 들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우리 최대의 고민은 어디서 무엇을 먹느냐. 근처에 조개구이 집이 많아 조개구이를 먹으려고 해도 어디로 들어갈 것인지가 최대의 고민거리였다. 그러다 골라 들어간 곳. 가격에 비해 양은 적다. 근처 시장 입구 쪽에서 아이들로 이루어져 있는 오케스트라가 공연 중이었다. 저녁을 먹고 해운대 가서 춥지 않으면 캔맥주와 간단한 과자를 가지고 해운대에 가서 밤바다를 보며 맥주를 마시기로 했다. 다행히 아직 밤바다를 보며 마시기엔 적당한 온도였고 분위기도 좋았으며 사람이 많았기에 할 수 있었던 일이었다.
여수에서 밤바다를 본 이후 밤바다는 오랜만이었다. 밤바다를 보며 마시고 있을 때 대학생들이 바다를 보며 놀기 시작했고 잠시나마 시끌벅적했고 시끌벅적함이 가시고 난 후 뒤에서 은은하게 들려오는 버스킹 하는 음악소리. 그 모든 분위기가 좋았고 동생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동생과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급 울컥했었는데 아무래도 이야기를 하며 나는 동생이 부러웠던 모양이다. 나는 20대를 정신없고 치열하고 재미없게 보낸 것이 지금 와서 후회가 되었고 뒤에서 시끌벅적한 대학생들을 보니 부러움이 폭발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어정쩡하게 들어간 술이 감성을 자극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잠들기 아쉬운 부산에서의 마지막 밤이 지나가고 있었다. 밤바다를 보며 맥주를 마시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술이 살짝 모자랐던 우리는 숙소에서 맥주 한 캔을 더 마시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집에서도 같은 방에서 잠들지만 이때만큼 많은 이야기를 할 상황은 아니었기에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 같다. 그렇게 억지로 잠드는 것으로 하루를 마감하였다.
*해운대 밤의 모습을 파노라마로 촬영한 사진 파일을 첨부함.
부산 여행의 첫 째날. 10년 만에 고등학교 때 수학 선생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쉬엄쉬엄 가봐야 한다는 관광지를 돌며 해운대 밤바다를 보며 동생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 하루. 1년 전에 여행을 갔을 때 나누었던 이야기와는 또 다른 느낌의 대화. 어쩌면 내가 생각이 많이 바뀌고 성격이 바뀌었기에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지만 동생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
또 다른 이야기 하나.
동생과 나는 '이직을 부산으로 할까?'라고 하며 아니면 최종 꿈인 나중에 강원도에서 사는 것을 부산으로 바꿀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만드는 하루이기도 했다.
또 다른 이야기 둘.
밤바다를 보며 센티하여졌던 나는 과거의 나에 대해 다시 돌아보고 많은 후회를 했고 앞으로 나에 대해 어떻게 살아갈지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었던 하루였다.
또 다른 이야기 셋.
글의 제목이 2박 2일인 이유는 2박을 함에도 불구하고 여행은 2일 동안이 전부이기에. 1박은 정말 부산으로 이동해서 잠자는 시간뿐이었기 때문이다.
여행은 그대에게 적어도 다음 세 가지 유익함을 가져다줄 것이다.
하나는 타향에 대한 지식이고 다른 하나는 고향에 대한 애착이며
마지막 하나는 그대 자신에 대한 발견이다.
- 인도 철학가, 브하그완 -
*마지막 글을 올린 뒤로 몸이 너무 아프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져서 글쓰기를 미뤄왔었습니다. 그나마 겨우 한건 책 읽기와 드라마와 영화 보기 정도였나 봐요. 전부 침대 위에서 생활했습니다. 아침에 운동을 해볼까 하던 차에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져서 의욕도 바닥을 내보이고 말았네요. 그래도 다시 글을 쓰기까지 마음을 다잡기까지 조금 오래 걸렸지만 열심히 써보렵니다. 작년 이맘때에도 이랬던 것 같은데.. 전 연말에 운이 안 좋은 가봐요;; 앞으로 열심히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