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박 8일 몽골 여행의 여정 <프롤로그>
나는 11년 차 프리랜서 방송 작가다.
'프리랜서', 말 그대로 회사에 소속된 사람도 아니고
언제든 자유를 선언해도 별 탈이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방송 작가들은 자유롭게 일하는 편이다.
열심히 일을 하다가도
석달, 6개월, 1년, 훌쩍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다시 돌아와 일하고.
하지만 나는 방송 작가로 일한 11년 동안
긴 휴가를 떠나본 적이 없다.
그간 나는 TV 프로그램과 라디오 프로그램을 병행하며 일해왔는데,
라디오 프로그램은 매일 같이 생방송을 하기에
평일에 자리를 비우는 일이 쉽지 않다.
지난 11년의 작가 생활을 돌아보면
주말을 끼고 다녀온 2박 3일, 3박 4일의 휴가가 최장기간이었고,
그것도 노트북을 두고 다녀온 여행이 거의 전무하니,
그야말로 '제대로 된 휴가'를 다녀온 적이 없는 셈이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채 일하는 '프리랜서'
그래서 자유로울 수도 있지만
그래서 불안할 수도 있는 고용 형태,
누군가는 자유와 불안 사이에서 자유를 택하며 일한다면
나는 불안에 집중한 나날들이었다.
그러던 내가 올해 용기를 냈다.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몽골'
최소 일주일의 여행 기간을 추천하는 지인들의 의견을 듣고 결심했다.
'일주일 간의 휴가를 갔다 와야겠다!'
7박 8일의 휴가,
말을 꺼내기까지 망설임도 있었지만
'어쩌라고~'라는 말로 스스로 정신교육을 한 후 용기내 말했다.
피디는 흔쾌히 응했다.
'즐겁게 다녀 오세요!'
나는 일주일 간의 원고료를 헌납하고,
동료 작가에게 나의 자리를 맡긴 후 몽골로 떠났다.
11년 만에 처음으로
7박 8일이라는 장기 여행,
노트북 없이, 일로부터 완벽히 해방된 채
홀가분히 떠나는 여행,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를 지닌 여행이건만
몽골이란 여행지는 여기에 더한 감동을 선사했다.
여러 모로 특별했던,
잊지 못할 몽골 여행기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