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사랑'한다'
사랑이라는 단어에 행함을 나타내는 접미사가 붙는 게 신기하다.
그러면서 생각해 본다.
사랑은 행동하는 것.
사랑하는 건 무엇일까.
타인의 세계에 들어가 그의 세계에서 그의 역사 속에서 그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것.
내가 주고 싶은 것을 주는 게 아니라, 그가 원하는 것을 주는 것.
상처받을 것을 염려해 피하지 않고, 아플 수 있음을 감수하고 시도해 보는 것.
상대방이 내게 보여준 모습에 감동해 일어나는 기쁨을 표현하는 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남편에게, 또 아이에게 말하는 "사랑해."는 풀어쓰면 이런 말이 아닐까.
"나는 다 이해하지 못하지만, 너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감정과 행하는 행동은 타당해. 그걸 헤아리는 노력을 해볼께."
"네가 원하는 존중과 공감의 방식을 찾아 그걸 주도록 노력할께."
"내가 원하는 것이 돌아오지 않더라도 실망하거나 불쾌함을 되갚아주지 않을께."
아, 사랑은 어려운 것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