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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랑 Apr 20. 2023

공포의 임당 검사를 하다

임신 중반기의 검진들

임신 중기에 들어서다


임신 중기, 나한테는 초기보다 더 힘들었던 때였다.

의학적으로는 임신 15주부터 28주까지의 기간을 임신 중기라고 한다.


2차 기형아 검진까지 마친 후 그다음 넘어야 할 관문은 

모든 임산부들이 두려움에 떠는 '임신성 당뇨' 검진이다. 


진짜 임신과 출산은 모든 기간이 안심할 수 있는 때란 없는 것 같다. 

하나를 넘으면 또 다른 하나가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나는 입덧이 있긴 했지만 다행히 심하진 않았다. 입덧 기간도 12주 ~ 17주? 정도까지만 했고 

참기름 들어간 요리나 국 냄새나 볶은 요리 냄새를 맡기 힘들어했다. 

특히 나물류 반찬을 제일 못 먹었다. 


그래서 입덧 기간 중에는 한식을 거의 못 먹었고 주로 패스트푸드나 양식류를 많이 먹었다.

중간에 입덧 약도 몇 주 복용하긴 했지만

물도 냄새 나서 못 마신다고 하고 구토를 달고 사는 입덧 심하신 분들에 비하면 나는 양호한 편이었다.





입덧 이후, 먹덧의 시작?


입덧 기간이 끝나니 자연스럽게 단것들과 과일이 많이 당기기 시작했다.

이쯤 되면 대부분의 산모들이 24주~28주 사이에 하는 임신성 당뇨 검진을 걱정한다.

나 역시도 당뇨 검진은 살면서 해 본 적도 없는 데다 꾸준히 살이 쪄서 몸이 많이 불었고 

평소에 당 수치가 전혀 높지 않았어도 임신성 당뇨에서는 문제가 됐다는 글도 많이 봐서 더 걱정이 됐다.


그 정도로 걱정이 되면 단것 줄이고 적절하게 먹으면 되는 건데

먹을 거 다 먹으면서 걱정한 사람이 바로 나였다.

임신 전에는 분명 다이어트도 잘하고 체중을 9kg를 감량하면서 식단도 잘했는데 말이다.


핑계를 대자면, 임신하니 절제가 잘 안 되고 감정 기복도 널뛰듯 해서 

먹는 것만큼은 당기는 걸 먹고 싶었다. 

특히 음식에 대한 호불호가 더 강해져서 먹고 싶은 걸 못 먹으면 서러워지기까지 할 정도였다.


그렇게 당뇨 검진 전날까지 저녁으로 남편과 함께 맥도날드 버거세트를 알차게 먹었다.

그 와중에 콜라만큼은 양심적으로<?> 제로 콜라를 먹었다는 게 내가 생각해도 웃기다.(아예 안 먹는 선택지는 나한테 없나 보다)


검진이 오전 10시였고 9시에 당뇨 검진 시약을 먹어야 했다. 그리고 오전 7시부터는 완전 금식.(물도 먹지 말란다)

그리고 당뇨 검진 전에는 일찍 자는 게 좋다고 들어서 평소보다 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드디어 당뇨 검진 및 정밀 초음파 검사!


드디어 떨리는 당뇨 검진의 날이 밝았다.

9시에 시약을 마셨는데 맛없다, 먹다 토했다는 산모들 얘기와는 다르게 나는 다행히 먹을 만했다.


예약 20분 전에 병원에 도착해서 늘 하듯이 혈압 체크하고 몸무게 체크한 후 

정확히 예약한 시간 10시에 피를 뽑았다.


그리고 그날은 24주 차로 정밀 초음파 검사도 같이 했다.

까꿍이의 눈, 코, 입, 심장, 뇌, 장, 척추, 동맥 등 초음파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다 확인했다.


손과 발도 확인했는데, 까꿍이가 왼손을 턱에 괴고 있어서 손가락 개수 확인이 어려웠다.

이런 식으로 있었다 ㅋㅋ 생각하는 아이?


왼발도 태반에 딱 붙이고 있어서 확인이 어려웠는데

왼손 왼발은 다음 입체 초음파 때 확인하자고 하셨다.




결과 이상 무!


그리고 다음 날! 산부인과에서 임당 검진 결과 문자가 왔고 걱정한 것과 다르게 무사히 통과했다!

당 수치는 140 이상일(고위험 산모는 130 이상) 경우 재검진에 들어가고 

재검진에서도 이상 있거나 임신성 당뇨로 확정될 시 입원하게 된다고 한다.


어쨌든 무사히 통과했으니 너무 다행이었다.

누구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코로나 시대에 입원만큼은 절대적으로 피하고 싶었는데

걱정하던 일은 일어나지 않아서 감사했다.


사실 임신성 당뇨는 먹는 음식과는 무관하고 호르몬 문제고 복불복의 성향이 강하다. 

사람에 따라 평소 관리를 잘했어도, 건강 식단을 했어도, 체중이 많이 늘지 않았어도 

당뇨 재검이 뜨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건 정말 사람마다 다른 거고 체질에 따라 다른 거라 안타깝지만 어떤 식의 조언을 들어도 사실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이렇게 24주, 기형아 검진에 이어 또 한 번의 문턱을 넘어섰다.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까꿍이와 아직까지 별다른 이벤트가 없음에 다시 한번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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