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를 시작하며
"잊고있던 작가의 꿈을 펼쳐보세요." 라는 말에 무작정 지원하게된 카카오 브런치. 그렇게 3일 후 작가가 되었다는 메일을 받았다. 그래. 작가라는 말이 아직은 어색하지만 열심히 무엇이든 써보려고한다. 그리고선 잠시 후 이내 알아차렸다.
그것은 바로 내가 무엇을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다는것이다. 그동안 줄곧 사용해오던 네이버 블로그 플랫폼은 지인들과 소통하며 나에 대해서 알아가고 순간의 느낌들을 적어오던 글이 대부분이였다.
하지만 여기 이곳에서 모르는 사람들에게 내 글을 당당히 써내려가야 한다는 것은 큰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주제를 뭘로하지, 어떻게 이어나가지부터 시작해 여러가지 고민을 속을 배회했지만 해결되지 않는다. 그렇게 몇일의 고민의 순간이 이어졌고 그 속에서 한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왜 나는 전처럼 편하게 쓰지 못할까?" 였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알게되었다. 바로 내가 너무 잘하려고 한다는것이였다.
기자도아니고 작가도아닌 그저 20대 공대생에 불과한 나는 분명히 알고있지 않은가. 아직은 글다운 글을 쓰기에는 부족하다는것을 말이다. 이렇게 생각이 바뀌고나니 지금 내 자신을 인정하게되고 다시금 자신감이 돌아왔다.
이를 통해 다시 생각해보면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은 어쩌면 우리의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벌써 20대 중반. 돌이켜보면 나는 두려움이 많은 사람이였다. 그리고 점차 하나 둘씩 극복해나갔다. 학창시절의 나는 나름 유복한 가정환경 속에서 귀하게 자라왔다. 하지만 대학에 입학 후 갑작스레 가세가 기울어 스스로의 생계를 책임지지 않으면 학교를 다니지 못할 상황이되었다. 어린나이에 가정상황을 탓하기도 해봤지만 뭐 어쩔수있을까. 당시 나는 새로운 시도에 대한 공포감이 상당한 아이였으나 생계라는 타율적 환경이 내가 피하려던 두려움과 직면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어떻게든 맞써 싸웠다. 그때 당시 빚은 지지말자는 스스로의 이상한(?) 결심때문인지 학교다니며 투잡, 방학땐 쓰리잡을 이어나가며 월세와 등록금을 간신히 마련했다.
공장,조선소,과외,술집,레스토랑,주방,전단지 등등 알바만 10개남짓 해본듯하다.
5~6년이 지난 지금에야 집안은 안정을 이뤄 어느정도의 지원 속에서 공부 할 수 있게 되었고, 이때의 내 경험은 나의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그리고나서 돌아보니 내게 있어서 두려움은 내가 만들어낸 환상과 상상속의 괴물이였을 뿐이였다.
1달간의 동남아 여행 중 뱀을 두르는 사진. 오른쪽은 최근 중국 대학에서 많은 관중들 속에 공연한 사진. 이 두 가지 작은 도전 모두 내 머리가 만든 두려움이 환상임을 증명한다.
그래. 누구나 처음은 두려울지 모른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결국 별거 아닌 하느냐 마느냐의 선택인듯하다. 그 선택에 있어 가장 쓸데없는짓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그 갈림길에 멀뚱히 서있기만하는 것이다. 그리고선 하지말아야할 이유들을 열거하는 것이지. 그러니 뭐든 하자. 좋은 선택이란 없다. 무엇을 선택하던 내 선택을 최고로 만드는 선택만이 존재할 뿐이니까.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니코스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자유를 쫒고 현재에 충실한 조르바의 말은 내 가슴에 힘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