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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준 Nov 04. 2019

HRD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끄는 디지털 리더십

선언이 아닌, 실현을 위해 필요한 핵심 역량에 대해


오늘날 기업들은 몇 년마다 근본적인 혁신을 이루어야 한다. 그 이유는 기술과 인터넷이 비즈니스 환경을 바꾸어 놓았기 때문이다. 빠르게 진행되는 디지털 시대의 도래로 인해 기업들은 민첩해질(agile) 필요가 있다.


- 놀란 부쉬넬(Nolan Bushnell)



 새로운 시대를 열었던 혁신가 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첫 번째 상사이자 멘토, 세계 최초의 비디오 게임 회사인 아타리(ATARI)의 공동 창업자인 놀란 부쉬넬(Nolan Bushnell)은 디지털 시대의 민첩성을 강조했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변혁의 파도는 산업 지형을 집어삼키고 있고, 이 파도에 올라탈 수 있는지 여부가 기업의 명운을 가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전보다 훨씬 더 빠른 시장 환경의 변화와 기술의 발전 속도는 기업들에게 전례 없이 기민한 혁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혁신’은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요? 기술 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 디지털 시대에 최적화된 조직 구조? 디지털 기술에 대한 지식의 습득? 최고의 전문성을 지닌 인재들의 영입? 이 모든 것들이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을 꼽자면 단연 ‘리더십’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모든 활동들을 검토하고, 조직 구성원들과 논의하고,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바로 ‘리더’이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HR 전문가이자 딜로이트(Deloitte)의 수석 컨설턴트, 조쉬 베르신(Josh Bersin) 역시 디지털 DNA를 가진 디지털 리더십이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CEO들은 완전히 새로운 경영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오늘날의 CEO들은 자신들을 ‘디지털 리더’라고 인식해야 하며, 조직이 집중력을 유지하고, 실험하고, 혁신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의 관점을 한마디로 다듬자면,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은 조직이 높은 적응력과 기민함을 바탕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선도할 수 있도록 만드는 디지털 리더십입니다.


 이에 본고에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선언을 넘어 실행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디지털 리더십에 대해 살펴봅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먼저 디지털 리더십이란 무엇인지 정의하고, 왜 이 역량이 필요한지, 그리고 이를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짚어보겠습니다.






디지털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디지털 리더십이란 기업의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자사의 디지털 자산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이를 함양한 디지털 리더들은 디지털 기술 트렌드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새로운 기술을 무작정 활용하기보다는 그 기술을 활용하여 비즈니스의 변화와 개선을 꾀합니다. 또한 자사가 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수익 창출을 위한 전략은 무엇인지 검토합니다.


 오늘날 비즈니스 생태계를 혁신하는 것은 디지털 기술이지만, 그것을 활용하고 끝내 이뤄내는 것은 ‘사람’입니다. 이것이 바로 디지털 시대에도 리더가 여전히 중요한 이유이자 디지털 리더십이 필요한 까닭이죠. 디지털 리더는 민첩한 사고와 함께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갖기 위해 부단히 노력합니다. 그리고 조직 구성원들을 설득하여 이 여정에 동참하도록 만듭니다.


 이러한 디지털 리더십은 과거의 ‘영웅적인 리더십’과 거리가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태어난 것이 아닌, 그 이전부터 존재했던 기업들은 좋든 싫든 디지털 이민자(Digital Immigrants)들입니다. 즉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던 기업들은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해야만 합니다. 디지털 시대는 혁신을 위해 유연한 비즈니스 모델과 넓은 네트워크, 수많은 협력자들을 필요로 하며, 이에 따라 조직 내외부를 막론하고 광범위한 접점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환경에 처한 기업들은 이전과는 다른 리더십을 요구합니다.


 이제 기업은 팀을 이끌고 더 넓은 생태계와 협력할 수 있는 리더를 원합니다. 이 새로운 유형의 리더는 팀을 이끄는 방법을 이해하고, 사람들을 연결하고, 새로운 여정에 이들이 참여하도록 만들며, 지속적인 학습을 추구합니다. 실제로 구글(Google), 리프트(Lyft), 마스터카드(Mastercard), 아틀라시안(Atlassian)과 같은 혁신 기업들은 리더십을 ‘팀워크’로 여기며, 함께 일하고, 서로를 보완하고, 팀으로 기능하는 리더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인사조직 컨설팅 회사인 콘페리(Korn Ferry)의 연구 결과도 같은 궤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탁월한 디지털 리더는 애매모호함(Ambiguity)을 관리하는 역량이 뛰어나고, 적응성이 높으며, 혁신을 배양합니다. 아울러 감성 지능이 매우 뛰어나고 민첩하게 최적의 선택을 내립니다. 또한 본인은 물론 다른 이들을 설득하고 참여를 유도합니다. 이와 같은 디지털 DNA를 함양한 조직은 오랜 시간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고 번영할 수 있는 디지털 지속 가능성(Digital Sustainability)을 기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조직은 매우 기민하고, 연결을 중시하며, 개방적이면서도 투명합니다.


 이와 같은 디지털 리더십은 오늘날 기업과 개인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역량입니다. 오늘날 거의 모든 비즈니스 환경이 디지털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우리는 오늘 유효했던 기술과 지식이라도 하루가 지나면 스러지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고, 지속적으로 성과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빠르게, 이전과는 다르게’ 조직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디지털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와 호기심,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감내하면서도 끝내 성과를 창출하고자 하는 태도, 그 과정에서 조직 구성원들을 참여시키고 조직의 자원을 집약하는 역량, 조직 전체에 새로운 사고와 조직 내외부의 연결고리를 심는 능력이 전제되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디지털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조지 웨스터먼(George Westerman), 디디에 보네(Didier Bonnet), 그리고 앤드루 맥아피(Andrew McAfee)는 그들의 저서《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정의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역량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들은 이 새로운 변혁을 ‘디지털 기술로 인해 초래된 변화에 적응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략,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 문화, 커뮤니케이션 방식 등 기업의 모든 것을 디지털에 기반하여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경영전략’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려면 ‘디지털 역량’과 ‘리더십 역량’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디지털 역량이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무엇 What ’에 해당하는 것으로, 디지털 투자를 통해 고객 경험, 운용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 등을 변화시킴으로써 다른 기업과 차별화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또한 ‘리더십 역량’은 ‘어떻게 How ’에 해당하는 것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는 방법에 해당합니다. 더 나아가 저자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필요한 이 두 가지 핵심 역량을 기준으로 기업을 크게 네 가지, 즉 초보자(Beginner)・패셔니스타(Fashionista)・보수주의자(Conservative)・디지털 마스터(Digital Master)로 분류했습니다.




 우선 ‘초보자’는 디지털 역량과 리더십 역량 모두 저조한 기업을 의미합니다. ‘패셔니스타’는 ‘디지털 역량’은 뛰어나나 ‘리더십 역량’이 부족한 유형이고, 주로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일로(silo)에 갇혀 기술이 적절히 활용되지 못하는 기업들이 해당됩니다. 반대로 ‘보수주의자’는 ‘리더십 역량’은 뛰어나나 ‘디지털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기업, 다시 말해 디지털화를 추진하기 위한 기업의 비전이나 문화, 구성원의 노력 등 제반 여건은 갖추고 있으나 디지털 관련 기술이 부족한 기업들을 일컫습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마스터’란 ‘디지털 역량’과 ‘리더십 역량’ 모두 월등한 기업을 지칭하는 말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라 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로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을 주도하기 위해, 모든 기업은 디지털 마스터가 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디지털 마스터의 한 축을 담당하는 ‘리더십 역량’이 곧 ‘디지털 리더십’에 해당됩니다. 이 역량이 확보되어야만 조직 내부의 저항을 완화하고 자원을 집약하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할 수 있으며, 조직 외부를 아우르는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확보한 기술, 즉 디지털 역량을 오롯이 활용하여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음은 물론입니다.


 ‘디지털 리더십’의 개념과 그 필요성을 이해하고 나면, 자연스레 그 다음 질문이 떠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 디지털 리더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한다는 것인가? 이러한 물음에 대해 2018년, 딜로이트는 디지털 리더의 유형을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하고 각각의 역할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1) 디지털 투자자(Digital Investors)


 벤쳐 캐피털 마인드를 바탕으로 기회를 포착하고, 재능과 아이디어에 투자하고, 파트너십을 구축함으로써 혁

신을 이루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리더들이다. 이들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는 디지털 기술이 지닌 의의와 그 가

능성에 대해 조직 내 임원진들을 설득하고 교육하는 것이다. 아울러 이들은 현재의 사업 모델과 디지털 트랜스

포메이션의 균형을 고려하여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책임을 지닌다.



2) 디지털 개척자(Digital Pioneers)


미래를 상상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며, 성공적인 디지털 전략을 이끌 수 있는 비즈니스 리더들

이다.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서의 비전을 수립하고, 로드맵을 그리며, 새로운 기술의 출현과 발전에 따라 변화

의 속도를 조정한다.



3) 디지털 혁신가(Digital Transformers)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조직과 그 사람들을 관리하는 리더들이다. 이들은 조직 내 디지털 어젠다를 주도하는 동

시에 ‘평소와 다름 없는, 지금 현재 수행하고 있는’ 비즈니스 활동들에 차질이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4) 디지털 조력자(Digital Enablers)


 새로운 기술에 대한 깊은 분석을 바탕으로 어플리케이션 설계 및 개발, 인지 컴퓨팅 및 데이터 사이언스와 같

은 중요한 기술을 도입하고 구축하는 리더들이다. 이들은 또한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직원들을 독려하여 디

지털 역량을 갖추도록, 또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상 네 가지 유형의 리더들은 조금씩 다른 결을 가지고 있으며, 이 모든 역할을 수행하는 단 한 명의 리더를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따라서 기업은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닌 디지털 리더들을 적절하게 조합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처럼 ‘디지털’이라는 이름의 거센 바람이 몰아치고 있는 오늘날, 조직은 더 강력한 리더인 동시에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리더를 필요로 합니다. 즉 조직은 더 민첩하고, 더 혁신적이고, 더 디지털 친화적인 리더를 길러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다수의 CEO들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딜로이트가 실시한 한 조사에서, 최고 경영자와 HR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응답자 그룹 중 오직 5%만이 자사가 강력한 디지털 리더를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140개 국의 HR 및 비즈니스 리더 10,000여 명이 참여한 또 다른 조사에서는 현재 기업이 시행 중인 디지털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이 우수하다는 응답은 전체의 5%에 불과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리더십 기술을 올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다고 대답한 비율은 절반이 넘는 65%였지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을 중심으로 한 조직 쇄신이 충분하지 않다고 응답한 이들은 31%에 달했습니다.


 콘페리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하게 다가옵니다. 아시아는 중국의 알리바바(Alibaba) 싱가폴의 그랩(Grab) 등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도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 디지털 혁신 사례들이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아시아의 디지털 리더십은 이러한 혁신에 얼마큼 기여하고 있을까요? 국가별 디지털 리더십의 수준은 어떠할까요? 콘페리는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한국, 일본, 중국, 홍콩, 싱가폴 등 아시아 태평양(APAC)에 속하는 8개 국가, 약 9,000명 이상의 리더들을 대상으로 리더십 프로필을 분석하고, 이를 디지털 리더의 특성/역량/동인과 비교 분석했습니다.


 아쉽게도 한국의 디지털 리더십에 대한 분석 결과는 실망스러운 수준입니다. 콘페리는 한국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술 기반 기업들이 포진하고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디지털 시대에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리더십에 대한 접근법을 철저하게 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의 리더들은 책임감에 기반한 강력한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있지만, 모호함에 대한 인내심이 적고 도전과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경향을 보입니다. 더 나아가 콘페리는 한국의 리더들이 디지털 환경의 태생적인 특성, 즉 불확실성을 포용해야 하고, 조직 구성원들이 ‘항시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지배적인 리더십’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디지털 리더십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으면 최신 기술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하고 이를 확보한다고 한들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리 만무합니다.






어떻게 디지털 리더십을 구축할 것인가?


 디지털 리더십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원동력이자 견인차입니다. 그리고 이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들은 이미 조지 웨스터먼과 디디에 보네, 그리고 앤드루 맥아피가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들은 크게 네 가지의 핵심 요소, 즉 ① 디지털 비전 ② 조직의 대규모 참여 ③ 디지털 거버넌스 ④ 기술 리더십 역량을 통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필요한 리더십 역량을 구축할 수 있다고 보았지요.



첫 번째 요소는 디지털 비전을 수립하는 것입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경영진을 중심으로 강력한 디지털 비전을 갖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처음부터 모든 조직 구성원들이 ‘디지털’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깨닫길 바라는 것은 욕심입니다. 따라서 우선은 조직을 이끌어 가는 리더들이 강력한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만 최종 그림을 보여주면서 구성원들을 설득할 수 있고, 다른 구성원들이 이를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들을 모색하게끔 만들 수 있습니다. 단순한 지시를 넘어 경계를 넘나들며 변화를 이끌어가는 것 역시 리더들의 책임임은 물론입니다.



두 번째 요소는 조직의 대규모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전면적인 변화’이고, 경영진이라도 소수의 인원들이 이룰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닙니다. 이 변혁은 수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디지털 비전이 설득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리더들은 명확한 기대치를 보여주어야만 합니다. 특히 ‘최신 기술을 도입하겠다’가 아닌, 그 기술을 통해 ‘현재의 비즈니스를 어떻게 변화시킬지’의 문제에 초점을 둠으로써 모든 이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세 번째 요소는 디지털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강력한 디지털 비전과 조직 구성원들의 참여 의지가 있다고 해도, 이것이 집약되지 않으면 선언에 그칠 뿐 실현에 닿을 수 없습니다. 한 조직에는 여러 부서들이 존재하고, 이들의 역할이 중복되지 않게끔 조율함으로써 자원의 낭비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최고디지털책임자(Chief Digital Officer)와 디지털 전략을 전담하는 팀을 통해 주요 어젠다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핵심 과제를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합니다.



네 번째 요소는 기술 리더십 역량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는 IT 리더들과 비즈니스 리더들의 스킬과 관점을 한데 모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어그러질 경우 기술 자체에 너무 무게를 두어 비즈니스 성과와 괴리된 실패를 맛보거나, 현재 진행하고 있는 비즈니스에 대한 지나친 선입견 때문에 자사의 핵심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또는 IT를 비즈니스 파트너로 인식하기 보다는 ‘비용’으로 치부하고, 결과적으로는 디지털 시대의 핵심 경쟁력을 잃는 우를 범할 수도 있지요.



 이러한 네 가지 핵심 요소는 앞서 살펴보았던 디지털 리더십의 특징, 즉 불확실성을 감내하면서도 미래에 대한 확신을 잃지 않고, 사람들을 연결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시대와 혁신을 이루려는 태도와 맞닿아 있습니다. 딜로이트의 최고혁신책임자(Chief Innovation Officer)인 앤드류 바즈(Andrew Vaz)가 언급한 바와 같이, ‘만약 실험을 하지 않고, 자사가 새로운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는지, 개방된 시장을 개척/연결하고 있는지 질문하지 않는다면, 그 조직은 위험에 처할 것‘입니다. 그러나 디지털 리더십을 갖춘 조직 구성원들의 특성/역량/동인은 조직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실현을 위한 리더십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아울러 HRD는 이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조직 구성원들의 디지털 리더십 역량을 어떻게 개발할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답을 도출해야 합니다. 앞서 무엇이 가장 성공적인 방법인지에 대한 답은 여러 가지일 수 있지만,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는 조직의 리더십 모델을 재설계 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모델은 혁신, 성장, 포함, 팀워크, 협력의 개념을 포함해야 합니다. 디지털 리더십은 조직 내부의 구성원들을 설득하고,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하며, 조직 외부와 생태계를 구성하면서도 혁신과 성과 창출에 기여해야만 합니다.



둘째는 조직 내에서 디지털 리더가 될 가능성이 있는 이를 발굴하는 것입니다.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름의 역량을 지녔다고 해도 그것이 엇나가지 않도록 면밀하게 지도해야 합니다. 디지털 투자자, 디지털 개척자, 디지털 혁신가, 디지털 지원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이들을 파악하고, 그 특성에 따라 육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는 젊은 직원들의 리더십을 제고하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직무를 배울 수 있는 기회와 경영진의 지원 아래 팀과 프로젝트를 이끌 수 있는 융통성을 부여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역방향 멘토링을 통해 경영진이 기술, 업무 관행, 젊은 직원들의 문화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접근도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보다 에너지 넘치고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이들의 리더십을 조직의 DNA로 만들어야 합니다.



넷째는 위험을 감수하고 실험을 장려하는 것입니다


 디지털 리더를 위한 리더십 프로그램은 경계를 넘나들어야 하고,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혁신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감내해야 하는 위험과 실험을 주저하지 않게끔 지도해야 합니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리더십이 오롯이 발현되기 위해서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최소화해야만 하니까요.



다섯째는 전통적인 리더십 교육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그보다는 권한 부여, 위험 감수, 지식 공유, 문화 구축 등 조직 내부의 여러 부서는 물론 조직 외부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넘나들 수 있는 역량에 집중해야 합니다. 아울러 리더십 교육을 제공하는 공급 업체는 종래의 리더십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을 유념해야 합니다.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리더십


 한때 ‘제4차 산업혁명’이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니 하는 단어들은 ‘오늘이 아닌 내일’의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시절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개념이 되었지요. 하루가 멀다 하고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나날이 고도화되는 IT기술과 서비스들은 저마다 변혁의 시대가 바꾸어 놓을 미래를 논하고 있습니다. 기업교육, 즉 HRD 분야 역시 이 거대한 흐름에서 비켜서 있을 리 만무합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끌고 완성하는 것은 결국 사람, 다시 말해 인재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경이로운 디지털 기술에 경탄하는 것을 넘어,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리더를 길러내야 합니다. 하지만 이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렇게밖에 말할 수 없는 이유는 ‘HRD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변화의 파도가 이제 막 일렁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겉보기에 한 순간에 이루어진 듯한 ‘혁신’도, 사실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수많은 전문가들의 시행착오와 노력의 결과물일 때가 많습니다. 적지 않은 좌절과 새로운 가능성의 탐색, 그 지난한 과정 끝에 맺은 결실은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됩니다. 그리고 ‘끝내 이루는 힘’은 단연 디지털 리더십입니다.


 본디 넓고, 높고, 튼튼한 건물을 세우기 위해 밑바닥을 단단하게 다지는 것은 몹시 어려운 일입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거대한 변혁을 성공으로 이끄는 일도 다를 리 없습니다. 그리고 이 기초 공사의 핵심은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디지털 리더를 길러내는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HRD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오롯이 이해하고 HRD의 미래를 향해 한 걸음씩 내딛는 것입니다. 다만 이 모든 것을 ‘내일이 아닌 오늘의 일’로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은 디지털 리더십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휴넷의 월간 에듀테크 리포트,〈EDUTECH Monthly〉2019년 5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Reference]


- 조지 웨스터먼, 디디에 보네, 앤드루 맥아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2017. 

- Deloitte, 「2017 Deloitte Global Human Capital Trends : Rewriting the rules for the digital age」, 2017. 

- Deloitte, 「Building your digital DNA」, 2015. 

- Deloitte, 「The 2016 Deloitte Millennial Survey: Winning over the next generation of leaders」, 2016.

- Joe McKendrick, 「The Most Important Quality A Digital Leader Requires」, 2018. 

- Josh Bersin, 「Digital leadership is not an optional part of being a CEO」, 2016. 

- Korn Ferry, 「Digital leadership in Asia Pacific」, 2018. 

- Korn Ferry, 「Korn Ferry global study: Majority of CEOs see more value in technology than their workforce」, 2016. 

- Korn Ferry, 「The Korn Ferry Digital Sustainability Index 201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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