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릴레이 지각글
어떤 슬픔은 발음되지도 적어지지도 않는다. 그런 생각을 했었다. 태어난지 이주 남짓된 고양이를 입원시켜놓은 다음날 새벽, 택시를 타고 달려가서 처치실에 놓인 아주 가벼운 그 몸을 봤을 때 느낀 감정을 떠올릴 때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이 슬픔은 발음되기에도 적어지기에도 너무 참혹하게 슬퍼서 어떤 언어로도 이 마음을 설명할 수가 없노라고. 주제로 공지된 문장을 봤을 때 단박에 그 일을 떠올렸다.
나는 과연 그 일을 언어로 옮길 준비가 되었나?
모른다. 이제는 떠올리기만 해도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어린아이처럼 엉엉 소리내 울지는 않는다. 이제는 길에서 구조된 젖먹이 고양이를 양육하는 사람의 글을 봐도 마음이 저릿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슬픔은 너무 생생하고 뚜렷하고 강렬한 것이었고 그렇게 찢어진 심장은 다시는 예전 같아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다. 왜 그렇게 슬펐을까? 결국 뻔하게도 사랑이라고 답을 적어 넣는다. 짧은 시간 동안 그 작은 고양이를 나는 너무너무 사랑했고, 슬픔은 사랑에서 출발한다고.
최선을 다해 그 작은 아이가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라 행복하고 긴 생을 보내주기를 바랐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참 짧았다. 슬프지 않을 수가 없는 일이다. 요즘 픽션을 다루면서 참 비극적인 상황의 슬픈 감정 묘사도 능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이 슬픔은 거창하고 감성적인 언어로 쓰여지지 않는다. 그런 슬픔이 있다. 오늘 이렇게 적었지만 결국 적어지지 않을 것이고 발음 되지 않을 슬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