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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udi Jun 29. 2020

심장을 찢어놓은 경험

글쓰기 릴레이 지각글

  어떤 슬픔은 발음되지도 적어지지도 않는다. 그런 생각을 했었다. 태어난지 이주 남짓된 고양이를 입원시켜놓은 다음날 새벽, 택시를 타고 달려가서 처치실에 놓인 아주 가벼운 그 몸을 봤을 때 느낀 감정을 떠올릴 때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이 슬픔은 발음되기에도 적어지기에도 너무 참혹하게 슬퍼서 어떤 언어로도 이 마음을 설명할 수가 없노라고. 주제로 공지된 문장을 봤을 때 단박에 그 일을 떠올렸다.


  나는 과연 그 일을 언어로 옮길 준비가 되었나?


  모른다. 이제는 떠올리기만 해도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어린아이처럼 엉엉 소리내 울지는 않는다. 이제는 길에서 구조된 젖먹이 고양이를 양육하는 사람의 글을 봐도 마음이 저릿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슬픔은 너무 생생하고 뚜렷하고 강렬한 것이었고 그렇게 찢어진 심장은 다시는 예전 같아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다. 왜 그렇게 슬펐을까? 결국 뻔하게도 사랑이라고 답을 적어 넣는다. 짧은 시간 동안 그 작은 고양이를 나는 너무너무 사랑했고, 슬픔은 사랑에서 출발한다고.

  최선을 다해 그 작은 아이가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라 행복하고 긴 생을 보내주기를 바랐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참 짧았다. 슬프지 않을 수가 없는 일이다. 요즘 픽션을 다루면서 참 비극적인 상황의 슬픈 감정 묘사도 능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이 슬픔은 거창하고 감성적인 언어로 쓰여지지 않는다. 그런 슬픔이 있다. 오늘 이렇게 적었지만 결국 적어지지 않을 것이고 발음 되지 않을 슬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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