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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근 Apr 22. 2024

입사 후 온보딩에 성공하는 3가지 방법

콘텐츠 스타트업 어느 곳에나 통하는 비법

원하는 곳에 입사했다는 기쁨도 잠시, 적응하면 할수록 압박감을 느끼곤 할 것이다. ‘내가 언제쯤 한 명 몫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이 많은데, 회사 돌아가는 속도가 빠르니 그것대로 따라 가기 벅찰 테다. 누구나 온보딩 기간에 겪는 일이고, 당연히 우왕좌왕한다. 온보딩 기간은 보통 3개월, 이 시기의 목표는 하루아침에 3년은 다닌 것처럼 변신하는 게 아니다. 나만의 작은 성취(Small Win)를 하나씩 쌓아가며 적응의 기초 단계를 잘 마련하는 것이다.


간단하지만 강력한 밑거름 KPT

‘연말회고’ 작업을 하며 한 해를 돌아보는 사람들이 주위에 있을 것이다. 1년간 이룬 것, 다음에 잘해보고 싶은 것 등을 정리하고 이듬해에 조금이라도 성장한 삶을 살아보자고 다짐하는 일이다.


KPT도 이런 회고 방식의 하나다. 일주일을 돌아보면서 Keep, Problem, Try에 해당하는 내용을 기록하면 되는 간단한 회고법이다. 잘한 점(Keep)과 아쉬운 점(Problem)을 적고, 앞으로 잘한 걸 어떻게 더 잘할지, 아쉬운 점을 어떻게 보완할지 실천 방안(Try)을 도출한다. 이걸 입사 후 3개월 동안 개인 시간을 내어 일주일 단위로 꾸준히 하는 것을 추천한다. 30분~1시간만 해도 충분할 것이다.


노트든 태블릿PC든 익숙한 기록 도구를 준비한다. Keep과 Problem을 먼저 적는데, 칸을 나누고 각각에 해당하는 걸 자유롭게 써내려간다. Keep에는 일주일 동안 잘한 것, Problem에는 일주일 동안 아쉬웠던 것이 해당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Keep: “팀 미팅 진행 방식 중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에 대해 물어볼까 말까 고민했는데 용기 내어 질문했다. 좋은 질문이라고 피드백을 받았다.”

Problem: “노션, 슬랙 등 협업툴 사용하는 게 어렵다.”



Try는 Keep과 Problem을 다 적은 뒤에 도출한다. Keep과 Problem 항목 각각에 대응하는 Try를 뽑으면 된다. Keep에 해당하는 Try는 잘한 것을 앞으로 어떻게 하면 더 잘할지에 초점을 맞추고, Problem에 해당하는 것은 앞으로 어떻게 하면 같은 문제를 반복하지 않을지에 초점을 맞춘다.


이때 실천하지 못할 만큼 많은 양의 Try를 도출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내 생활 습관 하나 바꾸기도 어려운데, 업무 관련된 걸 일주일 단위로 10~20개 도출하고 적용하기는 현실적이지 않다.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길 수 있으면서 실천했을 때 Small Win을 가져올 것들로 고르는 게 좋다. 위에서 예로 든 Keep과 Problem의 Try를 살펴보자:  

Keep → Try: “①미팅에서 앞으로도 눈치 보지 말고 질문하자. ②피드백 준 팀원에게 어떤 부분에서 좋은 질문이라고 생각했는지 따로 물어보자.”

Problem → Try: “노션부터 공부하자. 유튜브에 노션 기초 영상 찾아서, 주말에 시간 내어 공부하자.”


이런 식으로 매주 KPT 회고를 반복하면 제법 많은 기록이 쌓인다. 주 단위로 업무를 돌아보고 개선한다. 이를 기반으로 다시 실천할 점을 도출한다. Small Win이 복리로 쌓이는 것이다. 온보딩 기간 3개월만 해도 12회를 채울 수 있고, 처음 입사했을 때와 비교해보면 밀도 있게 적응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대도 괜찮아, ‘이건 왜 이렇게 하는 건가요?’

온보딩 기간은 회사에서 정해둔 프로세스를 일방적으로 흡수하기만 하는 시기가 아니다. 눈치 보고 ‘나대지 않으려고’ 꾹 참는 시기도 아니다. 이때도 얼마든지 업무를 제안하거나 찾아서 할 수 있다. 입사 일주일이 됐든 한 달이 됐든 상관없다. 아직 외부인의 시선이 어느 정도 남아 있을 때만 보이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여행지의 첫인상과 설렘은 첫 방문 때만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때 얘기하지 못하면 영원히 개선하지 못하고 그대로 뭉개질 수 있다. 지금밖에 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고 제안하고, 개선하는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도 좋다.


강추하는 건 온보딩 프로세스에 대한 개선이다. 회사에서는 오랫동안 여러 신규 입사자에게 적용하며 익숙해진 탓에 개선점을 찾기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 신규 입사자의 입장에서 이해가 안 되었거나, 조금이라도 불편했던 부분을 적극 전달해보자. ‘이건 왜 이렇게 하는 건가요?’, ‘이건 개선을 제안해보고 싶어요’ 같은 식이다. 특히 콘텐츠 제작과 관련된 부분은 기존에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접근해도 좋겠다.


아예 회사 차원에서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는 게 더 효과적이기도 하다. 심리적 안정감을 갖고 편하게 말하도록 판을 깔아주는 것이다. 경험상 “온보딩 과정 중 건의할 점이 있다면 기탄없이 말해달라”고 요청하기만 하면, 알아서 줄줄 말한다.


예를 들어, 뉴닉에 있을 때는 뉴비 에디터에게 콘텐츠 제작 매뉴얼을 읽은 뒤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 무엇인지 듣는 시간을 온보딩 기간에 마련하곤 했다. 그러면 읽는 사람 입장에서 표현이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나, 실제 콘텐츠 제작 프로세스와 비교했을 때 누락된 부분 등을 찾아낼 수 있었다. 개선 작업을 혼자 할 만하다고 판단하면 맡겨보기도 했고, 온보딩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끼기에도 효과적이었다.


스타트업에서는 자율성을 높이 평가한다. 자신이 맡은 업무의 영역을 넘어 ‘제가 해볼게요’ 하고 한다거나, 기대되는 퀄리티보다 두세 스텝 더 나아가는 방식을 지향한다. 온보딩 수습 과정에서 정식 멤버 전환 여부를 결정할 때 동료리뷰를 꼭 받는 회사라면, 위와 같은 방식으로 일했을 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회사도 온보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온보딩은 신규 입사자 개인에게만 무게가 실리는 과정이 아니다. 회사도 신규 입사자가 적응하도록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입사자와 회사가 함께할 수 있는지 서로 확인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신규 입사자가 압박감을 온전히 지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어떤 회사는 신규 입사자의 퍼포먼스가 좋지 않을 때 ‘못하면 더 이상 함께하기 어렵겠네’ 하고 빠르게 정리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결정을 충분히 할 수 있다. 다만 회사가 이 사람의 적응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한 뒤라야 한다. 회사에게도 채용 과정에서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정리하면 그만이겠지만, 당사자는 구직 활동에 다시 나서야 하는 부담감도 고려해야 한다.


‘회사는 학교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지만, 입사 초기 같은 특정 시기에는 학교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마련한 온보딩 프로세스를 기초로 하되, 적응하기 어려워할 때 일대일 면담을 통해 맞춤형 과제를 내거나 원포인트 레슨을 하는 등 맞춤형 온보딩을 진행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회사가 전달한 부분을 성실히 소화할 책임은 신규 입사자에게 있다.)


물심양면 모든 리소스를 투입해 적응에 올인하라는 소리는 아니다. 방임과 마이크로한 관리 사이에서 중간 지점을 찾으면 된다. 뉴닉에서는 2주 단위로 체크업 미팅을 진행해 적응도를 체크했다. 갈피를 잡지 못한다고 판단한 부분은 간단하지만 금세 효과를 볼 수 있는 과제를 내줬다. 이후 과제를 해보고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2주 뒤 미팅에서 체크했다. 대부분 퍼포먼스가 개선되었고 효능감을 느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수시로 소통하면서 궁금증을 해소하는 창구도 열려 있었다.


가장 중요한 건 신규 입사자도 새 일터가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떠날 결정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 회사도 인재가 떠날 때 아쉬워하고 잡을 수 있다는 것. 그러니 서로 어렵게 맺은 고용 관계임을 인지하고 최대한 함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피차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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