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대추속 천둥 Nov 28. 2018

[아빠의 기억 10] 아빠는 위가 아니라 옆이다.

세계에서 여섯번 째 로 높고 한국에서 가장 높은곳으로 올라갔다.
나는 그 높은 곳을 올라가야겠다는 생각도 상상도 하지 않았다.
아이가 자신만의 투어를 만들었다며 그 일정속에 롯데타워가 있기전까지.
아이가 올라가고 싶다는 말 한마디에 우리는 그곳으로 향했을 뿐이다.

롯데타워 전망대에 올라가기 전까지 우리는 7만원 가까운 돈의 가치에 대해 서로의 눈에서 그 기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555미터 120여층에서 우리는 그 기대의 거품이 너무 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랬다.
우리가 어릴 적 아빠를 바라볼 때 아빠의 얼굴 뒤로는 항상 하늘이 있었고, 아주 높은 그 높이가 되었을 때 그리 높지 않음을 알게 되는 것과 같았다.

타워 아래에서 바라 본 타워.
목이 아플 정도다.

목이 아플 아이에게 아빠는 위에 있기보다 옆에 있는 아빠가 아이의 심장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겠지.
볼을 갖다 대고 아이의 살을 느끼고 무릎을 굽혀 눈을 맞추고, 아이의 속삭임이 들릴 정도로 귀를 가까이 대 줄 수 있는 아빠가 되고자 오늘도 다짐한다.

작가의 이전글 [아빠의 기억 9] 삶이 선명해지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