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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s Jan 30. 2020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한 것일까?

#30 성공에 집착하며 빠른 성공을 원하는 우리

요새 친구들을 만나면 자주 하는 말 중 하나가 '우리가 벌써'이다.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달려온 우리 자신들이 대견하기도 하지만, 아직 뭐하나 자신 있게 일궈내지 못한 20대 현실의 답답함을 호소하는 것처럼 들리는 이 말은 20대 후반에 선 나의 주변 친구들의 필수 키워드가 되었다.


우리는 인터넷, SNS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성공사례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어떤 이는 시장의 좁은 틈을 발견하여 성공하고, 또 다른 이는 빠르게 변하는 시대의 흐름을 타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성공한다. 이렇게 매체에서 다양한 성공사례들이 쏟아지다 보니 , 자연스레 나도 금세 성공의 대열에 함께할 수 있을 것 같고,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기곤 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이렇게 말한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


마법과도 같은 도전이라는 말과 함께 의지가 불타 오르지만 그렇게 부풀려진 마음도 잠시, 특별하게 재능이 느껴지지 않는 지금 나의 모습과 멀어 보이기만 하는 성공이라는 무형의 존재에 마치 바람 빠진 풍선과 같이 마음이 쪼그라든다. 시간은 지금 이 순간에도 흘러가고 있고, 이대로 하루하루를 지내다 보면 마치 도태될 것만 같은 조급함이 안 그래도 복잡한 머릿속을 헤집고 다닌다. 마치 지금이라도 도전하고, 부딪히라 꾸짖는 것처럼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 나는 지금 너무 늦어버린 게 아닐까? 




사람들은 흔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들 한다. 20대인 나로서는 정말 아직 와 닿지 않는 말이며, 그저 덧없는 위로의 말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정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정년 퇴임 후 휴식기를 가지시던 아버지는 작년 초 돌연 목표를 설정하셨다. 그것은 바로 '전기기사 자격증 취득' 60세가 넘은 나이에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뿐 아니라 자격증을 취득 후 새로운 회사에 입사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신 아버지는 마치 고3 수험생과 같이 몰두하시기 시작하였다.


그러고는 지금 현재 그 목표를 달성하시고, 취직 후 새로운 직장생활을 이어가시고 계신다. 심지어 요즘은 회사에서 쓰는 말이 이해가 안 된다며, 떠듬떠듬 영어공부에 열중이시다.


정말 무서운 일이다. 편향적인 시선에서 머물러 있던 나의 가치관이 부서지는 순간이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필드에서 물러나, 남아있는 하루하루에 만족하며 사는 것이 나의 노년의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금도 도전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정말 나이를 먹어서도 새로 시작할 수 있으며, 인생은 60세부터라는 말이 정말로 나의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그러한 아버지를 보면서 나는 지금 이 아까운 시간을 너무 허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자책과 조급함이 밀려왔다.


그렇게 등 떠밀려 많은 것에 도전하고 노력했지만, 원하는 만큼의 성취감이 들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어떠한 글을 읽게 되었다. 그 글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당신을 앞서가는 것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당신보다 뒤처진 것 같기도 합니다.
버락 오바마는 55세에 은퇴했습니다, 그리고 도날드 트럼프는 70세에 시작했습니다.
모두 자기 자신의 경주를 , 자기 자신의 시간에 맞춰서 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시간대에 있을 뿐이고, 당신도 당신의 시간대에 있는 것뿐입니다.     

그러니, 움츠리지 말고 긴장을 푸세요.


긴장은 풀라는 한마디에, 경직되어있던 사고가 풀어지는 것 같았다. '그래, 남들의 기준에 나의 성공을 맞추지 말자, 남들이 달린다고 지금 달리지 못하는 내가 잘못하는 게 아니야'라는 생각과 함께 마음속의 조급함을 털어냈다.


어느덧 새해가 시작한 지 벌써 한 달이 지나간다. 불과 3주 전만 해도 이제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니 연례행사와도 같은 새해 다짐과 함께 시작했는데, 12개뿐 올해의 시간 중 1개를 이렇게 무의미하게 버려버린 건 아닌 지하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나는 그저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이겨내고 버텨낸 당신에게 '당신은 정말 잘 해내고 있다 괜찮다'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러니, 움츠리지 말고 긴장을 푸세요. 당신은 충분히 잘 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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