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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10줄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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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리나 Aug 27. 2022

[10줄 문학] 라이브 연재

2022년 8월 22일 ~ 8월 26일

1. 개강 만세


개학, 개강 시즌이 되니 행복하다.


직장인이었을 때는 몰랐지만, 백수가 되니 개학과 개강이 소중해진다.


백수의 그나마 유일한 장점은 한적한 낮시간에 돌아다니며 이런 저런 일을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방

학 때는 이 장점이 적용되지 않았다.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한낮에 어딜 가든 사람이 많아 바글거렸고, 카페에는 자리가 없었다.


그런데 이제 사람이 없다. 다들 학교에 간 것이다!


조용해진 카페에 앉아 여유를 느끼며 생각한다. 개강만세.


모쪼록 세상의 모든 학생들이 원하는 바를 성취하는 값진 한 학기가 되기를!




2. 라이브 연재


비축분 원고를 다 턴 어느 날.

웹소설 작가인 나는 생각했다.


아무래도 좆된 것 같다고.


이제부턴 죽음의 라이브 연재였다.


라이브 연재는 뭐랄까?


헐벗은 몸으로 채찍을 맞으면서 벽돌을 쌓는 느낌이다.


뒤에 곰이 쫓아오는 상황에서 자전거를 밟고 달리는 느낌 같기도 하다.


확실한 건 중간에 멈출 여유도, 돌아볼 시간도 없다는 것이다.


일단 앞만 보고 달려서 곰과의 거리를 벌리고 무조건 살아남은 뒤에야 나중에 '나 이런 일도 있었다'고 무용담을 털어놓을 수 있다.


그래도 곰은 죄가 없으니까 열심히 달려야지.





3. 쁘띠 삼손


요즘은 거의 두문불출하고 글만 쓰고 있다. 당연히 옷은 맨날 같은 것만 입으며, 미용실에 가지 않은지도 꽤 오래 됐다.


머리카락이 덥수룩하다 못해 삼손처럼 자라나고 있지만 그냥 틀어묶는 게 전부다.


확 자르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아마도 10월은 되어야 할 것 같다.


삼손처럼 내 머리카락에 내 힘의 원천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요새는 내 몸에서 뻗어나는 작은 것 하나라도 함부로 잘라내고 싶지 않다.


열심히 생각하고 뻗어나가는 머리카락의 길이만큼 글도 쭉쭉 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사실은 얼마 전에 본 영화 <RRR>에서 인도 독립운동가 라주가 너무너무 인상이 깊었기 때문에....


미친 집념의 결과로 만들어 낸 근육과 장시간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인 그 헝클어진 장발이 너무 멋있더라.

그래서 거지꼴로 지내고 있다는 그런 이야기...




4. 마법 소녀 아이돌



아이돌 덕질은 애니메이션 덕질과 많은 부분이 닮아있는 것 같다.


빨강 파랑 노랑으로 각자 캐릭터를 나눈 전대물 스타일의 멤버 구성. 조명이 올라가면 화려하게 변신하여 활약하는 요즘의 케돌들을 보면 <웨딩 피치>나 <세일러 문> 을 볼 때와 같은 쾌감이 느껴진다.


덕질 문화도 내가 <꾸러기 수비대>로 처음 새초미 덕질을 시작했을 때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1/12의 확률로 최애를 뽑을 수 있었던 <꾸러기 수비대> 트레이딩 카드처럼, 나는 오늘도 포토카드가 들어 있는 아이돌 앨범을 언박싱한다.


제발 최애와 차애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기원하면서.


지금 내 방에는 어렵게 구한 최애의 포토카드가 가득하다.


최애가 걸친 아이템을 따라 손민수하는 내 모습은 뭐랄까, 마치 <웨딩 피치> 속 마법봉 장난감을 구매하는 마음과 비슷하다.


현실의 나는 비록 초라할 지라도, 그런 아이템의 일치를 통해 조금이라도 나도 마법을 부릴 수 있을 것 같은 꿈을 꿔본다.


마법 소녀는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나도 짠하고 어떤 다른 존재로 변신할지도 모를 일 아닌가.







5. 최종의 최종의 최종


출간 전, 최종의 최종의 최종 교열 원고를 보고 있다.


내가 쓴 글이긴 하지만 한글 문서로 500페이지가 넘는 글을 매번 다시 볼 때마다 진짜 돌아버릴 것 같다.


그런데 또 신기하게 대충 봐지진 않는다. 그렇게 여러 번을 봤는데도 또 보다 보면 오타도 나오고 고쳐야 할 부분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게 고치고 고치고 고치다 보니 드디어 출간고를 받았다. 그렇지만 여기서도 고칠 부분이 등장한다!


마지막 검토를 진행 중인 나는 거의 ADHD상태다. 10분에 한번씩 탈주를 꿈꾸면서도 헉헉거리며 붙잡고 있다.


이번 건은 어떻게든 해결했지만 앞으로가 까마득하다. 차기작은 이거보다 훨씬 긴 분량으로 예상하고 쓰고 있기 때문이다.






10줄 문학 (Instagram) : @10lines.on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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