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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종혁 Dec 16. 2017

구구단 - Act.3
희미해져가는 정체성

2017년 11월 상반기 컴백 리뷰


구구단 - 1st Single `Act.3 Chococo Factory` (타이틀 곡 '초코코')


 나쁘지 않은 출발이었던 'ACT1' 앨범을 뒤로하고 줄곧 헤매는 모습을 보이는 구구단이다. 김세정이라는 스타가 있지만 매번 부자연스럽고 (그나마 '나같은 애'가 조금 자연스럽) 때로는 안쓰러워 보이는 기획에 의해 좀처럼 그룹 전체가 기를 펴지 못한다. 음악의 경우 'Wonderland'가 신인으로서 제일 만족스러운 에너지를 보여주었지만 당시에도 오버스러운 단체 안무와 과잉 컨셉의 뮤직 비디오로 다소 부담스러운 측면은 없지 않아 있었다. 곡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덜 부담스러웠던 'ACT 2'를 지나 이번에 이들이 선택한 컨셉은 윌리웡카로 대표되는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 구구단 씨어터라는, 역시나 멤버들에게 부담을 가득 지우는 세계관의 세 번째 장이지만 이번에도 여전히 구구단의 톤앤매너를 읽을 수 없다. 한편으로는 이들의 유닛이었던 '구구단 오구오구'의 ICE CHU가 떠오르는 곡센스인데 의미와 문법을 생략한 '초코코'의 반복으로 메인 활동을 하는 이유를 당최 찾기가 어렵다. 사실상 오구오구의 ICE CHU는 오랜만에 등장한 정말 순수한 목적의 기획으로 아무 생각없이 되뇌이는, 심지어 누가 듣던지 개의치 않는 것과 같은 특유의 당찬 매력이 있었다면 '초코코'의 경우 의도적으로 R&B나 하우스풍을 낼 정도로 트렌드를 강하게 의식하고 있지만 가사나 코러스의 단순화가 좀처럼 와닿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 물론 중독성의 측면에서 코러스에 등장하는 '초코코코코코코코코립스'가 한편으로는 효과적인 라인이라고도 보이지만 뒤이어 등장하는 '나나나나나나나나나'와 결합되다보니 다소 촌스럽다.



*사진 출처: 멜론 음악(www.melon.com), 사진은 문제 될 시 삭제 조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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