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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두 Dec 03. 2023

가족 컬처덱 만들어보는 거 어때

매일글챌린지#3

하고 싶은 일 보다 해야 할 일에 둘러싸인 주말이다.

회사에서 조직장 자리를 내려놓고 코치로서 업을 전환하려는 준비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고

학교 기말시험을 일주일 앞두고 있고, 동시에 집 이사를 앞두고 있다. 

다 내가 하는 일이지만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쉬운 일이 하나 없다. 


개인과 집 그리고 회사라는 영역 안에서 해야 할 각각의 일들은 한 반짝 떨어져서 보면 결국 서로 다 연결되어 있다. 저절로 연결된 것일 리 없다. 내가 나에게 유리하도록 어떻게든 연결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내가 부여한 나와 연결된 모든 일의 공통분모는 '다음 세대를 위한 경험'이란 키워드로 귀결된다. 
'다음 세대'에게 남겨주고 싶은 긍정적인 '공동체 경험'을 만드는 일.
일도 삶도 그걸 위해 배우고 연습하는 과정들이다.


회사에서 컬처덱을 만들어보자는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막연했던 그 일을 어쨌든 시작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최종 결과물이 컬처덱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지지 않더라도 

그동안 중요하게 생각했던 규율, 여전히 유효하고 지켜내야 할 원칙, 그리고 애매한 경계에 있는 문화적 요소들, 이미 힘을 잃고 과거로 사라진 암묵적 가치들_모두 버무려 한 판으로 정리하는 것. 

그것이 컬처덱을 만드는 일이라 생각하며 그려보는 중이다. 


컬처덱은 아카이빙 된 상태를 말하는 게 아니야. 단순한 바인더가 아니다.
흩어진 기록물을 부분 부분 떼어 합치는 게 아닌 모든 자료들을 모아 다시 반죽해 새로운 요리로 탄생시키는 것. 
-박창선 <컬처덱> 저자 

나: 우리 회사 컬처덱 만들려고 준비 중인데 우리도 가족 컬처덱 만들어볼까?
라고 일요일 점심으로 맛있는 짜파구리를 끓여준 짝꿍님에게 물었다. 


짝: 컬처덱이 뭐야?  


나: 어떤 회사는 16가지 리더십원칙으로, 어떤 회사는 11가지 일 잘하는 방법으로 각 회사에서 추구하는 가치를 알기 쉽게 정리해. 인재상, 핵심가치, 일하는 방법, 그리고 글로 정의되지 않은 암묵적인 가치들이 혼재되어 있는데 컬처덱은 그것들을 한데 모으는 건 아니고 잘 반죽해서 하나의 결과물로 탄생시키는 거래.
이럴 땐 이거 저럴 땐 저거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모든 걸 아우르는 하나의 기준점이 되는 것. 그래서 컬처덱을 나침반이라고도 한대.


짝: 우리도 가족 버킷리스트하고 아빠가 절대 안 된다고 하는 것, 엄마가 늘 강조하는 것 제각각인걸 하나로 만든다는 거지.


나: 맞아. 내가 이게 필요하다 느낀 게 가족 공동체도 문화가 정립되려면 누구에게도 예외 없는 강력한 원칙이 있어야 하는데 나에 대한 존중인지, 애정인지, 알아서 잘 좀 하자는 부드러운 경고인지 '이거 누가 이랬어' 했다가 애들이 '엄마가 그랬는데?' 하면 '그럴 수 있지~!' 했던 것들 있잖아. 애들이 억울해하는... 다 함께 지켜낼 명확한 방향성이 있으면 좋겠어. 일일이 이거 먹어도 돼요? 이거 해도 돼요?? 물어보지 않고 자율에 맡기고 싶어서..


왜 꼭 컬쳐덱이어야 할까. --> 왜 꼭 글로 정리해야할까? 

[참고] 박창선 <컬처덱> 저자

'글'이 가진 속성 중

강제력 : 명확한 정보를 제시하고, 구체적인 정보도 묘사할 수 있고, 더불어 글은 확정적인 이미지가 강해

           말이 본능적이라면 글은 생각, 작문, 수정이란 과정을 거쳐 결과의 신뢰성을 더해. 

           신뢰성이 무게감을 만들며 무게감은 곧 강제력으로 작용. 즉, 컬처덱이 아닌 언어가 가진 힘인 셈.


작년 봄, 가족버킷리스트에 이어 컬처덱을 만들기.

좋은 사례가 되어 가족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가는 일에 참고할만한 힌트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2022년 3월 가족버킷리스트 만들기 tip

1. 나 말고 '가족이 함께' 해봤으면 하는 바람을 생각나는대로 자유롭게 적는다.

2. 각자 적은 항목을 가족들에게 소개한다.

3. '이건 정말 어려울 같아요' 제외했으면 하는 것을 딱 한가지씩만 건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4. 상대방의 이유를 잘 들어보고 고민한 후에 받아들이거나 항목을 수정할 수 있다.

5. 가족 일정을 계획할때 1순위는 버킷리스트를 바탕으로 한다.

6. 프린트해서 가족들이 가장 잘 보는 곳에 붙여놓고 달성할 때 마다 하나씩 체크한다.

7. 버킷리스트를 달성할때 인증샷을 찍어서 성공을 기념한다.

8. 작은 성공경험이 모이면 큰 성공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2023.12.3 등에 올라탄 서영이의 무게가 적당하고 그 온도가 따뜻한 순간


0: 엄마 등에 올라타니까 짜릿해~(。˃ᴗ˂。)!!!
나: 짜릿하다고? 혹시 짜릿하다의 뜻을 모르는건 아니고??
0: 나 2학년이야. 짜릿한건 스릴감이 있는거야. 
나 0 아니야 귀욤으로 바꿔

나: 싫어. 내 일기야 내맘이야.


매일글챌린지 ing 

12.1. 잘 써야겠다는 마음대신에 일단 쓰는 마음으로

12.2. 처음이 힘들지 두 번은 더 힘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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